2019-03-04
Accidental Casting.7

생각이 모양이 되고, 사연이 질감이 되고, 뜻이 색이 된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들을 엮어 만들어 내는 시각 언어로부터 밀도 있는 곳을 읽을지 여백을 읽을지는 관람자의 몫이다. 표현의 자유는 해석의 자유를 동반하기도 해서, 하나의 이미지가 제안되는 순간은 자릿하다. Accidental Casting.7은 의도와 의미의 다양성이 있는 시각 언어의 나열이다.

미학적 체제에서 이미지는 더 이상 감정의 코드화된 표현도, 사물의 이중체(double)도 아니다. 그것은 말을 보충하기 위한 것도 아니다. 말과 침묵의 관계 속에 이미지가 있다. 이미지 속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의 시학적 개연성와 이미지 자체가 가지는 단절적 힘의 변증법을 고민해야 한다.
(권태현, 「말과 말(할 수) 없는 것 사이」, 『계간 시청각 2호·2018년 가을』, 시청각, 2008, 61p)

모든 사진들은 그곳에 있으면서 우리가 망각했던 것을 상기토록 만든다. 이 점에서-또 다른 방식에서-모든 사진은 그림과는 정반대이다. 그림은 화가가 기억한 것을 기록한 것이다. 우리들 각자는 각기 다른 것을 망각하기 때문에, 그림보다 사진은 누가 그것을 보느냐에 따라서 그 의미가 좀더 많이 변할 수도 있다.
(존 버거, 『랑데뷰』, 이은경·임옥희 옮김, 동문선, 2002, 215p)

조금씩 조금씩 보이지 않는 어떤 것이 보이는 것에 섞여 든다 .하지만 그것은 아직 명백한 발현이 아니다. 제 손에 점토 덩어리를 쥐고 있는 사람이 거기에 제 체온을 전달하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는가? 그런데 갑자기 그 점토가 물렁물렁해지고 뜻대로 될 수 있게 되는 것을 그가 느낀다면, 그것을 이기고 거기에 손자국을 내며 더 나아가 자신의 꿈에 맞추어 그것을 가공할 유혹을 느끼지 않겠는가?
(르네 위그, 『보이는 것과의 대화』, 곽광수 옮김, 열화당, 2017, 417p)

✔2019.03.01-2019.04.30

✔“Accidental Casting”은 홍대앞에서 우연히 눈에 들어오는 책들을 wrm만의 주제로 선별해서 공유하는 상설도서기획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