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Updated : 2019 - 08 -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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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17. 읽지 못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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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에도 바닥에도 책상에도 읽지 못한 책들이 자리하고 있다. 어떤 날은 표지가 눈에 들어와서, 어떤 날은 누군가의 추천으로 책은 우리 곁으로 온다. 이후 책은 열심히 독자의 손을 타기도 하지만, 읽히지 않은 채 한 자리에만 누워 있기도 한다. 그럼에도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책이 여러 가지 경로로 우리 손에 들어올 것이다. 17호에서는 책을 만들고 소비하는 디자인·출판 노동자에게 읽지 못한 책에 대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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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주, 에디터/매거진 Chaeg
🗣이윤희, 일러스트레이터/만화가 @yoonhee_yi
🗣김은하, 그래픽 디자이너/나이스프레스&나이스숍 운영자) @nicepress
🗣박혜진, 해외문학 편집자/민음사 @sophia_hye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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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페이퍼프레스 @paper_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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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읽지 못한 채 쌓아둔 책 중 가장 읽고 싶은 책이 있다면 어떤 책인가요? 왜 그 책을 가장 읽고 싶나요?
강민선 작가님의 『나의 비정규 노동담』을 가장 읽고 싶어요. 강민선 작가님은 꾸준히 글을 쓰고 독립출판으로 책을 펴내는 작가로, 솔직하고 내밀하면서도 굉장히 탄탄한 글을 쓰는 분이에요. 대표작으로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도서관 사서 실무』가 있죠. 이 작가님의 가장 최근작인 『나의 비정규 노동담』은 비정규직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작가 지망생의 자기 탐사 여정이 담겨 있어요. 팬심으로 사두고선 바쁘다는 핑계로 몇 달째 비닐도 뜯지 않고 그대로 뒀는데, 작가님이 다작하시는 만큼 다음 책을 금방 내실 것 같아 신간이 나오기 전에 얼른 읽고 싶어요. 시리즈는 아니지만 괜히 출간 순서대로 보고 싶은 마음이랄까요.

Q2. 곧 구매할 책이 있다면 그 책은 어떤 책인가요?
김초엽 작가님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요. 독서 취향이 비슷하거나 좋은 책을 추천해줬던 사람이 좋다고 하는 책은 거의 사 보는 편인데요. 《2019 서울국제도서전》의 기획전이었던 <여름, 첫 책>에서 보고 관심이 갔던 그 책을 주변에서 추천하니 더욱 읽고 싶어요. 여성 작가의 SF물을 많이 못 보기도 했고, 믿을 만한 작가분들이 입을 모아 추천하시니 사보려고요. 여름엔 뭐니 뭐니 해도 장르문학이죠.

김선주(에디터, 매거진 Cha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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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주로 어떤 이유로 책을 사놓고 못 읽으시나요?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이나 믿을 만한 사람이 추천한 책은 거의 사지만, 읽는 속도가 따라주지 않는 독자라 사고 나서 시간이 꽤 지나야 읽게 돼요. 웬만하면 갖고 있는 책을 다 읽은 후 사야겠다고 생각하지만, 지금 안 사면 나중에는 더 안 살 것 같아서 일단 지르고 보는 편이죠.

Q4. 읽지 못한 책은 어떻게 처리하시나요?
일단 책장 한쪽에 읽지 못한 책들을 모아두고 언젠가 읽을 때를 기다려요. 처분할 때 처분하더라도 무조건 읽어는 봐야 직성이 풀리는 타입이에요. 저에게 읽지 못한 책은 언젠가 읽을 책이에요. 그래도 못 읽겠다 싶을 때는 차곡차곡 모았다가 지인들한테 나눠주곤 해요. 저에게 안 맞는 책이 다른 사람에겐 재밌게 읽히기도 하니까 책의 입장에서도 다행이겠단 생각이 들거든요.

김선주(에디터, 매거진 Cha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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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읽지 못한 채 쌓아둔 책 중 가장 읽고 싶은 책이 있다면 어떤 책인가요? 왜 가장 읽고 싶나요?
다니구치 지로의 『산책』입니다. 다니구치 지로가 2017년에 작고한 이후 그의 모든 만화를 다 챙겨 보고 있는데 그중 『산책』은 아직 포장도 뜯지 못했어요. 일하다가 쉬면서 정말 산책하는 마음으로 편하게 읽고 싶습니다.

Q2. 다니구치 지로의 모든 만화를 다 챙겨보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어떤 점이 그 작가의 작업을 계속 챙겨보게 하는지 궁금합니다.
다니구치 지로의 『열네 살』을 본 이후 그에게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그의 만화는 내용도 좋지만, 컷 하나하나가 빠짐없이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장면마다 그린 사람의 손길과 마음을 생각하며 공들여 보게 됩니다.

Q3. 곧 구매할 책이 있다면 그 책은 어떤 책인가요?
『속도의 무늬』입니다. 함주해 작가의 그림을 좋아하는데 글도 그림과 어우러지게 잘 쓰신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감성을 가진 분들의 작업은 보고 배우고 싶습니다. 팬으로서 소장하고 싶기도 하고요.

Q4. 말씀하신 '그런 감성'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겠어요?
함주해 작가의 그림을 보면 일상에서 우연히 마주한 장면을 아름답게 포착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책에서는 그런 그림에 글이 곁들여지는데, 그 둘의 조합이 참 긴밀합니다. 눈에 먼저 들어오는 그림을 보고 글을 읽은 뒤 다시 한번 그림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그때 받는 느낌은 이전과 다릅니다. 그렇게 ‘그의 작업에서 그림과 글의 관계는 정말 뗄 수 없는 관계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이윤희(일러스트레이터, 만화가) @yoonhee_y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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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주로 어떤 이유로 책을 사놓고 못 읽으시나요?
꼭 갖고 싶은 책을 소장하기 위해 삽니다. 그런데 펼쳐보지도 못하고 정말 소장만 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상이 힘들지 않을 때, 집중해서 책에 푹 빠지고 싶을 때를 기다리다 시기를 놓치게 되면서 읽기를 점점 미루게 되는 것 같습니다.

Q6. 소장하고 있는 책 중에 독자들에게 한 권을 소개해주신다면요?
정말 좋아하는 작가가 생기면 그 작가의 모든 책을 보고 모으려고 하는 편입니다. 아고타 크리스토프를 좋아해서 그녀의 책들을 소장하고 있는데 그 중 단편 모음집 『아무튼』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글이 매우 짧고 간결한데 대사와 묘사가 의미심장해서 많은 생각이 들게 합니다. 시처럼 다가오는 문장들이 매력적입니다.

Q7. 읽지 못한 책은 어떻게 처리하시나요?
언젠간 읽게 되길 바라면서 눈에 보이는 곳에 쌓아둡니다. 어떤 책이든 제가 사거나 갖게 된 이유가 분명 있을 것이기 때문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편입니다.

이윤희(일러스트레이터, 만화가) @yoonhee_y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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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읽지 못한 채 쌓아둔 책 중 가장 읽고 싶은 책이 있다면 어떤 책인가요? 왜 그 책을 가장 읽고 싶나요?
읽지 못하고 쌓여있는 책들은 대부분 정말 읽고 싶은 책들이기보다는 애증의 대상에 가까운 것 같아요. 읽고 싶은데 읽고 싶지 않은 것이기도 하고요. 가장 읽고 싶은 책들은 지적 허영심을 채워주는 것들인데 그래서 못 읽는 거죠. 예전에는 이책 저책 들춰보기도 했고 다섯 장을 남겨두고 안 읽는 책도 많았어요. 지금도 읽다가 만 책이 있는데 『사람 장소 환대』예요. 오랜만에 읽기 시작한 책이었는데 저의 지적 허영심을 채워줬어요. 아주 어렵지는 않지만 머리를 쓰면서 읽어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진도가 많이 안 나갔고요. 반 정도 읽다가 잠깐 멈춘 상태에서 에세이집을 읽으니 일상의 언어로 이뤄진 글이라 에세이집이 더 재밌는 거예요. 마치 자연식을 먹다가 군것질할 때와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못 돌아가고 있지만, 다시 돌아가서 빨리 읽고 싶어요.

Q2. 곧 구매할 책은 어떤 책인가요?
김하나 님이랑 황선우 님의 책,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를 재밌게 읽어서 그 책에 소개된 책들과 함께 구매하고 싶은 여러 책을 메모해 놓았어요. 리스트에 있는 책은 『질의응답』, 『피프티 피플』, 『다시 오지 않는 것들』, 『예민함이라는 무기』입니다.

Q3. 언제 책을 구매하세요?
책을 가장 보고 싶고 사고 싶을 때는 작업이 안 풀릴 때에요. 책을 보면 출구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지금까지 살면서 쌓인 경험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책을 보는 것은 인터넷을 하는 것과는 느낌이 다르기도 하고요. 책을 사는 것은 근거 있는 소비라고 생각해요. 예전에 작업이 안 풀려서 책을 구매했는데, 막상 주문하니 해외배송이어서 다음 작업을 해야 할 때 온 적도 있어요. 어쨌거나 제겐 책이 남았죠.

김은하(그래픽 디자이너, 나이스프레스&나이스숍 운영자) @nice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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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주로 어떤 이유로 책을 사놓고 못 읽으시나요?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인 것 같지만, 사실 SNS를 시작하면서 책을 훨씬 안 읽게 되었어요. 지루한 건 아닌데 뭔가 답답하고 고여있는 느낌이 들어서 책을 읽으면서도 나아지고 있는 느낌이 안 드는 거예요. 그렇다고 해서 SNS 때문에 제가 성장하는 건 아니거든요. SNS를 구독하는 빠른 속도에 익숙해져서 책을 볼 때 멈춰있는 것 같은 거죠. 그래서 한동안 책을 못 봤어요. 그러다가 빠른 속도가 내 속도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다시 책을 보고 있지만, 작업 마감이 있을 때면 심적 여유가 없어서 못 읽게 돼요.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지적 허영심을 채워주는 책을 읽을 때 영 진도가 안 나가는 경우도 있고요.

Q5. 읽지 못한 책은 어떻게 처리하시나요?
알라딘 중고서점에 책을 세 번 정도 판매했어요. 한 번 팔 때마다 스무 권 정도 팔았던 것 같아요. 책의 바코드를 찍으면 가격과 매입 가능 여부가 나와서 판매가 편해요.

Q6. 책을 처분하고 다시 책을 구매하시나요?
이사 오기 이전 집에서 3년을 살았는데 그때부터 책을 조금씩 처분했고 그 이후로 거의 사지 않았어요. 부지런히 서점에 가서 보기도 했는데 어느 순간 인터넷 서점이 오프라인 서점을 대체한다는 느낌을 받았고 경제 개념도 조금 바뀌면서 책 사는 걸 멈췄던 때가 있었어요. 그러다가 페미니즘 이슈가 뜨거워진 이후로 페미니즘 관련 서적을 읽기 시작했고요. 최근 김진아님의 『나는 내 파이를 구할 뿐 인류를 구하러 온 게 아니라고』를 이틀 만에 읽었더니 달콤한 케이크를 먹은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요즘도 조금씩 읽고 있어요. 책도 조금씩 새로 사게 되고요.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낫고, 안 읽는 것보다는 읽는 게 나아서요. 주위에 책을 두는 게 읽을 기회를 만드는 것 같아요.

김은하(그래픽 디자이너, 나이스프레스/나이스숍 운영자) @nice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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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읽지 못한 채 쌓아둔 책 중 가장 읽고 싶은 책이 있다면 어떤 책인가요? 왜 그 책을 가장 읽고 싶나요?
커뮤니케이션북스 출판사에서 나온 하얗고 얇은 책 시리즈, ‘커뮤니케이션 이해 총서’ 시리즈입니다. 문고판처럼 생겼어요. 지금 대중가요에 쓰이는 언어, 팬덤용어 등 말과 글이 다양한 상황에서 어떻게 쓰이는지를 담은 책들이에요. 특정한 직업이나 장르를 다루는 책을 많이 샀어요. 제목만 보고 포만감이 느껴져 책장에 꽂아놓은 게 많더라고요. 그중에서도 특히 읽고 싶은 『기상캐스터』라는 책엔 기상캐스터가 쓰는 말의 특징과 용어에 대해 자세히 나와 있어요. 제가 가장 읽고 싶었던 건 말과 글 언어 전반에 대한 책들이에요. 글을 다루고 있는 일을 하지만 말에도 관심이 많거든요.

Q2. 특히 말에 대한 관심은 어디서 느끼시나요?
다음 생에 태어나면 무얼 하고 싶은지 질문을 받으면 저는 지금과 정반대인 직업을 찾고 싶다고 생각해요. 일하는 곳에서 세계문학전집을 많이 내는데, 책에 대해서 거창한 칭찬을 해야 할 때가 있어요. 이 책이 왜 백 년 넘게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시간과 가치에 관한 얘기를 하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니 “불문학의 정수” 같은 거창한 말, 오래 버티는 말을 써야 하는데 그에 반해 기상캐스터는 굉장히 실용적이고 유통기한이 짧은 말을 사용하잖아요. “우산을 들고 가세요”, “비가 와요”와 같이 오늘이면 휘발되기 때문에 더 생생한 말이요. 편집자가 되고 나서는 그런 말을 쓰는 게 매력적으로 느껴져서 계속 그런 주제의 책을 사 모은 것 같아요.

Q3. 일상적으로 쓰이고 휘발되는 말과 오래 남는 말의 차이를 예민하게 보시는 것 같아요.
책을 사도 끝까지 잘 안 보는 분들도 있고, 완독하는 분들도 있죠. 어떤 책의 오타가 있다는 걸 알고 있을 때 ‘사람들이 오타를 발견해줄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그에 반해 정말 그날그날의 언어를 쓰는 기상캐스터들은 잘못된 정보를 전하면 난리가 나잖아요. 비가 온다고 했는데 안 왔을 때의 영향력이 있죠. 가볍고 실용적인 언어일수록 더 멀리 퍼져 나가고 사람들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니까 그런 거에 대한 갈망이 있는 것 같아요. 책을 만드는 분들은 그런 생각을 많이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박혜진(해외문학 편집자, 민음사) @sophia_hye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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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곧 구매할 책이 있다면 그 책은 어떤 책인가요?
온라인에서 책을 담아놓은 북 카트에 들어갔어요. 커뮤니케이션에 관련된 책들을 보다 보니 조금 더 학문적으로 ‘말’에 접근한 책을 읽고 싶어서 ‘’에 대한 책들을 담아놨어요. 국문학 교수들이 문맥에 따라서 말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많이 쓰셨더라고요. 그리고 소설 중에서는 현대 독일소설을 좋아해요. 독일소설이라고 하면 헤세나 카프카처럼 고전을 많이 찾죠. 현대 독일소설은 장벽이 좀 많아요. 그러다 보니까 출판사에서 출간할 때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고 실제로 많이 출간되지 않아요. 독일에서 반응이 좋다 해도 한국에 오면 반응이 다르니까요. 몇몇 작가들이 있는데 그중 넬레 노이하우스 작가의 책을 읽으려고 담아놨어요. 독자로서는 정말 고맙죠.

Q5. 책을 읽지 못하더라도 구매하시는 걸 좋아하시나요?
책을 충동적으로 사는 걸 좋아하고 그 자체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에요. 책을 보고 읽을지 안 읽을지 알 수 없지만 일단 사는 심리가 있어요. 읽으면 왠지 재밌는 게 있을 것 같고 내 안의 어떤 욕망과 만날 것 같은 책을 많이 사요. 그 설렘을 느끼고 싶어하는 독자들이 많으면 완독되지 않을 책이라도 많이 팔려나갈 거라고 생각해요. 어느 순간부터 전 책이라는 사물 자체에 대해 무작정 받는 호감, 호기심과 욕망이 줄어드는 게 두렵기도 해요.
지금은 못 읽는 건지 안 읽는 건지 모를 정도로 책을 사서 그 행복감을 충분히 느끼고 꽂아놓는 걸 즐겨요. 어떤 사람에 대해 그 사람이 읽은 책으로도 설명할 수 있지만, 그 사람이 궁금해하는 책이나 욕망하는 책으로도 설명할 수 있잖아요. 지나온 길 말고 앞으로 내가 읽을 것들이 마치 나를 말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요.

Q6. 읽지 못한 책은 어떻게 처리하시나요?
제가 산 책은 다 제가 갖고 아무도 주지 않아요. 예전에는 회사에서 받은 책들을 주변 친구들에게 선물했는데 이제 그들이 몇 번 받다 보니깐 의도를 알아채서 그렇게까지 고마워하지 않더라고요. (웃음) 대신 처음 드리는 분에게 드리면 좋아하세요. 예를 들면 외부에 있는 분과 회의를 할 때나 번역가님들에게 들고 가면 좋은 선물이 되죠. 그렇지만 읽지 못한 책을 버리거나 하지는 않아서 지금은 밀림같이 쌓여있어요.

박혜진(해외문학 편집자, 민음사) @sophia_hyejin

no 16. 곳곳 (here and there)

우리는 다양한 곳에서 풍경을, 사물을, 사람을 마주치고 지나친다. 어떤 시간의 풍경은 책상 앞 모니터와 작은 화분이 전부이고, 어떤 시간의 풍경은 출퇴근길 버스의 창 안에서 마주치는 수많은 장면으로 구성된다. 지나친 장소 곳곳은 지나간 시간을 머금은 채로 기억에 남아 어떤 혼잣말이나 해야 했던 말과 행동들, 틈틈이 했던 스트레칭 등 과거의 순간과 지금의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매개가 된다. 디자인 출판 노동자들의 곳곳은 어디일까. 16호에서는 인터뷰이들이 머물렀던, 혹은 머물곤 하는 곳곳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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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현, 모션 디자이너/머드케이크
🗣조예진, 디자이너/교육기획자, kit @bonbonjour
🗣나희영, 우먼카인드 편집장 @womankindkorea
🗣조윤, 에디터/어반플레이 @younun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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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페이퍼프레스 @paper_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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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하루동안 머무는 장소 중 어디 있을 때 가장 자신답다고 느끼시나요?
출근하는 지하철에서 가장 나다운 것 같아요. 말수가 아주 적은 편이라, 혼자 이런저런 상상을 많이 해요. 대학에서 영상을 공부해서인지 출근길에 영화나 뮤직비디오의 주인공이 되는 상상을 종종 해요. 이런 생각을 하면 출근길이 덜 지루하고 재밌어요. 제 생각이 상상 속에선 내레이션처럼 들리기도 하고요. 지하철에서 마주친 사람이나 터널, 스크린에 나오는 광고, 동호대교를 건너면서 보는 한강 풍경 등 여러 가지를 보면서 떠오르는 생각을 친구들과 나누고 작업 주제를 찾기도 해요. 그렇게 생각을 공유하면서 새로운 저를 발견하기도 하고요.

Q2 자주 가서 머무는 장소가 있나요? 그곳의 풍경은 어떤 모습인가요?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사무실에 자주 머물러요. 강남구는 집이 있는 마포구와 정말 다른 풍경이에요. 학교가 있던 마포구는 젊은 연령층이 많고 자유로운 분위기여서 재밌게 지냈는데, 직장인이 되어 주로 머무는 강남구의 업무 지구의 풍경들은 저에겐 스트레스가 됐네요. 이곳은 높은 건물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꽉꽉 막힌 10차선 도로에, 훨씬 많은 사람이 포멀한 복장을 하고 있거든요.

Q3 좋은 인상을 받은 장소는 어디인가요?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작년 봄에 친구들과 간 보길도. 보길도의 망끝전망대에 도착해 눈을 가득 채운 바다를 보니 기분이 너무 좋더라고요. 바람이 살랑살랑 불고 주홍빛으로 일몰이 내리는 보길도 바다는 2018년에 본 최고의 뷰 중 하나였죠. 보길도는 많은 분께 추천하고 싶은 장소예요.

이동현, 모션 디자이너/머드케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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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보길도에 대한 기억은 어떻게 기록으로 남기셨나요?
풍경 사진과 영상을 정말 많이 찍었어요. 바다를 찍고, 노을 지는 하늘도 찍고, 친구들도 찍고…. 여행하면서 제가 좋다고 느낀 장면을 기록하는 거죠. 보길도에서 머물렀던 민박집 밥이 정말 맛있어서 그것도 기록으로 남겼어요. 보길도는 시각적으로나 미각적으로 절대 잊을 수 없는 곳입니다.

Q5 돌아가고 싶은 장소가 있나요?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오로라를 보러 가는 것이 제 버킷 리스트 중 하나였어요. 대학에서 만난 가장 친한 친구가 2014년에 캐나다 밴쿠버로 워킹 홀리데이를 갔고, 저희는 오로라를 보기 위해 돈을 조금씩 모아 옐로나이프로 떠났어요. 친구와 함께 숙소 근처 눈밭에 드러누워 오로라를 봤을 때가 아직도 잊히지 않아요. 버킷 리스트로 삼을 정도로 고대하던 것을 눈앞에서 본 기쁨과 성취감이 굉장히 컸죠. 광활하고 고요한 눈밭에 친구와 둘이 누워 영롱하게 형태를 바꾸는 오로라를 봤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네요.

Q6 앞으로 가보고 싶은 곳이 있나요?
옐로나이프에 다녀온 이후 오로라를 보러 다시 가고 싶다고 항상 생각해요. 기회가 있다면 아이슬란드에 가보고 싶어요. 아이슬란드의 광활한 자연 풍경이 보고 싶네요.

Q7 살고 싶은 장소가 있다면 어떤 곳인가요?
일하다가 고개를 들었을 때 창문 밖에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살고 싶어요. 가끔 집에서 나와 해변을 산책하고 파도 소리도 들을 수 있는 곳이면 좋겠습니다. 아직 일한 지 1년밖에 안 된 사회초년생이라 일하면서 느끼는 책임감이나 부담감이 크거든요. 걱정은 잠시 잊고 고요하게 지낼 수 있는 자연이 펼쳐진 곳이면 좋겠어요.

이동현, 모션 디자이너/머드케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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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하루동안 머무는 장소 중 어디 있을 때 가장 자신답다고 느끼시나요?
나답다는 표현을 들으면 저는 다른 무엇도 의식하지 않는 편안함이 가장 먼저 떠올라요. 그래서인지 가장 나다움을 느끼는 장소가 집입니다. 제겐 집만큼 집중이 잘 되고 일 효율이 높은 장소가 없어요. 자다가 급하게 연락을 받아도 3초면 벌떡 일어나 컴퓨터 앞에 앉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작업실을 따로 두지 않고 집에서 일하고 있어요. 양치하고, 세수하고, 화장하고, 버스에 몸을 싣기까지 출근을 위한 모든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워낙 작은 집이라 주거 공간과 작업 공간이 분리되어 있지 않고, 제 욕심만큼 꾸미지 못했지만, 저의 손때와 취향이 묻어나는 살림살이가 켜켜이 쌓인 집에 머물고 있을 때 가장 나답다고 느껴요.

Q2 자주 가서 머무는 장소가 있나요? 그곳의 풍경은 어떤 모습인가요?
2009년부터 디자이너 유혜인과 함께 <아마추어 서울>이라는 프로젝트 그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혜인 씨 사무실이 을지로3가 쪽이라 집 주변을 제외하면 그곳에 자주 가고 오래 머물러요. 요즘은 젊은 층의 유입이 많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을지로엔 6시 땡 하면 셔터 닫고 퇴근하는 인쇄소나 제작소가 많아 낮과 밤의 풍경이 뚜렷하게 구분돼요. 낮에는 거친 느낌의 풍경에서 날것의 에너지를 느끼고, 저녁에는 구석구석 숨은 노포에서 식사를 하거나 술 한잔 기울이는 걸 즐깁니다. 을지로에는 이색적이고 괴기한 풍경과 나른한 오후 삼발이에 누워 낮잠을 청하는 기사님, 간이 바둑판을 둘러싸고 구경하는 아저씨들의 모습도 볼 수 있지요. 이곳은 시간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낸 오랜 가게, 오랜 사람들이 만든 풍경들로 채워진 장소입니다.

Q3 좋은 인상을 받은 장소는 어디예요?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일상과 여행 그 중간 즈음의 기분을 느낀 제주도를 꼽고 싶습니다. 매년 2월마다 제주도에서 일주일 정도씩 머문 지 4년이 됐어요. 해외여행은 아니더라도 저 자신에게 '쉼'을 선물하고자 한 일종의 약속이죠. 제주도는 2월이 비수기라 항공료나 숙박비가 제일 저렴하고, 관광객도 많지 않아서 좋아요. 매번 같은 시기에 방문하지만, 갈 때마다 조금씩 다른 점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한정된 넓이의 섬이라 아직 가보지 못한 장소도 부담 없이 도전해볼 수 있는 것 역시 장점이고요.

조예진, 디자이너/교육기획자, kit @bonbonj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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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기억을 어떻게 기록하는 편인가요?
시청각 기록에 집착하는 편입니다. 사진과 동영상을 엄청 많이 찍어요. 휴대폰과 외장하드에 파일이 차고 넘쳐서 필요한 자료를 찾아내는 일이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종종 사진과 동영상으로 기록해둔 걸 보면서 당시의 경험과 감각을 최대한 떠올려 글로 풀어씁니다.

Q5 돌아가고 싶은 장소가 있나요?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대학원 재학 시절 머물렀던 미국 로드 아일랜드주의 작은 도시 프로비던스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이 떠오릅니다. 제가 가장 용감하고 자유분방했던 2010~2013년에 머문 곳이에요. 서울에서 지내다가도 문득 특정한 습도를 느끼거나 냄새를 맡으면 갑작스레 생각나는 곳이에요. 이처럼 신체 감각이 특정 장소를 소환하는 강렬한 순간, 제가 프로비던스나 암스테르담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Q6 앞으로 가보고 싶은 곳이 있나요?
태국 끄라비에 가보고 싶어요. 클라이밍을 시작한 지 1년 반이 됐는데, 주로 서울이나 서울 근교의 자연 외벽을 오르다 보니 국내와 다른 날씨와 지형에서도 운동을 즐겨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거든요. 끄라비가 해외 클라이밍을 시작하기에 좋다는 이야기를 주위에서 많이 들었어요. 절경의 절벽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운동도 하고, 태양의 기운이 느껴지는 맛있는 음식을 여유롭게 즐기는 상상만 해도 즐거워집니다.

Q7 살고 싶은 장소가 있다면 어떤 곳인가요?
정원이 있거나 나무로 둘러싸인 곳에 살고 싶어요. 지금 저희 집 베란다 창밖에도 5층 높이의 단풍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이 한 그루 나무 덕분에 다양한 새들이 찾아오고 바람에 나뭇잎이 내는 소리도 들을 수 있습니다. 나무가 주는 위안과 안정감이 정말 크다는 것을 매일 느끼고 있어요. 해 질 무렵 단풍나무가 집에 드리우는 온난한 빛의 무늬는 매일 봐도 너무 아름다워요.

조예진, 디자이너/교육기획자, kit @bonbonj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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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하루동안 머무는 장소 중 어디 있을 때 가장 자신답다고 느끼시나요?
걷는 걸 좋아한다. 하루에 1만 보 걷는 게 일과 중 하나다. 어딘가에 머무는 나보다 퇴근하면서 집으로 걸어가는 시간을 만끽하는 내 모습이 더 나다운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하루 중 걷는 시간을 많이 좋아한다.

Q2. 어디에서 자주 머무나요? 또 자주 머무는 곳에서의 풍경은 어떤 것들로 채워져 있나요?
인왕산이 가까운 동네에 살아서 근처 수성동계곡에 자주 간다. 계곡에 한 번 다녀오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산책하며 나무를 보는 것도 좋아하는데, 동네에 나무가 많아서 나름 좋아하는 나무 리스트도 가지고 있다.

Q3. 좋았던 곳은 어디인가요? 왜 좋았나요?
다들 마음속에 사랑하는 도시 하나쯤은 가지고 살지 않나. 내 마음의 고향은 프랑스 파리다. 특히 파리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은 정원과 공원인데, 그 중 뤽상부르 정원과 뷔트쇼몽 공원을 가장 좋아한다. 정말 아름답고 멋진 곳이다. 한국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자연 풍경이고, 그 속에서 사람들의 모습도 한없이 여유롭고 편해보여서 그 기운이 스스로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다. 골목을 산책하는 것도 좋아하는데, 파리는 골목을 산책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센 강둑을 따라 걸었던 일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나희영, 우먼카인드 편집장 @womankind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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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그곳에 있었다는 것을 어떻게 기억하거나 기록하나요?
사진과 동영상을 찍는다. 그리고 그 장소를 대표할 만한 카페나 작은 상점 등의 이름을 외운다. 길의 이름도 가능하면 외우려고 한다. 그 즉시 드는 감정을 만끽하려고 한다.

Q5. 돌아가고 싶은 공간이 있나요?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회생활 10년 차 되던 해에 일을 그만두고 파리에서 10개월 산 적이 있다. 살면서 다시 한번 그런 기회를 만들어보고 싶다. 결단이 필요하고 돈이 많이 드는 일이지만, 파리에서 살았던 10개월의 시간이 현재의 삶과 매 순간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Q6. 앞으로 가보고 싶은 곳이 있나요?
일본 나오시마. 지인이 추천했고, 예술 기행 콘셉트로 다녀오기도 좋은 곳이어서 꼭 가보고 싶다.

Q7. 살고 싶은 곳이 있다면 어떤 곳인가요?
오래된 동네를 좋아한다. 아파트가 즐비한 곳은 정서적으로 금세 피로감을 느낀다. 집들 사이로 좁은 골목이 있는 곳을 좋아해서 나무가 많고 오래된 집들이 많은 동네에서 살고 싶다.

나희영, 우먼카인드 편집장 @womankind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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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하루동안 머무는 장소 중 어디 있을 때 가장 자신답다고 느끼시나요?
집에 혼자 있을 때 제일 나다운 것 같아요. 저에게 집은 타인의 시선과 판단으로부터 자유로운 공간이거든요. 집에 있는 가구도 다 제 취향대로 고른 것들이고요. 제게 익숙하고 손에 익은 물건들에 둘러싸여 있을 때 가장 나답다고 느껴요. 집은 취향과 관심사만큼이나 제가 어떤 사람인지 잘 설명해주니까요.

Q2 자주 가서 머무는 장소가 있나요? 그곳의 풍경은 어떤 모습인가요?
가장 오랜 시간 머무는 곳은 아무래도 사무실이겠죠. 주로 책상 앞에서 머물지만, 제일 좋아하는 곳은 따로 있어요. 사무실 라운지 한쪽이 통유리로 되어 있는데, 2층이라서 밖으로 나무들이 꽉 차게 보이거든요. 일을 하다 막히고 답답하면 라운지에 앉아 바깥 풍경을 바라봐요. 노트북을 들고 나가 일하기도 하고요. 일상적으로 보는 창밖 풍경에 애정을 갖고 있어요. 공원 같은 곳에 가지 않으면 초록빛을 많이 보기 어려우니 가까운 곳에서 많이 보려고 해요.

Q3 좋은 인상을 받은 장소는 어디인가요?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얼마 전 선유도 공원 근처에 있는 프링크앤드링크라는 카페 겸 디자인 스튜디오에 갔어요. 제가 일하는 연남동과 달리 주거 지역이라 손님이 저밖에 없어서 좋았어요. 큰 유리창을 통해서 햇빛이 쏟아져 들어왔고 초록빛 녹지도 볼 수 있었죠. 문을 열고 들어가니 구석에서 LP가 돌아가고, 큰 스피커에서 제가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이 나왔어요. 요즘 비슷비슷하게 꾸며 놓은 공간이 많은데, 이곳은 화려하게 꾸미지 않아 편안했어요.

조윤, 에디터/어반플레이 @younun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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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기억을 어떻게 기록하는 편인가요?
평소에 사진과 동영상을 찍지만, 정말 마음에 드는 공간을 갔을 때는 오히려 화면 속 풍경만 보는 게 아깝게 느껴지더라고요. 이제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그 순간에 집중하려고 노력해요.

Q5 돌아가고 싶은 장소가 있나요?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스무 살까지 부모님과 부산 해운대에서 10년 넘게 살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본가에 내려가면 꼭 남의 동네처럼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매번 내려갈 때마다 여행하는 기분으로 산책하곤 해요. 무심히 지나치던 풍경이 새삼 좋아 보이기도 하고, 부모님과 같이 살던 시절이 그립기도 해서 그 동네가 더 애틋하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물론 다시 돌아가서 산다고 해도 그때와는 다른 느낌이겠죠. 동네는 그 시절 모습 그대로인데, 제 삶은 이렇게 많이 달라졌으니까요.

Q6 앞으로 가보고 싶은 곳이 있나요?
지금으로선 괌이나 코타키나발루 같은 휴양지에 가장 가고 싶어요. 지금 제가 사는 세상이 워낙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보니 아무것도 안 하고 쉴 수 있는 곳을 그리게 되는 것 같아요. 짐도 필요 없고 편한 옷 입고 예쁜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으로요. 우리나라에 있는 소도시도 여행해보고 싶어요. 제가 이름조차 모르는 작은 도시들이요. 최근 강원도로 취재하러 갈 일이 많았는데, 서울을 조금만 벗어나도 느낌이 달라서 좋더라고요.

Q7 살고 싶은 장소가 있다면 어떤 곳인가요?
저는 태어나 지금까지 부산이나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만 살았어요. 아파트와 편의점이 주는 편리함에 길들어 있고요. 그래서 대도시가 아닌 곳에서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예전에 제주도 옆 우도에 머문 적이 있었는데, 많은 사람이 당일치기로 왔다 나간 후 밤이 되니 주변이 거짓말처럼 조용해지는 거예요. 사람이나 차 소리는 전혀 안 들리고, 파도 소리, 바람 소리만 들렸어요. 어쩐지 소리가 더 있어야만 할 것 같아 낯설기도 했고요. 그때 처음으로 불편함을 감수하고 이런 곳에서 살아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어요. 언제나 환하고 소음이 가득한 도시의 밤과 달리 모두가 잠든 것만 같은 우도의 밤이 훨씬 밤답다고 느꼈거든요. 대도시가 아닌 곳에서 평생을 지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지방 소도시에서 짧게라도 살아보고 싶어요.

조윤, 에디터/어반플레이 @younunana

no 15. 플레이리스트 (Playlist)

각자의 재생목록과 함께 하루의 순간들은 맞물려 재생된다.
출근길 혹은 운동시간부터 근무시간 그리고 저녁식사와 하루 마무리까지 어떤 순간에는 위로가 필요하고 또 어떤 순간에는 즐거움이 필요하다. (둥! 팝! 둥! 팝! 둥둥가두둥동) To Do List처럼 하루와 함께 맞물려 돌아갈 오늘의 플레이리스트는 어떤 것일까? 여러 순간이 담긴 각자의 플레이리스트를 묻고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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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애, 그래픽 디자이너 @fhuiae
🗣유희경, 시인/위트앤시니컬운영 @witncynical
🗣강아름, 그래픽 디자이너/체조스튜디오 @wecouldlivenearthebeach
🗣심형준, 그래픽 디자이너/수목원 @plantari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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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페이퍼프레스 @paper_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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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평소 자주 듣는 음악은 무엇인가요?
클래식과 현대음악을 전공하는 친구들 덕분에 최근 통영국제음악회에 갈 기회가 있었다. 작곡가 올리비에 메시앙의 곡들을 처음 접했고, 를 자주 듣고 있다. 대중음악 중에선 공중도둑의 <무너지기> 앨범을 가장 자주 듣는다. 고등학생 때까지는 라이드나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 같은 슈게이징 밴드 음악을 좋아했는데, 이젠 이렇게 확고하게 말할 수 있을 만큼 선호하는 음악을 고르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동시대 음악 제작자들이나 음악 비평가들도 알게 되어 새로운 음악을 접할 기회가 더 많아졌고, 스트리밍 서비스가 활성화 된 덕분에 대중음악과 현대음악 등 매일매일 음악을 듣지만 들어야 할 새로운 음악은 늘 넘쳐난다.

Q2. 음악을 들을 때 어떤 도구를 주로 사용하시나요?
공중그늘 뮤직비디오 작업 때문에 처음으로 좀 비싼 헤드셋을 하나 샀다. 이어폰으로 들었을 때보다 삭제되는 소리가 잘 들리긴 하지만 주변 공간음이 배제되니 어떤 기계로 듣는 게 마냥 좋고 나쁘다고 하기가 어렵다. 같은 디자인이 다른 종이에 인쇄될 때 다르게 보이는 것처럼 청취 결과도 너무 다르다. 요즘은 자전거를 자주 타서 주로 이어폰과 핸드폰으로 음악을 듣는다.

Q3. 좋아하는 가사가 있나요?
데이비드 린치감독의 Twin Peaks 시즌1 에피소드3 : Zen, Or The Skill To Catch A Killer에 ‘Cooper's Dream’이라 불리는 장면이 있다. 배우가 문장의 알파벳을 반대 순서로 발음한 뒤에 그 소리를 다시 반대로 재생시켜 대사를 읊는 장면이 있다. 그 대사와 소리를 좋아한다!
영화 멀홀랜드 드라이브에서 로이 오빈슨의 이란 곡을 스페인어 버전으로 부른 씬이 있는데, 이 전체 클립을 좋아한다. 어떤 곡의 가사를 좋아한다기보다는 한 영화의 특정 장면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이미지도 내러티브 전달에 있어서 가사와 같은 기능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장면에 나오는 소리(음악, 음악의 가사, 배우들의 대사, 공간음)와 이미지가 풍부한 내러티브를 만들어낸다.

김희애, 그래픽 디자이너 @fhui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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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음악은 주로 어떤 연결고리로 알게 되나요?
아무래도 애플 뮤직, 사운드 클라우드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에 등록된 플레이리스트에서 새로운 곡을 자주 접하게 된다. 최근에는 파티도 많이 간다. 예전엔 발매된 앨범 곡을 리스트로 짠 공연에 자주 갔고, 요즘은 DJ들이 여는 파티에 자주 간다. 그 파티만을 위해 플레이리스트를 새롭게 짜고 리믹스 한 큐레이션을 들으러 간다. 최근에 생기스튜디오에서 열린 비애클럽이란 파티에 갔는데, 춤을 추지 않는 플로어에서 듣는 경험이 새로웠다. 도쿄 시부야에서 1920년대 클래식 곡을 틀어주는 카페에 갔는데 여기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청취 경험을 다양하게 만들어줄 오프라인 공간을 더 찾고 싶다.

Q5. 직접 구성한 플레이리스트가 있나요? 있다면 어떤 기준으로 구성했나요?
지난 5월에 소설가이자 사운드 아티스트인 위지영 님과 시티팝 리믹스 두 곡이 수록된 위퓌팝 앨범을 제작해서 발매했다. 7인치 바이닐 사이즈이고 낱장의 양면 포스터라고도 할 수 있다. 뒷면에는 사운드 클라우드 링크로 들어갈 수 있는 QR 코드가 있다. Day & Night 버전의 두 가지 플레이리스트로 구성되어 있다. , < Vol. 2 夜半逃走 (The Moonlight Flitting)>
2015년쯤부터 여름이면 시티팝을 듣곤 했는데, 정작 나 자신이 경험해보지도 못한 1980년대 도쿄 근교에 사는 젊은 남성의 안락한 노스탤지어를 소비하는 데 의구심이 들었다. 2019년 서울에 사는 여성 창작자가 새롭게 해석한 음원과 앨범 커버를 만들고 싶었다.

Q6. 좋아하는 앨범 커버가 있나요?
최근 친구들과 더 케어테이커의 바이닐들을 턴테이블로 듣는 음감회를 했다. 텍스트 없이 이반 실의 페인팅으로만 되어 있는 커버 시리즈가 압도적이다.

김희애, 그래픽 디자이너 @fhui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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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평소 자주 듣는 음악은 무엇인가요?
저는 서점을 운영하고 있고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서점에서 보내기 때문에 늘 서점의 플레이리스트 속 음악을 듣습니다. 이 플레이리스트에는 정말 다양한 음악이 들어 있기 때문에 특정하긴 어렵습니다. 지금은 닉 드레이크의 이 흘러나오고 있네요. 조금 전에는 이랑의 <이야기속으로>가 나왔고요.

Q2. 들을 때 어떤 도구를 사용하시나요?
휴대용 플레이기기는 아이폰 8 플러스를 사용합니다. 리시버는 애플의 에어팟과 보스 블루투스 헤드폰 QC35 두 번째 버전을 쓰고요. 서점에 있는 스피커는 비파 사의 오슬로 060입니다. 작고 귀엽고 성능도 뛰어나요. 미국에서 데려왔습니다.

Q3. 좋아하는 가사가 있나요?
‘추운 이불을 덮은 겨울, 너를 재우고 잠시 앉아 너를 내려본 작은 내 방 한구석이 그리워 난 두 눈 감은 너와 야윈 몸으로 날 파고드는 그 따스함이 길었던 어둠이’ - 권순관의 <건너편>이라는 노래 가사의 일부입니다. 특정 겨울과 관련되어 오래 남는 가사예요. 지금도 어디선가 듣게 되면 흥얼거리게 됩니다.

Q4. 음악은 주로 어떤 연결고리로 알게 되나요?
특정하긴 어렵지만 '사람', 특히 '좋은 사람'이 먼저 떠오르네요. 누군가와는 음악 얘기를 하게 되잖아요. 그 사람이 좋으면 그 사람이 듣는 음악도 좋아지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따라 듣고. 그러다 그와 연관된 음악을 또 알게 되고요. 최근에는 코스모스사운드 <낮잠>이라는 음악을 배웠어요.

Q5. 직접 구성한 플레이리스트가 있나요? 있다면 어떤 기준으로 구성했나요?
음.... 저희 서점의 플레이리스트는 저의 보물 같은 건데, 서점의 친구들, 시인들, 직원들이 함께 만들어준 거예요. 그들에게 위트앤시니컬과 어울리는 음악을 골라 달라고 부탁했는데, 신기할 정도로 튀는 곡 없이 고루고루 잘 어우러져요. 서점에 출근해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이 플레이리스트를 랜덤으로 틀어놓는 것입니다.

유희경, 시인/위트앤시니컬 운영 @witncyni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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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6. 좋아하는 앨범 커버가 있나요?
오아시스의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네요. 고등학생 때 정말 힘들게 구한 앨범이었어요. 처음 손에 쥐었을 때의 기쁨이 재킷을 볼 때마다 되살아나거든요.

Q7. 새로운 음악은 주로 어떻게 알게 되나요?
예전에는 라디오에서, 한때는 채널 V나 엠넷 같은 곳에서, 지금은 아이튠즈가 음악을 추천하는 역할을 해주고 있죠. 그것들이 내 플레이리스트에 들어오면 추천의 의미는 사라지거나 상당히 희미해지는 것 같아요. 그때부터는 내 노래죠.

Q8. 음악을 듣지 않을 때는 언제인가요?
고도의 집중이 필요할 땐 음악을 듣지 않습니다. 그럴 때는 그 무엇도 방해가 되기 마련이죠.

Q9. 오늘은 어떤 음악으로 마무리하실 건가요?
랜덤하게 플레이가 되고 있기 때문에, 퇴근할 때 멈추는 곡이 마무리 음악이 되겠죠. 기왕이면 좀 발랄했으면 좋겠네요. 기분이 가라앉아 있어서요.

유희경, 시인/위트앤시니컬 운영 @witncyni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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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평소 자주 듣는 음악은 무엇인가요?
친구들의 영향으로 평소 엠비언트와 연주곡을 주로 들어요. 작업하거나 책을 읽을 때 틀어놓기 좋아요. 요즘 피아노를 배우고 있어서 피아노로 연주하는 상상을 하면서 듣기도 하는데 그러면 또 다른 관점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어서 새로운 즐거움이 있어요. 최근에는 더 두루티 칼럼의 앨범 를 자주 들었어요. 날씨랑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듣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져요.

Q2. 들을 때 어떤 도구를 사용하시나요?
오래전에 친구가 두고 간 싸구려 스피커가 있어서 집에선 그걸로 음악을 틀어둬요. 기회가 된다면 음향이 더 나은 스피커를 마련하고 싶은데, 아직 적당한 것을 찾지 못했어요. 밖에서는 이어폰으로 듣는 편이에요.

Q3. 좋아하는 가사가 있나요?
지금 생각나는 건 이상은의 <새>, <둥글게>와 노고지리의 <찻잔>이에요.

Q4. 좋아하는 가사가 전체일 수도 있겠지만, 그중 특별히 좋아하는 부분이 있을까요?
특별히 좋아하는 가사가 있다기보다 전체적인 분위기를 좋아해요. 가사를 들으면 떠오르는 사람들, 장면들이 있어요. 그 사람들을 그리워하거나 어떤 상황에 빠지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특정한 가사에 대한 질문을 받으니까 갑자기 떠오르는 이야기가 있어요. 작년 제 생일 아침에 친구가 레 루앙쥬의 이라는 노래를 보내줬거든요. 불어로 된 노래였는데 '생일날 외딴 섬에서 받은 편지'의 내용이 가사에 나오더라고요. 알고 보낸 거냐고 물었더니 모르고 보냈다고 하길래 번역해서 보내줬는데, 그 가사가 시적이고 좋았어요.

강아름, 그래픽 디자이너/체조스튜디오 @wecouldlivenearthebe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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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새로운 음악은 주로 어떻게 알게 되나요?
음악 듣다가 좋으면 친구들과 주고 받으면서 새로운 음악을 많이 알게 돼요. 유튜브에서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검색해서 연결되는 음악을 흘려보내다가 새로운 걸 알게 되기도 하고요.
음악을 찾는 데 부지런하지 않아서 듣는 음악이 한정적인 편이에요.

Q6. 직접 구성한 플레이리스트가 있나요? 있다면 어떤 기준으로 구성했나요?
요즘엔 한 아티스트의 노래들을 쭉 틀어놓거나 한 앨범씩 듣는 편이라 플레이리스트 구성을 잘 하지 않지만, 가끔 그때그때 분위기에 따라서 듣고 싶은 노래를 담아두기도 해요. 계절이나 공기의 느낌과 연관이 있기도 하고 특정 시기에만 듣는 음악이 있기도 하고요. 그래서 오랜만에 옛날 플레이리스트를 켜면 그 시절이 훅 지나가요. 플레이리스트의 이름은 숫자로 적어두는데, 0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9까지 있네요.

Q7. 좋아하는 앨범 커버가 있나요?
하루오미 호소노의 앨범 재킷들을 좋아해요. 제일 좋아하는 건 이에요.

강아름, 그래픽 디자이너/체조스튜디오 @wecouldlivenearthebe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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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평소 자주 듣는 음악은 무엇인가요?
친구의 트위터 프로필에 ‘브로콜리너마저에서 람슈타인까지’라고 쓰인 걸 봤는데, 이 말이 저에게도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록이나 재즈 음악을 중심으로 듣되 가능하면 넓고 다양하게 섭취하려고 노력해요. 최근 어떤 음악을 들었는지 궁금해 아이튠즈 음악 재생 기록을 봤더니 요한 요한슨의 앨범을 제일 많이 재생했고, 한국 음악 중에는 송은지의 앨범을 가장 많이 들었네요.

Q2. 음악을 들을 때 주로 사용하는 도구는 무엇인가요?
스트리밍은 하지 않고 앨범을 사서 듣는 편이에요. 앨범 발매 소식이 나오면 예약 구매를 하고, 기다렸다가 음반을 받으면 부클릿 디자인을 감상한 뒤 리핑을 해요. CD 안에 있는 음원을 청취 가능한 파일로 바꿔주는 작업을 리핑이라고 하는데, 이때 애플의 ‘USB 슈퍼 드라이브’라는 시디롬을 사용해요.

Q3. 슈퍼 드라이브는 언제 구매하셨나요?
2012년에 맥북에서 시디롬이 사라지면서 외부 장치가 필요했고, 그때 슈퍼 드라이브를 샀어요. 시디롬을 맥북에 꽂고, CD를 넣은 다음 기다리는 동안은 차를 내리는 사람의 마음이 돼요. 차 내리는 사람이 다기(茶器)를 준비하고 마음을 경건히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실제로 슈퍼 드라이브 안에 들어간 CD가 차분한 진동과 소리를 만들어 주기도 하고요.
또 다른 도구로는 헤드폰을 써요. 출퇴근하는 데 왕복 두 시간이 넘게 걸려서 그때 음악을 많이 듣는 편이에요. 그러다 보니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음악을 들어야 해서 블루투스 헤드폰을 샀어요. 1937년에 최초로 헤드폰을 개발한 독일회사 베이어다이나믹의 아벤토라는 모델이에요. 블루투스 헤드폰이 우리 일상 생활에 들어온 지 몇 년이 지났는데, 베이어다이나믹은 블루투스 기술이 아직 본인들을 만족시킬 만한 퀄리티를 내주지 못한다고 판단해서 작년에야 블루투스 헤드폰을 출시했거든요. 그 첫 번째 헤드폰이 아벤토예요. 기다렸다가 주문했고, 결과 역시 만족스럽습니다.

심형준, 그래픽 디자이너/수목원 @plantari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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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좋아하는 가사가 있나요?
음악을 들을 때 가사를 못 듣는 편이에요. 가사가 언어로 들리기보다는 소리로만 들려서요. 가사를 잘 기억하는 편도 아니어서 답하기는 어렵지만 최근에 들은 이민휘의 <빌린 입>의 가사가 저에게는 확 들어왔어요. 후렴구에 ‘해소될 수 없는 침묵과 발밑의 숫자들’이라는 문구는 이민휘 씨의 문장이지만 제 자신의 어떤 면을 대변한다고 느꼈어요.

Q5. 직접 구성한 플레이리스트가 있나요?
그날그날 리스트를 만드는 편이에요. 출근할 때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면서 첫 곡을 정해요. 첫 곡을 정하면서 그 다음에 어떤 곡들을 이어 들을지 떠올리는 편이거든요. 어렸을 때 라디오를 들으면서 생긴 습관이에요. 라디오 DJ처럼 사연에 맞는 곡을 고르고 음악이 나가는 동안 다음 곡을 걸어두는 거죠. 그게 저에게도 익숙한 방식이에요.

Q6. 추천 받은 음악 중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요? 또 추천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스무살 때 기타 레슨을 받으면서 스미스라는 밴드를 소개 받았어요. 1980~90년대 스미스 음악의 영향으로 오아시스나 스톤 로지스 같은 밴드들이 탄생했다는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어요. 자니 마의 기타 플레이도 좋았고요. 언젠가 자니 마가 쳤던 오렌지색 리켄베커 기타를 갖고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스미스의 을 추천합니다. 스미스라는 밴드가 영원히 기억되면 좋겠어요.

Q7. 좋아하는 앨범 커버가 있나요?
못(MOT)의 보컬 이이언과 언니네이발관의 이능룡이 나이트오프라는 새로운 밴드를 만들었어요. EP 앨범 커버에 표현된 거친 질감이 트랙과 잘 어울려서 좋아해요. 언니네이발관 5집 <가장 보통의 존재>는 스무살 때 매일 들어서 정이 많이 가는 커버예요. 부클릿이 반투명한 트레이싱지로 되어 있는데, 따뜻하지만 정이 없어 보이기도 하는 느낌이 곡들과 잘 맞아서 좋아합니다.

Q8. 오늘 하루 마무리는 어떤 음악으로 하실 것인가요?
세이수미 2집 으로 하고 싶어요. 첫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이어 들었을 때 좋은 앨범 중 하나예요. 록 음반이지만 귀에 부담이 없고 밴드 음악만이 지닌 에너지를 느낄 수 있어요. 마음에 드는 리프가 계속해서 반복될 때 기분이 좋아요.

심형준, 그래픽 디자이너/수목원 @plantarium.kr

no 14. 혼자를 위한(For alone)

우리는 늘 혼자이면서 혼자이지 않다. 아침에 일어나 집에서 나오는 순간부터 우리는 언제나 타인과 함께 있다. 숨쉴 틈없는 지하철, 메신저 너머 친구들과 서로의 오늘을 다독이며 일터로 향한다. 동료들과 주고받은 몇 차례 메일로 오전을 보내고 맞이한 점심시간, 종종 건네던 한 마디. “오늘은 제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요.” 그렇게 만들어 낸 온전한 혼자만의 시간에서 우리는 작업을 위한 힘을 얻기도 하고, 작업으로 긴장된 마음을 느슨하게 풀기도 한다.

클라이언트, 직장 동료, 친구와 가족 등으로 얽힌 일상 속에서 디자인/출판 노동자에게 혼자가 되는 순간은 어떤 의미일까. It matters 14호에서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홀로됨을 맞이하는 혼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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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태용/그래픽 디자이너 @jotaeyong
🗣 홍지선/편집자,안그라픽스 @_intueor
🗣 송유진/그래픽 디자이너, 눈디자인
🗣 구선아/작가, 책방 연희 운영자 @chaegbangyeonhui

디자인. 페이퍼프레스 @paper_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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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일상 속에서 혼자인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계시나요?
번잡한 지역에서 한발짝 떨어진 곳에 있는 소규모 스튜디오(2명)의 일원으로 일하고 있어, 혼자인 시간이 종종 있어요. 집과 스튜디오의 거리가 가까워 교통수단 대신 자전거를 타기 때문에 어느 정도 독립적인 출근을 하고, 한 명이 자리를 비울 땐 혼자 식사를 하거나 사무실에서 혼자 작업을 하기도 해요. 식당들도 조그맣고 평일엔 인적이 드문 편이라 식당에 혼자만 있을 때도 있고요.
단편적인 생각일 수도 있지만, 번잡한 지역에 살 때는 혼자의 시간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지금은 건물의 높이나 거리의 폭, 작은 가게들이 형성하는 동네의 분위기 때문에 혼자서 밥을 먹거나 아무 생각 없이 동네를 걸어도 괜찮다고 동네가 용인해 준다는 느낌을 받아요.

Q2. 주체적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주체적으로 혼자의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하기보다는 갑작스럽게 생기는 시간의 틈들을 당황하지 않고 즐기려고 노력해요. 그런 시간은 보통 혼자일 때가 많잖아요. 거리를 기웃거리는 걸 좋아해서 약속 시각이 미뤄지거나 시간의 여유가 생겼을 때 주변을 여기저기 돌아다니거나 평소에 가고 싶었던 주변의 장소에 들러요. 순간 주어진 시간에 집중하는 것 같아요. 단순한 일상에 환기를 주기도 하고요. 그러다 본분을 놓칠 때가 있지만, 그런 시간을 밀도 있게 보내고 나면 가끔 주어지는 혼자만의 짧은 시간이 길게 주어지는 휴가보다 좋을 수 있겠단 생각을 해요.

조태용(그래픽 디자이너) @jotae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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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의도치 않게 혼자가 되는 상황이 있나요? 그런 상황이 되면 어떤 감정이 드나요?
일의 규모가 크지 않은 경우 협업자 없이 작업과 혼자서 마주하게 될 때가 있지만, 주변의 생각을 묻거나 조언을 구하다 보면 혼자인 느낌은 별로 들지 않아요. 하지만 인쇄 감리 때 문제가 생기면 정말 의도치 않게 혼자가 됐다고 느껴요. 익숙하지 않은 공간에서 문제와 단독으로 놓이는 상황이고 (물론 인쇄 기장님이 있지만) 정말 짧은 시간에 작업자 자신의 감을 믿지 않으면 안 되는 순간이라 당황스럽지만, 정신을 똑바로 차리려고 노력해요.

Q4. 오늘 저녁 혼자만의 식사를 한다면 무엇을 드실 건가요?
저녁에 무엇을 먹을지는 그 어떤 문제보다 고민되는 질문인 것 같아요. 게다가 그게 혼자라면 더욱더. 하지만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 여유롭게 걸으면서 식당을 찾고 천천히 식사를 끝마치고 싶습니다.

조태용(그래픽 디자이너) @jotae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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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일상 속에서 혼자인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계시나요?
사실 혼자라는 게 내 옆에 많은 사람이 있다고 해도 혼자일 때가 있잖아요. 정신적으로요. 그런 거 생각하면 출퇴근 시간에 혼자 보내는 시간을 제일 많이 갖네요.

Q2. 출퇴근 시간은 제일 자연스럽게 혼자가 되는 시간인 것 같아요.
몇 년 전부터 누군가랑 같이 살고 있기도 해서 오롯이 혼자 보내는 시간은 대중교통에서의 시간이네요. 그곳에서는 타인들의 틈에서 정말 혼자가 되고, 책을 많이 읽게 돼요. 넷플릭스를 보기도 하고요.
파주로 출근하다 보면 아침에 20~30분 정도 일찍 도착할 때가 있는데, 요새는 일부러 그렇게 하고 있어요. 회사 앞에 있는 벤치에 멍하니 앉아서 아무것도 안 하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일기를 쓰거나 합니다. 그 시간은 짧지만, 그것을 하고 출근할 때와 아닐 때의 에너지가 달라요.

Q3. 업무를 시작하기 전 혼자만의 시간동안 스스로를 가다듬는 셈이네요.
운동선수가 본 경기에 나가기 전에 준비운동을 하는 거라 생각해요. 혼자서 산책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일에 집중하기 위한 준비운동 같아요. 초반에는 루틴을 못 찾았는데, 이제는 적응이 되어서 제 스스로의 생활 패턴도 잘 파악하고 지금은 안정적으로 살고 있어요.

홍지선(편집자, 안그라픽스) @_intue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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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혼자만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요?
장기하와 얼굴들의 앨범 「Mono」에 <거절할 거야>라는 노래가 있는데, 그 가사가 딱 맞는 것 같아요. 거절한다고 하는 건 상태를 스스로 인지하고 내 생각을 내 언어로 말할 수 있게 된 거잖아요. 내 언어로 내 생각을 말할 수 있게 될 때 비로소 혼자를 견뎌낼 수 있는 힘을 가지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전에는 상태를 스스로 인지하지 못했고, 힘든 건지 좋은 건지 싫은 건지 판단하기엔 마음이 너무 복잡했어요.
요즘은 스스로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떨어져서 볼 수 있고 인지하고 말할 수 있게 되면서 혼자서도 잘 지내있게 된 것 같아요. 이제는 점심을 같이 먹다가도 혼자 시간을 보내고 싶으면 그냥 말해요. 이것도 자기 상태를 파악하게 되니 자연스럽게 잘 말할 수 있게 된 거겠죠. 예전에 다녔던 한의원의 선생님은 일상 속에서 균형을 맞추는 자기만의 방식이 있었어요. 하루에 4~6시까지는 아무것도 안 하고 자신을 위해서 보내는 시간으로 정하고 그 시간은 예약을 안 잡는 거예요. 저 같은 경우 아침 일찍 일어나는 편이어서 주로 이른 아침에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보내요. 고요하고 한적해서 글을 쓰거나 상쾌한 바람을 맞거나 하면서요.

Q5. 의도치 않게 혼자가 되면 어떤 감정이 드나요?
최근 꿈을 꿨는데 꿈에 a와 b가 나왔고 저까지 3명이 있었어요. 셋이 있지만 저는 너무 동떨어져 있고 a와 b는 연결되어 있는 거예요. 그때 좌절감이 든다기보다 외로웠어요. 꿈에서 겪은 일이지만 의도치 않게 혼자가 되는 상황의 예시라고 생각해요. 여러 사람들이랑 가까이 있고 같이 어울리지만, 사실은 철저히 혼자인 거죠. 물리적으로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심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느낌이요. 근데 요즘은 그런 정신적인 외로움에서 벗어나거나 멀리 떨어질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이제는 관심도 에너지도 저에게 쓰는 게 훨씬 좋아요. 다른 사람에게 쓸 에너지를 나한테 쓰는 게 혼자가 되는 것이고, 그래서 혼자가 되는 게 외롭지 않아요.

Q6. 오늘 저녁 혼자만의 식사를 한다면 무엇을 드실 건가요?
섭외 메일을 통해 이 질문을 미리 받았을 때 마침 혼자였어요. 동거인은 약속이 있고 저는 퇴근하고 아무런 약속도 없는 상황이었어요. 그때 걸어서 망원시장에 갔는데, 이 질문을 보고 난 후라 ‘오늘 저녁에 나한테 뭘 대접하지’ 생각하면서 장을 봤어요. 4개에 5000원 하는 아보카도랑 양송이버섯이랑 애호박이랑 소금집델리에서 잠봉을 샀고, 바게트에 이즈니버터 살짝 바르고 직접 만든 과카몰리를 얹어서 야채랑 닭가슴살과 먹었죠. 그리고 왓챠플레이도 봤습니다. 요리를 할 때 정확한 조리법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어떤 근사한 요리를 한 것도 아닌데, 좋아하는 것을 사서 조합해서 먹은 게 참 좋았어요. 그 과정이요.

홍지선(편집자, 안그라픽스) @_intue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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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일상 속에서 혼자인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계시나요?
밖에 있을 때도 제가 혼자라고 느낄 때는 거의 모든 시간 이어폰을 끼고 있어요. 귀 건강이 걱정될 정도로요. 주변 소음을 못 견뎌서요. 제가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장소가 아니면 대부분은 끼고 있어요.
퇴근 후에는 넷플릭스를 시청해요. 봤던 것을 계속 보기도 하고요. 소리가 없는 상황을 안 좋아해서 자기 직전까지는 영상이든 음악이든 무언가를 틀어놓는 편이에요.

Q2. 혼자만의 시간을 어떻게 확보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퇴근 후 집에 가서 문을 닫으면 혼자가 되는데, 누군가로부터 연락이 오기도 하고 사실 퇴근을 못하기도 하고 그러네요. 인터뷰 섭외가 왔을 때 이 주제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제가 혼자만의 시간이 있어야 하는 사람이란 걸 주변 사람들이 다 알아서 ‘오늘은 집에 가고 싶어’라고 하면 다들 이해해 주거든요. 일주일의 대부분 시간을 회사에서 남이랑 있다 보면 주말 중 하루는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Q3. 누군가를 만나야 하는 약속은 가급적 잡지 않으시겠네요?
평일에 밖에 나왔을 때 저녁 약속을 잡으면 그렇게 피곤하게 느껴지지는 않아요. 주말에는 정말 보고 싶은 공연에 가거나 그런 게 아니라면 최대한 집에서 보내고요. 제가 집에 대한 애착이 커서 방이 좁지만 거기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게 동선을 짜뒀거든요. 소파를 중심으로 모든 걸 둘러놓아서 안 나갈 수 있어요. 혼자의 시간을 갖는 게 어렵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송유진(그래픽 디자이너, 눈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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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의도치 않게 혼자가 되는 상황이 있나요?
새벽까지 혼자 작업을 하다 보면 의도치 않게 혼자인 것 같긴 해요. 그런데 그건 누군가 어떻게 해줄 수 있는 게 아니고 결국 혼자 끝내야 하는 일이죠.
저는 의도해서 혼자가 되는 타입이에요. 누군가와 같이 있는 걸 싫어하는 건 아니고 밖에 나가 노는 것도 좋아하는데, 뭔가 이상하게 이 질문은 제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Q5. 오늘 저녁 혼자만의 식사를 한다면 무엇을 드실 건가요?
혼자 사는 사람들은 혼자만을(또는 자기만을) 위한 식사도 잘 준비해야 한다고 하는데, 저는 스스로에게 대접하는 걸 진짜 안 하거든요. 주어진 걸 먹고요. 동네가 망원동, 합정동이라 맛있는 집들이 많으니까 사가서 혼자 먹기도 하고요. 오늘은 파스타 삶아서 아무거나 뿌려서 먹을 것 같아요. 바질 페스토, 닭고기나 오리고기 같은 것을 올려서요. 요리를 즐기는 타입은 아닌데 파스타는 간편하더라고요.

송유진(그래픽 디자이너, 눈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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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일상 속에서 혼자인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계시나요?
책방을 운영하기 전 10년 정도 회사에 다녔고, 대기업이었기 때문에 직원들이나 조직도 많았어요. 그땐 회사 사람들 외에 만나는 사람도 많고 전화나 메일도 너무 많이 받아서 혼자 있는 시간에 대한 결핍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근데 이제는 글을 쓰거나 무언가를 만들거나 책방을 운영하면서 거의 혼자 보내고 있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손님이 많아도 공간을 공유할 뿐이지 시간을 공유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혼자 있는 시간에는 주로 읽고 쓰는 일을 해요. 크게 책과 논문 SNS 세 가지를 혼자 있을 때 가장 많이 하는 것 같아요.

Q2. 바쁜 직장인이라면 하기 힘든 것들이 일상 속에서 충족이 잘 되는 것 같아요.
직장에 다닐 때는 점심시간을 최대한 이용하고 퇴근 이후의 시간을 많이 이용했죠. 점심시간에는 아예 혼자 밥을 먹으러 간다거나 점심을 안 먹기도 했고요. 광고대행사여서 사무실에만 있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외부 회의를 오갈 때 시간을 잘 쓰는 게 중요했던 것 같아요.

Q3. 혼자만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그래서 퇴사를 했죠. 퇴사한 이유 중 하나가 그 시간을 온전히 나에게 쓰고 싶어서였던 것 같아요. 회사에 다니고 누군가와 함께 일을 할 때는 내가 필요한 일이거나 나를 위한 일이 아니어도 해야할 때가 많잖아요. 그런 것들을 최소화하려고 지금의 삶을 꾸리고 있는 거죠.

구선아(작가, 책방 연희 운영자) @chaegbangyeonhu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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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의도치 않게 혼자가 되는 상황이 되면 어떤 감정이 드나요?
갑자기 혼자가 된다면 시간을 번 기분일 것 같아요. 신난다는 기분보다는 작은 선물을 받은 느낌이랄까요. 오랫동안 입지 않은 옷 주머니에 손을 넣었는데 돈이 들어있는 느낌?요. 일을 할 수도 있고, 책을 읽을 수도 있고, 글을 쓰거나 멍을 때리더라도 좋을 것 같아요. 커피를 한 잔 마시러 가도 좋고요.

Q5. 오늘 저녁 혼자만의 식사를 한다면 무엇을 드실 건가요?
읽을거리를 가지고 간편하게 식사할 수 있는 곳으로 갈 예정이에요.
근데 그런 선택지가 많지는 않잖아요. 오늘은 베이커리 카페에 갈 것 같아요. 어디로 갈지까지는 정하지 않았지만 집주변이나 중간지점으로 가지 않을까요. 정해놓고 다니는 편은 아닌 것 같아요.
혼자 있으니깐 이왕이면 더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게 메뉴 선택을 더 신중하게 하는 편 같아요. 더 좋은 시간을 보내려면 어딜 가는지도 중요한 것 같고요.

구선아(작가, 책방 연희 운영자) @chaegbangyeonhu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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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13. in my sight(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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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는 재창조되었거나 재생산된 시각이다. 그것은 특정한 장소, 특정한 순간의 사물의 어떤 모습 또는 모습들을 본래의 장소 및 시간에서 따로 분리해내 일정 기간 또는 몇 세기 후까지 보존하기 위한 것이다. 모든 이미지는 하나의 보는 방식을 구현하고 있다.
- 존 버거, 최민, 다른 방식으로 보기, 열화당, 2009, 12p

작업에 개인의 시각이 묻어나는 경우가 비단 업(業)과 이어지는 생산물뿐일까? 이미지와 텍스트가 끊임없이 부유하고 재생산되는 시대를 살아가며, 우리는 일상적으로 SNS 같은 수단을 통해 디자인·출판 노동자의 시각을 엿보고 공유한다. 그렇다면 SNS 상의 이미지는 과연 시각이 정제되지 않은 결과물일까?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는 디자인·출판 노동자의 시선을 기록할 수는 없을까?
It matters 12호와 13호는 그들의 시각의 근간을 좇는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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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영, 취향관 편집장 @m.art.in_insta
🗣김예지, 일러스트레이터 @kopiluwack
🗣모소영, 탐구하는 생활 @chaegbang
🗣백철훈, 경향신문/공프레스 @gong_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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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페이퍼프레스 @paper_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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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 중 관심있는 주제는 무엇인가요?
거대한 힘이 소외된 자들에게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관심이 있다. 그것을 복지제도로 보기보다는 정치현상 자체로 보려고 한다.

Q2. 거대한 힘이 소외된 자들에게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하셨는데, 어떤 매체를 통해 접하시나요? 주로 이용하는 매체가 있나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와 <프레시안>을 읽어온 편이지만, 요즘은 스타벅스에 꽂혀있는 잡지들을 주로 보려고 한다. 그 역시 거대한 힘이라고 생각한다. 인스타그램의 인플루언서들이 주입하는 취향도 정치성을 많이 띠고 있다고 생각한다.

Q4.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주로 어떤 매체 혹은 방법을 통해 관찰하나요?
전시 포스터나 책표지. 다 갈 수 없고 다 펼쳐볼 수 없으니 하는 수 없이 겉만 핥아도 수박맛이 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보는데, 좋은 디자인이 많은 것 같다.

Q5. 관심있는 이슈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편집장님만의 방법이 있나요?
외우기 위해 수다를 떤다. 그 얘기를 들은 사람의 표정과 반응을 함께 기억해 놓는다.
배민영, 취향관 편집장 @m.art.in_ins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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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6.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세상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죽지 못해 사는 자들과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자들의 ‘투쟁장'이라고 생각한다. 그 경계를 바라보는 사람을 찾는 게 내 작업이다.

Q7. 고민이 작업으로 이어지나요?
취향관에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취향관 내외의 사람들을 잇는 것이 중요한 공식 업무다. 지속성의 근간은 운영하고 있는 갤러리서울의 전시 기획과 평론 활동에서 찾는다.

Q8. 취향관에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취향관 내외를 잇는 것이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사실 대화를 나눌수록 그 대화의 주체들과 그 바깥의 주체들 간에 또 다른 클러스터가 형성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시간적 괴리도 있고, 커뮤니티에도 늘 환기가 필요하다. 물론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취향관 내에서 이루어지고 조심스러운 면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나 역시 늘 ‘드나드는’ 존재란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그것은 개인적으로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배민영, 취향관 편집장 @m.art.in_ins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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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 중 관심있는 주제는 무엇인가요?
환경 문제, 그리고 요즘 사람들의 고민에 관심이 많습니다.

Q2. 요즘 사람들의 고민이라고 하셨는데, 그 고민이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환경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에 관심이 많으신가요?
요즘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나 자신을 좀 더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같이 자신의 행복에 대한 고민이나 자신의 자아에 대한 고민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런 고민은 저도 많이 하고요. 환경 문제에 대해선 '개인이 할 수 있는 실천은 무엇이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는 편입니다.

Q3.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그 상황에 대해 스토리텔링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 방법은 단편적인 그림이 될 수도 있고 단편의 만화가 될 수도 있겠죠.

Q4. 평소 스토리텔링을 하거나 단편적인 아이디어, 그림, 만화 등을 구상할 때 주로 어떻게 메모하고 기록하시나요?
메모나 기록을 잘 해두는 편은 아니고요. 일단 적당한 주제가 떠오르면 생각해 두었다가 작업할 때 조금씩 꺼내 스케치를 하는 편입니다. 어찌보면 스케치가 저에겐 메모의 역할을 하는 거죠.

김예지, 일러스트레이터 @kopiluw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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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세상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아름답고 즐거운 것도 넘치는 반면 기괴하고 억울하고 참혹한 것도 공존하는, 그 누구 하나 공평할 수 없는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Q6. 고민이 작업으로 이어지나요?
대부분의 작업에는 제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야만 진정성 있고, 누군가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다 생각해요.

Q7. 고민이 작업으로 이어진다면, 이어지게 된 계기는?
딱히 계기가 있는 건 아니었어요. 자연스럽게 작업으로 이어졌던 것 같습니다. 나의 이야기를 말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었습니다.

Q8. 기억에 남는 작업은 무엇인가요?
지금 현재 발간한 <저 청소일 하는데요?>입니다. 저의 과거, 고민, 희망, 미래가 모두 담겨있는 소중한 작업물입니다.

Q9. 앞으로 어떤 작업을 시도해보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다음 작업으로 제가 겪었던 마음의 병에 대한 책을 준비하고 있어요. 저는 많은 시도 끝에 좋은 결과를 얻었고, 건강히 잘 지내고 있거든요. 제 실패와 시도들이 현재 힘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지침 혹은 좋은 발판이 되어주길 바라요.

김예지, 일러스트레이터 @kopiluw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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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 중 관심있는 주제는 무엇인가요?
대안적인 사회를 구성하는 것들에 관심이 많고, 그 ‘대안'이라는 말에 대해서도 생각을 많이 해 보고 있어요.
우리 사회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니 대안이 필요하다고 하는 거고요. 건강한 먹거리, 어린이들의 교육, 복지, 사회를 구성하는 데 필요한 법제 이런 것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요즘엔 특히 건강한 먹거리, 의식주 중에서도 일차적이고 누구나 매일매일 마주하는 먹거리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어요.

Q2.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SNS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고, 정보를 가공해서 발신하는 창구로 인스타그램을 쓰며, 개인적인 출판물도 제작하고 있습니다.

Q3.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세상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살아가고 있는 세상에는 뭐랄까, 매일매일 해야 하는 일이 있잖아요. 바꾸고 싶은 것도 있고, 하고 싶은 이야기도 있고, 찾고 싶은 장면들도 많고요. ‘벅차다', ‘신난다', ‘설렌다' 이런 것까지는 아닌데, 세상에는 해야 할 일이 많아서 좋은 것 같아요. 해내야 할 일이 많아서요. 해야 할 일이 많아서 꿋꿋이 살아갑니다.

모소영, 탐구하는 생활 @chaeg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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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고민이 작업으로 이어지나요?
출판물을 만드는 사람들은 대부분 일상적인 기록을 되게 많이 하는 분들 같아요. 오늘의 단상도 많이 기록하고, 기록을 바탕으로 만들고 싶은 주제의 출판물을 준비하기도 하고요.
제 고민도 작업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원래 작업을 하려고 고민을 한 건 아닌데, 생각하는 바대로 프로젝트를 하다 보니 이걸 엮어야겠다 싶어서 ‘탐구생활’이라는 이름의 작업으로 발전시키게 되었습니다.

Q5. ‘탐구생활’의 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건강한 먹거리와 식자재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것이 어떻게 길러졌는지 가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사람들하고 나눠 먹기 시작하면서 직접 가서 보기 시작했어요. 농장을 찾아다니고 양조장도 가고. 갔다 오면 사람들이랑 얘기를 하잖아요. 그게 쌓여서 책도 쓰고 있고, 개인적인 출판물도 만들고 있어요.

Q6. 기억에 남는 작업은 무엇인가요?
제가 처음 책방 열고 얼마 안 돼서 친구인 버터 수랑 봄에 정원에서 밥 먹는 모임을 했었거든요. 몇 번 못했어요. 4~5번 했나? 그런데 그 모임이 제게 큰 영향을 미쳤던 것 같아요. 그때 재료로 썼던 채소들이 어떻게 길러졌는지 아는 것들이었거든요. 채소가 어떤 농장에서 왔는지도 보고, 사람들에게도 나눠주고, 요리해서 같이 먹으며 이야기도 나누는 활동을 그때 시작했어요. 거창한 계획 없이 정원에서 밥 먹자고 시작한 일이었는데, 그 모임에서 큰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모소영, 탐구하는 생활 @chaeg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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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 중 관심있는 주제는 무엇인가요?
학부 시절부터 그래픽 디자이너들의 노동 환경, 건강, 작업 과정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고민을 하고 있어요. 특히 실무에서 겪는 그래픽 디자이너들의 삶이나 노동 환경에 관심이 많아요. 관심을 갖게 된 가장 큰 계기는 광고 에이전시를 다니는 친구 때문이에요. 당시 130만 원씩 월급을 받고, 야근 수당 없이 일을 해오고 있었거든요. 팀장에게 인격적인 대우를 받지 못하고 늘 새벽 2시까지 일을 하는 친구도 있었고요. 그런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여태까지 분노가 많이 쌓였어요. 하지만 막연한 분노는 현재 상황을 바꾸는 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전반적인 경제 구조나 그 당시 시대 상황이나 맥락을 살펴보고 있어요.
디자이너가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작업을 구현하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처음에는 막연하게 ‘좋은 디자인이란 뭘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했는데, 자연스럽게 ‘노동의 효율성’에 대한 관심으로 옮겨가더라고요. ‘자신을 이해하면서 작업을 진행하게 되면 효율적으로 작업을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밟고 올라서는 경쟁자가 아닌, '함께 성장해가고 함께 고민하는 행복한 관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여태껏 살면서 경쟁자가 아닌 사람들이 없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개인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도 있잖아요. 함께할 동료들이 있다면 문제들을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믿어요.

Q2.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늘 세상에 일어나는 일들을 관심 있게 보려고 해요. 제게 새로운 인풋이 되기도 하거든요. 저는 늘 ‘왜’, ‘어떻게’, ‘무엇을’이라는, 일종의 생각 툴을 통해 생각하는 편이에요. 일단 혼자 결론을 낸 상태에서 친구들과 요즘 고민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요.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혼동되어 정리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정리될 때가 있거든요. 언어화하는 과정을 갖는 거죠. 해결책이 나왔으면 ‘무엇을’이 나와요. ‘무엇을’은 일종의 매체, 최종 결과라고도 할 수 있죠. 글을 쓰거나 문제를 제기하거나 작업하는 계기가 돼요.

Q3.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세상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언론사에서 미술 기자로 일을 시작했기 때문일지 모르겠지만, 세상이 너무 넓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태껏 세상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지고 보고, 생각하고, 뜨겁게 살았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제대로 아는 건 하나도 없었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정말 정의롭게 산다고, 열정적으로 산다고, 공부한다고 했는데 ‘척’만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좀 더 관심을 갖고, 좀 더 지켜보고, 좀 더 질문하고, 좀 더 참여하려고 해요. 그리고 사람에 대해서 더 관심을 가지려고 해요. ‘사람’, ‘그 사람의 일’, ‘그 사람의 생각’, ‘그 사람의 사건’과 같은 것들에요.

백철훈, 경향신문/공프레스 @gong_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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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고민이 작업으로 이어지나요? 이어지게 된 계기는?
작업했던 것 중에 가장 많은 고민이 들어가고 노동 이슈에 근접해 기획한 작업이 있는데요. <그래픽 디자이너와 근육학>이라는 단행본 프로젝트예요. 가장 완성하기 힘들었고 오랜 시간 동안 끌어왔던 작업이기도 해요. <그래픽 디자이너와 근육학>은 제가 기획하고, 김영선과 성정민이 편집을 맡았어요. 일러스트레이션은 한송이, 북 디자인은 이광호가 함께 진행했죠.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전에 밤을 거의 새거나, 두 시간에서 세 시간씩 자면서 1년 동안 생활을 했어요. 그런 처절한 노동 환경에 놓여 있을 때 기획했기 때문에 이 작업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몸이 아프지만 아이러니하게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돌려서 얘기하고 싶었어요. 이 프로젝트를 마무리한 지금, ‘우리의 삶은 더 나아졌는가’에 대해선 아직 답을 못 하겠어요. 그래서 노동에 대한 얘기를 계속하려고 해요.

Q5. 노동 환경은 계속 이야기되어야 하는 주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원래는 문제를 제기하는 활동만 했는데, 이제는 해결방식이나 문제점을 명확하게 거론하고 하나씩 짚으면서 얘기하는 방식으로 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최근에 회사의 선배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느낀 거지만, 여러 디자이너의 의견이 모일 수 있고 모인 의견들을 바탕으로 하나의 큰 목소리를 내고 그 움직임을 이끌어가는 디자인계의 언론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어요.

Q6. 디자이너의 목소리를 모으고 발언할 곳이 필요하다는 건가요?
네, 너무나도 절실하게 느끼고 있어요. 공단기와 영단기를 운영하는 회사에서 근무하셨던 디자이너 장민순 씨. 과로로 인한 스트레스로 자살하셨던 사건이 있었죠. 그분이 이야기할 곳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리고 힘이 될 수 있는 디자인계의 사람들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백철훈, 경향신문/공프레스 @gong_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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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12. in my sight(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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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적 태도’란, 엄밀히 말하자면, 시각적인 장에 대한 지적인 태도이며, ‘눈이 세계와 맺는 관계’는 사실상 ‘영혼이 눈의 세계와 맺는 관계’이다(Panofsky, 1915:188).
-김홍중, 마음의 사회학, 문학동네, 2009, 153p

디자인/출판 노동자들은 현존하는 것들을 더 좋게, 더 낫게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인지 디자인/출판계에서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관찰하고 기록하며 자신만의 시선이 담긴 작업으로 풀어내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다. 누군가는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것들도 눈에 담고 고민한다는 것은 세상을 어떻게 보고 살아갈 수 있을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행이다.
It matters 12호와 13호는 그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에 시선을 둔 기록이다.
- 🗣전지, @hijeonji
🗣신인아, 오늘의 풍경 @sceneryoftoday
🗣김인정, 편집동인
🗣한주연, @hapsoseo.z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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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페이퍼프레스 @paper_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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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 중에 관심 있는 주제는 무엇인가요?
미운 사람과 납작해져 가는 도시와 동네 풍경에 관심을 두고 있어요.

Q2. 미운 사람에 대해 생각한다고 하셨는데, 어떨 때 미운 감정이 드시나요?
길에서 주로 눈이 가는 건 손글씨로 붙여놓은 쪽지들과 ‘주차금지’를 이유로 내놓은 물건들인데요. 거진 화가 나서 쓰거나 만들어놓은 것들이에요. 동의할 때도 있지만 어느 때엔 '참 못됐다', '어찌 이리 차갑나?' 싶을 때가 있어요. 그래도 사람을 직접 보는 것보단 이렇게 글씨나 물건으로 그 너머의 상황과 사람을 추측하는 정도로 미움의 감정을 조절하는 편이에요.

Q4.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주로 어떤 매체 혹은 방법을 통해 관찰하나요?
주로 걸어 다녀요. 궁금했던 동네, 가봐야겠다 싶은 동네를 대중교통을 통해 가보는 편이에요.
가장자리를 돌다가 깊숙이 들어가고 길모퉁이에 앉아서 생각하고 그래요.

Q6.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세상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요즘엔 미움에 꽂혀서 그런지 ‘미움 덩어리’라고 생각해요. 미운 와중에 재밌거나, 미운데도 마음이 가는 사람이나 풍경과 일들이 있는 것 같아요.

전지, @hijeon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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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7. 관심 있는 이슈를 기억하는 기록하는 전지 님만의 방법이 있나요?
곧 없어질 것 같은 건물이나 길을 급한 마음으로 남기는 편이에요. 두께별 샤프와 흑연 막대로 드로잉하기도 하고, 입체물로 만들고 싶은 건 점토로 소형조형물을 제작해요. 이야기로 기록하고 싶을 땐 만화로 그리고요. 제 고민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건 제 만화예요. 만화로 그리고 나면, 내가 어디서부터 생각 회로가 꼬였는지를 알게 되기도 해요.

Q8. 고민을 담은 만화는 어떻게 저장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 보관하시는지, SNS나 출판으로 공개하기도 하시는지?
아주 짧은 고민은 바로 그려서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고 풀어버려요. 좀 묵히면 이야기가 붙겠다 싶은 건 일기장에 묵히고, 잘 묵혀서 두께가 쌓인 건 책으로 제작해 출판합니다. 지금도 몇 개의 묵은 고민을 똘똘 뭉쳐낸 만화책 한 권을 거의 다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Q9.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나요? 있다면 무엇인지 소개해주세요.
근래에 작업을 시작한 <채집 운동>이 손에 달라붙은 기분이에요. 마구잡이로 꼽히는 풍경들을 그리거나 만들었는데, 이제 카테고리화 과정에 진입했어요. 즉흥적이고 계획성 없는 나에게도 시스템이 생기는 것 같아 두근거리기도 해요. 첫 카테고리는 “모르타르”였고 두 번째 카테고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지, @hijeon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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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 중에서 어떤 주제에 관심이 많이 가나요?
요즘에는 페미니즘에 제일 관심이 많고, 기본적으로는 사회적 소수자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해요. 예를 들면 난민(인종차별), 성 소수자 그리고 장애인 같은. 제가 직접적인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다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외의 문제라도 모르는 것이 있으면 배우려고 하는 편이에요.
Q2. 그간 작업이나 활동으로 미루어 인아 님은 '페미니스트 디자이너'라는 인상이 강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쩌다가 그런 인상이 강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글쎄요!
제가 대학교 때 디자인 말고도 사회학을 전공했는데 그때 배운 비교문화 연구적 접근법이 되게 재밌었어요. 한국은 제가 태어나고 자란 나라이니 낯설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귀국하고 보니 신기하고 이상한 것이 많아서 이 생경한 기분이 사라지기 전에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그래서 진행하던 개인 프로젝트가 '파일드-타임라인'이었습니다. 1년 동안 다른 필자들과 함께 한국에서 일어나는 이런저런 사건을 수집하는 프로젝트였는데 그게 쌓여서 행사도 하고 <파일드-타임라인 어드벤쳐>라는 책도 냈어요.
그때는 마침 '00계 내 성폭력'이라는 해시태그로 고발이 이어지던 시기였어요. 그전까진 디자이너로서 뭔가를 발언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는데 그때는 여성 디자이너로서 그에 관해 이야기해야겠다 싶었죠.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았으니까요. 그래서 다른 또래의 여성 디자이너들과 만나서 이야기하는 자리도 만들고, 개인적으로는 국내외 성주류 정책들을 조사해서 발표하고 이정미 의원을 불러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도 만들었어요. 아마 그때 처음으로 저라는 사람이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고 알게 된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마 '페미니스트 디자이너'라는 인상이 생긴 것 아닐까요?
Q3. 그때는 작업으로 표현하기 전에 목소리를 내신 거잖아요. 그런 목소리들이 직접 작업으로 이어지게 된 계기가 또 있나요?
제가 굳이 디자인 프로젝트를 하고 싶은 건 아니에요. 뭔가를 기획할 때 ‘어떤 결과물을 내야지’ 하고 시작하지 않거든요. 프로젝트 일부를 디자이너로서 쳐내는 일은 있지만요. 그러니까 파일드-타임라인이 디자인 프로젝트는 아니라고 봐요. 그 안에 필요했던 디자인을 제가 하는 게 편하고 빠르니까 하긴 했지만요. 그리고 이 과정이 저한테 그렇게 선명하지는 않아요. 쌓아온 생각들이 연결되는 거라서 갑자기 생각난 것처럼 느껴지고, 나중에 또 까먹고. 그래서 대답하기가 무척 어려운 질문인데요. 그래도 사람들이 보기에 작업처럼 보이는 것은 '페미니즘 만만세' 포스터일 것 같아요.
그건 사실 인덱스 서점에서 전시한다고 포스터 디자인을 보내 달라고 하셔서 작업한 거였어요. 그때 주제가 한글 타이포그래피를 이용한 포스터였거든요. 왠지 레터링을 이용한 포스터를 해야 할 것 같았는데 레터링을 못 해서 큰일났다 싶은 마음에 고민하다가 친구랑 같이 한글로 하면 어떨까 하는 얘기를 했던 게 떠올랐어요. 한국어로 된 페미니즘 포스터는 어때야 할까 고민하다가 반쯤 농담으로 '페미니즘 만세 만세 만만세'라는 문구를 떠올렸고, 이걸 작업실 근처에 있는 간판이나 메뉴판 글씨 써주는 아저씨한테 써달라고 하면 재밌을 것 같아서 만든 포스터예요. 아저씨가 너무 열심히 써주셔서 더 재밌었어요. 페미니즘 뜻이 뭔지는 모르셨지만.
신인아, 오늘의 풍경 @sceneryof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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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사회 이슈를 어떤 방법으로 바라보고 관찰하시나요? 기록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듣고 싶습니다.
관심 있는 게 있으면 이해를 하려고 노력해요. 정보는 주제에 따라서 매번 다른 소스에서 얻어요. 원서를 찾아서 볼 때도 있고 논문을 볼 때도 있고 신문 기사를 찾아볼 때도 있고 블로그를 들어갈 때도 있고요. 결과적으로는 글로 정리를 하려고 해요. 글로 정리하려면 제가 이것저것 많이 봐야 하니까요. 제 프로젝트 중에 '현실탐구단'이나 '파일드-타임라인' 같은 것이 결과물로 나온 경우에요.
Q7. 이 세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해요
일단 재미있고 흥미롭다고 생각합니다. 매번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게 재밌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일수록 일부러 더 찾아보기도 해요. 예를 들어 박근혜 탄핵 시위가 한창일 때 저는 태극기부대 카페에 자주 들락날락했어요. 그 사람들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서요.
Q8.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작업은 무엇인가요?
고민이 되는데, 일단 '페미니즘 만세 만세 만만세' 포스터라고 할게요. 그걸 시위에 들고 나가서 피켓으로 쓰시는 분들이 있었어요. 그게 좀 신기했어요. 제가 디자인한 물건이 (긍정적으로) 상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쓰이고 있는 게 처음이어서 더 뜻깊었던 것 같아요.

신인아, 오늘의 풍경 @sceneryof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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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 중에 관심 있는 주제는 무엇인가요?
시간, 시공간의 진행과 그 속을 오가는 사람들의 삶. 삶의 진행과 노화, 그리고 죽음을 관찰합니다. 사람들이 각자의 시간을 견디는 모습과 방식에 관심이 있어요.
Q2. 주로 어떤 매체 혹은 방법을 통해 세상을 관찰하나요?
가장 주된 방식은 글쓰기입니다. 글쓰기를 위해서는 세상에서 일어난 사실들에 적극적인 해석을 섞으며 관찰할 때가 많습니다. 사진과 영상매체로도 세상을 관찰합니다. 사진이나 영상을 찍는 일은 일어나는 현상들을 한 발 떨어져서 바라보는 것에 더 가깝습니다.
Q3. 관심 있는 이슈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인정 님만의 방법이 있나요?
기자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시간을 통과하며 일어나는 남의 일과 나의 일을 하루종일 수집합니다. 보거나 듣고, 냄새를 맡고, 일이 일어난 장소 앞을 지나가거나, 장소 주변을 뱅글뱅글 돌며 뜯어보기도 해요. 실제로 일어난 여러 사건에 관한 나의 느낌을 더듬어보고, 남들이 어떻게 느끼는지도 알아보려고 합니다.
인터뷰라는 방식을 빌어 직접 묻기도 하고, 남들의 말과 반응, 행동과 태도를 관찰하며 유추합니다. 그렇게 추려낸 한 줌의 사실들에 관해, 그리고 사실들을 겪거나 들으며 느낀 감정들에 관해 적어요. 그 글에 맞추어 영상이나 사진을 도려내고, 재배치하기도 하는 것도 제 직업의 일부입니다.
김인정, 편집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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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세상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세계는 무엇도 좀처럼 정해지지 않는 모호함의 연속, 혹은 무언가 결정되기 직전의 순간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숱한 선택과 기회비용, 후회, 불안으로 가득찬 곳처럼 여겨지기도 해요.
현재에 따라오는 미래에는 늘 좋다고도 나쁘다고도 예단하기 어려운 가변성이 들러붙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호한 현재 속에서 절대적으로 옳다고 말하기 어려운 기준들로 선택을 끝없이 반복해야 한다는 걸 떠올려보면, 결국 어떤 시간에 가닿게 될지를 ‘모른다’, ‘알 수 없다’는 것만이 저에겐 드문 희망입니다.
Q5. 고민이 작업으로 이어지나요?
개인이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어떠한 것인지 분석하고 해석하기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자신을 스쳐 가는 감정의 실체조차도 정확하게 잡아내고 알아내기란 가능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글쓰기, 혹은 작업이란 그런 보이지 않는 모호함을 조금이라도 손으로 만질 수 있는 형태로 꺼내는 일입니다. 글을 쓴 뒤 문장으로 정렬된 말을 보며 그제야 미로에서 빠져나온 듯 안심하곤 합니다.
Q6.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나요? 있다면 무엇인지 소개해주세요.
평생 해온 일을 젊은 세대에게 부정당하고 입건당하는, 요양병원에 별수 없이 밀어 넣어지는, 불이 난 요양병원 안에서 힘없이 죽어가는, 색채와 탄력을 잃은 채 바스러지는 노인들에 관하여 몇 년 전 쓴 글이 기억에 남습니다.
인간이라는 종이 노화할 경우 종종 겪게 되는 특정한 종류의 치욕에 관심이 많아요. 아직 생명이 늙고, 죽어야만 하는 이유, 그럼에도 태어나서 사는 이유를 잘 납득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러한 치욕에 대해 더 민감하게 분노하는지도 모릅니다.
그 글은 한계가 많았던 글이라 나이를 먹으며 계속 더 탐구하고 갱신해 나가야 할 글이기도 합니다.
(언급된 작업은 <시간, 거스를 수 없는>이라는 제목의 글로 <말과 활> 9호에서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itmatters.) 김인정, 편집동인

Q1.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 중에 관심 있는 주제는 무엇인가요?
관심 있는 주제는 저와 함께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삶이에요. 취업 준비를 하면서 내가 잘하는 게 무엇인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지, 또 좋아하는 일을 취미로 가져야 하는지 직업으로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어요. 그리고 이러한 고민이 저한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두의 고민임을 알게 됐는데요. 그러다 보니 각자 이 각박한 현실 속에서 어떻게 직업과 자아실현 그 사이에서 균형을 찾고, 조금 더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지에 대해서 궁금해졌어요.

Q2.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주로 어떤 매체 혹은 방법을 통해 관찰하나요?
인스타그램, 브런치, 블로그를 통하여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관찰해요. 제가 생각했을 때 가장 이상적인 삶은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진 삶인데요, 그런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팔로잉하고 구독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제 삶에 대해서 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성도 다시 잡아보고 있어요. 이런 SNS의 공간들이 저와 같은 20대들이 가장 자유롭게 자기 의견을 표출하고 공유할 수 있는 곳이기에 이곳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봐요.

Q3. 관심 있는 이슈를 기억하는 기록하는 주연 님만의 방법이 있나요?
우선 마음에 드는 이슈가 보이면 스크린 캡쳐를 해요. 그래서 제 사진첩에는 제 셀카보다 인스타그램 피드나 브런치 글을 캡처한 이미지가 더 많습니다. 그렇게 캡처한 것 중에 정말 두고두고 생각하고 기억하고 싶은 것들은 메모장으로 옮기고 블로그에 비공개 포스팅으로 올려요. 또 인스타그램에서 ‘보관하기’ 기능을 이용해 기록하고 있어요. 이런 기능만 사용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이 따로 있어요.
그리고 조금이나마 저의 생각을 더해서 저만의 언어로 풀어가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그 이슈에 대해서 나는 뭘 느꼈고 어떤 생각을 가지는지에 대해서 적어보는데, 이렇게 하지 않으면 그냥 스쳐지나가버리거나 무조건 수용하는 습관을 고쳐나갈 수 있게 되더라고요.

한주연, @hapsoseo.z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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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세상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숨막히는 세상이라고 느끼고 있죠. 벼랑 끝에 서 있는 기분이기도 하고요. 저를 비롯한 청년들은 안타깝게도 험난한 사회구조를 ‘존버정신’으로 인생 전체를 버티고 있다고 생각해요. 버티다 버티다 보면 어떻게든 무엇이든 되지 않을까요? 안 된다면 너무 슬플 것 같아서 그렇게라도 믿고 싶네요.

Q5. 고민이 작업으로 이어지나요?
고민이 작업으로 이어져서 탄생한 게 <합소서 모음집>이에요. 왜 자기소개서인데 진짜 내 소개를 할 수 없을까? 왜 자기소개서를 쓰면 쓸수록 나 자신은 희미해져 가는 걸까? 하는 고민이 거듭됐어요. 그래서 ‘이럴 바엔 진짜 내 소개를 할 수 있는 자기소개서를 책으로 내보자’라는 생각이 들어 독립출판물로 만들었습니다.
올 하반기 즈음에는 2탄으로 면접에 관한 책을 내보려고 해요. 새빨간 거짓말까진 아니지만, 면접관이 원하는 정답을 말해야 하는 면접이란 제도에 대해서 써보면 재밌을 것 같아서요.

Q6. 작업과 관련해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요?
북마켓 참여를 준비했을 때가 기억에 남아요. 북마켓에 독립출판물인 <합소서 모음집> 판매자로 참여했었어요. 어떻게 테이블을 꾸밀지 기획하고 준비하는 과정만 일주일이 걸렸고, 많은 신경을 썼어요. 그런데 하필이면 참여 날짜와 인·적성 시험일이 겹치게 되면서 둘 중 하나는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죠. 같이 마켓 참여를 하기로 한 다른 친구까지 NCS 시험이 잡히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어요. 취업준비생이란 신분이 독립출판물 제작자란 신분보다 앞섰기에 참여를 포기하고 인·적성 시험을 보러 갔는데 아직도 참 아쉽고 씁쓸하고 그러네요. 그리고 그 기업 인·적성 시험은 떨어져서 더더욱 아쉽습니다. 이럴 줄 알았다면 참여를 하는 거였는데 말이죠.

한주연, @hapsoseo.z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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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11. Deadline effect -
마감. 영어로는 ‘데드라인(deadline)’이라 불리는 무시무시한 존재.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에 ‘효과(effect)’를 붙이면 아이디어가 샘솟고 손이 빨라진다는 의미의 ‘마감 효과(deadline effect)’라는 말이 된다. 마감 전에는 생산성이 없다가도 마감이 임박하면 갑자기 작업의 효율이 급격하게 높아지는 것이다.
물론 마감은 누군가에겐 한순간 온 정신을 쏟아가며 넘어야 하는 높은 벽이고, 누군가에겐 긴 시간을 잡고 천천히 꼭대기로 올라가는 둘레길이기에 모든 사람들이 마감 효과를 경험하지는 않을 것이다. 두려움이 생기기도 하고 탁월한 작업 능력이 생기기도 하는 마감 앞에서 디자인·출판 노동자는 매번 어떤 심정으로 마감을 마주하고 있을까? it matters 11호에서는 오늘도 마감의 시계를 확인하며 모니터와 종이를 바라보고 있을 그들을 만나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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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리, Supersaladstuff @super_salad
🗣김먼지 @kim___dust
🗣박채희 @chae.hee.park
🗣성현(시언), 우리동네출판사 @he11o_stra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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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페이퍼프레스 @paper_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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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마감이 임박했을 때 어떤 심정인가요?
불안하고 초조하면서 약간의 희열이 있어요. 원래는 차분한 편인데 마감이 임박하면 행동이 급해져요. 동시에 ‘왠지 될 것 같다’는 이상한 자신감이 생기고 아드레날린이 솟아요.

Q5. 마감 효과를 경험하고 계신가요?
확실히 경험하고 있어요. 마감이 임박하면 짧은 시간 안에 스스로와 상대방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퍼포먼스를 내야 하잖아요. 그걸 충족해야 한다고 생각하다 보니 내면에서 압박이 생기는 것 같아요. 최단 기간에 최대한을 뽑아내려는 알 수 없는 의욕이 발동하죠.
그렇다고 해서 마감 효과가 발동하기 전에 디자인을 안 하고 있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일단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머리 한 켠에 저장되기 때문에 문득문득 작업에 대해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이 없는 상태라면 마감 효과가 제대로 발휘되지 않을 것 같아요.

정해리, Supersaladstuff @super_sal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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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8. 마감이 끝난 직후엔 주로 어떻게 시간을 보내시나요?
마감 전에는 ‘이것만 끝나면 바로 침대에 누워서 쉬어야지’ 하고 생각해요. 그런데 마감이 완료된 순간, 갑자기 역동적으로 놀고 싶어져요. 없던 약속도 만들고 전시나 영화도 보러 가요. 드디어 자유시간이 생겼다는 느낌이죠. 디자인이라는 일은 주도적으로 해야 하면서도 타의로 시작되고 진행되는 일이 많다 보니 마감 후에는 제가 다 결정할 수 있는 일이 하고 싶어지는 것 같아요.

Q10. 마감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필요해요. 물론 작업의 형태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요. 저도 개인 작업 같은 경우에는 아이디어가 있다 해도 초기에 자료를 취합하는 시간이 충분히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그게 모이기까지는 마감을 정해두지 않거든요. 마감이 있으면 조급해져서 더 많은 걸 볼 수 있는데 못 보게 될 것 같아서요. 그래도 이런 경우 외에는 마감이 없으면 진행이 더뎌지니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정해리, Supersaladstuff @super_sal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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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어떤 작업을, 누구에게 받아 마감하시나요?
저는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기획부터 출간 후 그리고 마케팅까지 관여하고 있는 출판 편집자예요. 작업을 설명하는 건 쉬운데, 누구한테 받는가에 대해서는 멈칫하게 되네요. 1순위는 당연히 대표님이겠지만, 저작물의 주인인 작가로부터 책이 왜 빨리 안 나오느냐고 쪼이기도 하고, 마케팅팀에서는 책이 잘 팔릴 수 있는 특정한 시기에 결과물이 나오기를 원하기 때문에 그쪽에서 마감 독촉을 받기도 해요. 최종 결정권자는 대표님이지만, 여기저기 다양한 이해관계 속에서 여러 명에게 마감 독촉을 받고 있다고 생각해요.

Q3. 마감이 임박했을 때 어떤 심정인가요?
저는 마감 모드가 있어요. 마감일로부터 1~2주 전에 마감 모드로 돌입해요. 다른 외부 자극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고 초긴장 상태로 마감을 맞이하는 거죠. 산만하지 않은 환경에서 마감에만 온 신경을 쏟아서 풀어지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여러 마감이 얽히고설켜 있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때 정신이 없다 보니 바보같은 실수를 할 때가 있더라고요. 표지에 오타가 난다든지, 발주처에 보낼 수량을 틀린다든지 하는 치명적인 실수들이요. 제가 멀티가 잘 안 되고, 옆에서 산만하게 굴면 실수를 잘 한다는 것을 깨달은 후부터는 스스로 마감 버튼을 딱 켜는데, 그때부터 날카로워지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제가 예민해 보이면 주변에서 ‘마감이냐?’하고 묻더라고요.
Q5. 마감 기간을 길게 잡으시는 것 같아요.
마감은 하루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는 최악을 상상하는 타입이라 그런지, 마감일보다 일주일은 더 빨리 스스로의 마감을 정해둬요. 예를 들어 목요일에 마감이더라도 그날 당장 디자이너가 아파서 파일을 못 받으면 데이터 아웃은 금요일에 해야 하니까요. 언제 무슨 변수가 생길지 모르니까 마감이 있는 주는 다 비워둬요. 마감은 마음 같이 안 되는 일이라 어쩔 수 없으니, 최대한 보호막을 설치해두는 거죠. 제가 떨어질 낭떠러지에 담요라도 몇 장 깔아놓는 심정으로요.

김먼지 @kim___du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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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7. 마감을 완료하기 전, 필수적으로 체크하는 것이 있다면요?
표지요. 마감일에는 어쨌든 본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을 수 없거든요. 기획과 콘셉트에 대한 것은 이미 제 손에서 떠났고, 표지에서 오타가 나지 않게 하려 해요. 자존심이죠. 표지의 텍스트에 오타가 없는지, ISBN 숫자나 책값이 잘못되지 않았는지, 이런 사소하지만 중요한 것을 확인해요. 틀리면 끝장이에요.

Q10. 긴 마감 기간이 지난 후에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시나요?
사실 작은 출판사에서 역량보다 많은 양의 책을 소화하고 있는 현직 편집자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바로 다음 책을 진행해야 하거든요. 심지어 교집합으로 진행할 때도 있고요. 이미 다른 책을 시작한 상태로 한 권의 책을 마감하는 거죠. 한 권의 책이 온전히 끝나고 다음 책이 시작하기까지의 시간이 전혀 없어요. 작은 출판사는 계속해서 신간이 나와야 신간 매출이 발생하니까 멈출 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마감이 끝난 후의 기쁨 같은 건 없는 것 같아요.
만약 좀 더 여유가 있다면 저는 그 기간에 마감한 책에 대한 마무리와 다음 책에 대한 준비를 하고 싶어요. 충분한 회의를 거쳐 함께 홍보할 회사도 찾고 강연회도 준비하며 마케팅에도 많은 힘을 쏟아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다른 책으로 빨리 전환해서 다른 교정을 또 봐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대신 독립출판 제작자로서는 마감 후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데이터 마감만이 아닌 텀블벅 배송, 서점 입고와 같은 물리적인 마감까지 모두 끝내고 나면 비로소 제 책에 대한 여유를 가질 수 있었죠. 매일 해시태그를 검색하며 누가 후기를 올리진 않았을까 기웃거리면서요. 편집자로서 작업한 책들도 제 자식이나 다름없는데, 막상 끝나면 다음 책 신경쓰기 바빠서 리뷰를 확인할 여유조차 없는 것이 아쉽네요.

김먼지 @kim___du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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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거치는 마감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보통 처음에는 만나서 1차 미팅을 하고, 그 이후에는 메일로 진행하는데 필요할 때는 만나기도 하죠. 또 클라이언트마다 마감 프로세스가 많이 필요한 분도 있고, 딱 정해진 몇 번만 거치는 분도 있어요. 제가 선호하는 것은 세 번 정도 마감을 거치는 거예요.

Q6. 디자인에서 마감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납품이라고 생각해요. 인쇄한 결과물이 클라이언트에게 도착하는 게 마감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작업 자체는 인쇄소에 넘기면 끝나긴 하죠. 프로젝트가 마감되는 날은 납품되는 날이고, 제가 디자인을 마감하는 날은 인쇄소에 파일을 넘기는 날이라 이 두 가지가 마감에서 가장 중요한 날이지 않을까 해요.
특히 인쇄소에 파일을 넘길 때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길 수 있어서 오전 9시에 일찍 넘기는 편이에요. 변수가 생겨도 오전 시간 안에 침착하게 해결할 수 있으니까요. 착오를 확인하고 수정할 땐 전화 상담하는 시간도 들잖아요. 낮 시간대에는 전화량이 많아서 오전에 틈새 공략하고 있어요. 그래서 일정을 짤 때도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마감을 오전으로 잡고 있어요. 이런 식으로 나름 마감을 제어하고 있는데, 제가 노력한다고 되는 건 아니고 모든 상황이 맞아야 마감이 가능한 것 같아요.

박채희 @chae.hee.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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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7. 마감을 완료하기 전, 필수적으로 체크하는 것이 있다면요?
마지막으로 체크할 건 꽤 많아요. 하나씩 다 훑는 것 같아요. 배경에 대한 부분, 색에 대한 부분, 그리드에 대한 부분, 쪽수에 대한 부분, 목차에 대한 부분. 또 전체적으로 가이드가 맞고 인쇄 도련선이 제대로 나왔는지 확인하고, 그래픽에서는 디테일한 부분을 확대해서 보기도 해요. 하나씩 다 훑고 나서 넘겨야 그나마 실수가 없어요. ‘이건 됐을 거야’하고 생각하는 순간 실수가 나오더라고요.
Q9. 마감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마감은 물론, 정상적인 마감 시간도 필요하죠. 예를 들어 발주가 10시인데 클라이언트가 9시까지 수정을 해서 디자이너가 마지막으로 체크할 시간이 1시간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가정해 보세요. 분명 디자이너가 마지막으로 체크해야 할 것들은 1시간 안에 모두 확인할 수 없는데, 그렇게 해야만 하는 마감이면 좋지 않은 것 같아요. 반대로 미리 이런 시간을 생각해서 일정을 잡고, 그 일정들이 제대로 지켜지는 마감이라면 좋은 마감이고 필요한 마감이라 생각해요.
그런데 이게 참 어려운 부분이라서, 때로는 디자이너가 강경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어요. 예시와 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 시간이 지켜지지 않으면 절대 좋은 작업물이 나올 수 없다’고 말할 수 있는 태도가 필요한 것 같아요. 좋은 마감을 위한 노력인 거죠. 몇 번 말을 안 하고 넘어갔다가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물이 나온 경험이 있어서, 그럴 바에는 중간에 디자이너가 어느 정도 리더십을 발휘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박채희 @chae.hee.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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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마감이 임박했을 때 어떤 심정인가요?
글을 쓰는 일은 계획을 세워 끝낼 수 있는 종류의 일이 아니라서 마침표가 보이지 않는 시점에서 마감의 압박이 오면 다른 종류의 일보다 더 불안해지는 것 같아요. 물론 그 불안의 정도는 글의 종류에 따라 다르고, 글의 양과 투고의 목적에 따라 다른 일이죠.
제가 주로 쓰는 시의 경우에 한정하여 이야기하자면, 어떤 영감이나 메타포 없이 쓰이기 어려운 종류의 글이므로 그 초조함은 남은 일의 양이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닐 거예요. 아예 쓰지 않거나 기존에 써 놓은 시 중에서 상황에 맞는 것을 골라 보내야 하는 자신과의 타협의 과정이 필요해요.

Q3. 마감을 완료하기 전, 필수적으로 체크하는 것이 있다면요?
맞춤법이요. 항상 실수가 많은 부분이죠. 교정 교열을 따로 봐주시는 분이 계실 때조차 실수할 수 있는 부분이라 몇 번이고 다시 체크해요. 되도록 많은 사람에게 원고를 보여주고 문맥상 이상한 부분은 없는지 오타는 없는지 검정 받기도 하고요. 이렇게 여러 번 검정해도 실수가 나오니 지하철엔 우산 귀신이 있고, 집엔 리모컨 귀신이 있는 것처럼, 원고에는 맞춤법 귀신이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성현(시언), 우리동네출판사 @he11o_stra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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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6. 독립출판물을 만드는 과정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마감하셨나요?
저는 세 권의 독립출판물을 만들었어요. 첫 번째 책은 시집 <씨, 발아한다>, 두 번째 책은 지하철에 관한 산문집 <매트로-놈>, 세 번째 책은 사랑에 대한 서간 시집 <당신이 잘 지낸다니 잘 되었네요. 저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예요. 세 권 모두 글이 먼저 있었고, 그것을 형식이나 주제에 맞춰 수정하고 편집한 것이라 별도의 마감은 없었어요. 누군가는 마감을 정하고 책을 만들기도 하겠지만, 저는 제가 만들고 싶은 책이 나올 때까지 스스로 독려하고 타협하며 만들었어요. 스스로 디자인, 편집, 출판, 유통 등 대다수의 일을 마무리했죠.
다만, 어느 선까지 글을 정리할 것인지에 대한 자기검열은 있었어요. 스스로 만드는 책에 대한 혐오와 부끄러운 마음이 드는 시기가 있어요. 지난 글들을 후에 다시 보면 수정하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드는데, 이것은 제 안의 무언가가 변화해서 그때의 감정과 멀어졌고, 글을 쓰는 재주가 그 사이 늘었기 때문이겠죠. 이러한 글쓴이의 변덕을 편집자의 마음으로 다잡고 ‘그 시절의 기록’에 의미를 두어 글을 마무리하지 않으면 책을 한 권도 내놓지 못했을 거예요. 독립출판작가로서 이러한 타협이 일종의 마감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성현(시언), 우리동네출판사 @he11o_stra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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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10. WLPS(Work-Life Positioning Sys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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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위치를 명쾌하게 표시해주는 GPS와 같이, 일과 삶의 지표를 적절히 고려하여 적합한 장소를 정해주는 시스템이 존재한다면 어떨까. ‘이곳에서 살고, 저곳에서 일하면 적합하겠어’라고 정해주는 가상 시스템 WLPS(Work-Life Positioning System)가 있다고 상상해보자. 디자인· 출판 분야 사람들 역시 나름의 WLPS를 따라 각자의 위치에서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때로는 그 위치 탓에 일과 삶 사이의 간극을 느끼고 있거나, 새로운 좌표로의 이동을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들의 WLPS는 어떻게 작동하고 있고, 그를 바탕으로 선출된 좌표는 어디인지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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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연, 참참참그래픽디자인 @charmcharmcharmgraphic @parkse.rachi
🗣안채빈 @anchaebin
🗣이지수 @jisulee.xyz
🗣우수민 @sooomin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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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페이퍼프레스 @paper_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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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어디서 살아왔고, 지금은 어디서 머물고 있나요?
계속 서울에서 살았어요. 원래 집은 노원구 중계동 쪽이고, 지금은 성북동에 작업실을 차려서 머물고 있어요. 제일 처음 얻은 작업실은 성북동 위쪽이었어요. 차고가 있는 작업실이어서 멋있는 느낌이 들어 혼자 되게 좋아했죠. 지금 있는 지하철 상권 쪽으로 내려온 지는 1년 정도 되었어요.
이 동네는 조용하고 사람이 많지 않아서 작업실 운영에 좋은 것 같아요. 또 예술가들이 많이 사는 편이라 서로 교류할 수 있는 환경도 괜찮고요. 제일 좋은 건 지역 사회에서 저 같은 사회 초년생에게 일을 줄 수 있는 기반이 잘 되어 있다는 거예요. 경력 없이 프리랜서를 하면 아무래도 처음부터 기업 일을 하기는 힘든데, 성북문화재단의 도움으로 조그만 일부터 점점 키워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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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성북동에서 스튜디오와 함께 샐러드 가게를 운영하고 계시잖아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스튜디오는 학생 때 시작했어요. 보통은 취직하는 것이 일반적이니까 상당히 많이 고민했죠. 작년까지도 취업 공고가 올라오면 써봐야 하나 고민이 많았어요. 그런데 스튜디오를 시작할 당시에는 취직에 대한 불쾌감이 컸어요. 그 자체가 남들이 저를 수치화, 데이터화해서 일렬로 쫙 세우는 거니까요. 또 제가 편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제가 그래픽 디자인이라는 업종에 몸담고 있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엄청나게 큰 비전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이 일을 마흔 살 넘어서까지 할 수 있을까 고민해 보기도 했는데, 좋아하면서 하는 건 문제가 안 되는데 밥 먹고 사는 데는 좀 문제가 될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그래서 디자인이 아니지만, 디자인을 이용해서 할 수 있는 일을 해보자고 생각했어요. 그런 식의 일을 만들어둬야 나중에 편하고 재밌게 살 수 있지 않을까 해서요. 물론 좋아하기도 하고요. 그렇게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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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하기 위해서 이곳에 계속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작년까지만 해도 이 질문을 받았으면 그렇다고 대답했을 것 같아요. 지금은 ‘참참참 그래픽 디자인’이라는 이름으로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지만, 예전엔 지역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 ‘성북동 비둘기’라는 지역성 강한 이름의 스튜디오를 운영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올해는 여러 가지 이유로 마음이 바뀌었어요. 지방 선거를 통해 지역 단체장이 바뀌면서 사정도 많이 바뀌었고요. 그런 것에 디자이너가 얼마나 영향을 받겠나 싶겠지만, 지역의 일을 많이 했던 제가 느끼기에는 배정되는 예산부터가 많이 줄어든 느낌이에요. 물론 지금도 잘 정착한 것 같아서 만족하지만, 다른 지역으로 가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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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연, 참참참그래픽디자인 @charmcharmcharmgraphic @parkse.ra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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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6. 이곳에서 벗어나 다른 곳에서 일터를 마련하고 싶다고 생각하시나요?
해외도 생각해봤는데, 예전에 미국에 1년 정도 있으면서 제가 굉장히 한국형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한국에 있어야 한다면 ‘과연 서울이어야만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생각해봤어요. 어떻게 보면 서울은 기형적인 도시잖아요. 월세도 비싸고 젠트리피케이션이 급격하게 일어나요. 저번 작업실에서 지금 있는 곳으로 옮기게 된 이유도 그 때문이고요.
그런 것들을 피할 수 있는 곳을 떠올려보니 사람이 적은 지방을 생각하게 됐어요. 디자인 인프라가 많진 않지만, 내 능력 발휘하면서 일하면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어떤 지역에서 그곳만의 문화를 잘 확립하면 재밌는 일을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사실 서울에서도 가고 싶은 곳은 되게 많죠. 망원동이나 연남동같이 멋있는 동네 많잖아요. 한편으론 그런 동네에서 일하고 싶었지만, 붐비기도 하고 자신이 없었어요. 이미 경력도 길고, 지역의 일을 해내고 있는 스튜디오들이 너무 많아서 그들과 경쟁해서 똑같이 하기는 어려울 것 같았어요. 그래서 차라리 조용하고 자연스러운 곳으로 가자고 생각했죠. 찾다 보니 이 동네였어요. 지금은 여기도 스튜디오가 몇 개 생겼는데, 저 들어올 때는 정말 저밖에 없었거든요. 독점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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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1. 지방으로 가면 디자인 인프라가 부족할 텐데 그 부분도 고민하고 계신가요?
그럴 거라 생각해요. 제대로 된 인쇄소조차 찾기 힘들다고 들었거든요. 아무리 멋있게 해도 알아주는 사람들이 없을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데 굳이 누군가 알아줘야 하나 싶고, 인프라 같은 경우는 ktx 있으니까 충분히 오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물론 한국이 빨리 바뀌어야 해요. 모든 문화와 삶의 질이 서울에 다 쏠려있잖아요. 한 나라에서 태어났는데 다른 수준을 경험할 수밖에 없는 지역적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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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연, 참참참그래픽디자인 @charmcharmcharmgraphic @parkse.ra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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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어디서 살아왔고, 지금은 어디서 머물고 있나요?
저는 부산에서 태어나 20살에 상경하기 전까지 쭉 부산에서 살았어요. 아주 어렸을 때 아버지 사업 때문에 잠깐 울산에서 지낸 기간을 제외하면요. 그때는 너무 어릴 때라 기억도 잘 안 나요. 지금까지의 인생 대부분은 부산에서 살았네요. 대학 때문에 서울에 올라와 지금 딱 6년째 마포구에서 살고 있어요. 홍대를 기점으로 동교동, 서교동, 창전동을 떠돌다가 이제 성산동에 터를 잡았어요. 터를 잡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서울에서 산 곳 중에 성산동에서 가장 오래 지내고 있기 때문이에요. 3년 차 성산동 주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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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다른 곳이 아닌, 성산동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것이 있다면요?
엄청난 주거 비용의 지출이라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죠. 이 몸 하나 누일 곳을 위해 매월 50만 원을 땅바닥에 버리는 느낌을 체감할 수 있어요. 그나마 싼 곳을 찾아 성산동에 안착했는데, 요즘은 이 주변 집세도 슬슬 오르고 있어서 굉장히 걱정이 많아요. 앞으로 서울에서 계속 산다면, 주거 비용 문제가 계속 제 발목을 잡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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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주거비용 문제를 겪고 있으면서도 마포구를 떠나지 않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졸업하고도 계속 이곳에 사는 이유는, 결국 원점이지만 주거 비용 때문이에요. 홍대앞이 비싸다고들 하지만 원래 저렴했던 지역들도 그에 못지않게 월세가 어마어마하게 올랐더라고요. 여기나 저기나 다를 게 없다면 비교적 익숙한 환경에 있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만하면 월세도 나쁘지 않고, 집도 좋은 편이고, 동네도 조용하고 깨끗하고. 홍대는 근처 인프라, 을지로 상권이나 출판단지로의 접근성이 좋아서 제가 하려는 디자인·출판 관련 일을 하기도 좋고요.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작업하기에 이만한 환경이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만약 제가 정규직으로 취업하게 되면, 직장이 어디냐에 따라 이사를 고려할 수도 있을 것 같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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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채빈 @anchaeb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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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이곳에서 계속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글쎄요. 서울에서의 제 삶은, 물리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붕 떠있는 느낌이에요. 여러모로 이곳에서의 삶이 안정되지 못한 상태인데, '일 때문에 굳이 여기 있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그럼에도 일적으로 서울이라는 공간이 주는 기회나 인프라가 분명히 있기에 이곳의 삶을 포기하기 어려워요. 다른 한편으론 서울에 올라와 디자인을 전공하고 업으로 삼으면서, 뭔가 이루어낸 것이 아직 없다는 불안감 때문에 계속 있어야겠다는 생각도 하고요. 그래서 저는 디자인을 업으로 삼는다고 했을 때는 우선 서울에 있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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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이곳에서 벗어나 다른 곳에 일터를 마련하고 싶다고 생각하세요?
어디든 안정된 직업을 가지고, 일하면서 보람을 느끼고,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으로 가고 싶어요. 서울만큼, 혹은 서울보다 더 많은 기회와 인프라가 있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요.
사실 전부터 독일에 가고 싶었어요. 어느 다큐멘터리에서 독일 사회는 직업에 대한 귀천이 없고, 어떤 일이든 존중받고, 독일 국민이라면 그게 어떤 것이든 자기 일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환경이 너무 부러웠어요. 일이라는 건 삶에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거기서 오는 성취와 보람이 살아가는 데에 큰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게 가능한 환경에서 살아간다면, 일도, 삶도 더 나은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리고 독일은 집세도 싸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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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채빈 @anchaeb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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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어디서 살아왔고, 지금은 어디서 머물고 있나요?
저는 서울 용산구에서 태어나 대전, 광명, 용산, 양주를 거쳐 다시 용산구에 정착했어요. 용산구는 다양한 공간이 존재하고, 그곳에서 여러 문화를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에요. 제가 생각하는 용산은 두 가지 면을 가지고 있어요. 개발되어 새롭게 디자인된 편리한 공간도 있고, 이전의 세월을 가지고 그들만의 분위기를 풍기는 공간도 곳곳에 숨어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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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이곳에서 계속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렇진 않아요. 용산구에 대한 애착이 있고, 지금 저의 생활과 적합하다고 느끼는 지역이기 때문에 머물고 있지만, 지금 하는 일은 이곳이 아니어도 어디에서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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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수 @jisulee.x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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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용산구에서 벗어나 다른 곳에서 일터를 마련하고 싶다고 생각하시나요??
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잘 모르는 분야도 모험해보고 경험치를 쌓아보고 싶어서 기회가 된다면 다른 곳에 일터를 마련해보고 싶어요. 다른 지역구도 좋을 것 같고, 제가 아예 모르는 다른 나라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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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지금 당장 원하는 곳에서 머물 기회가 있다면,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저는 우주에 가고 싶어요. 칼 세이건의 창백한 푸른 점이라는 짧은 영상이 있는데, 그 영상에서 이런 말이 나와요. ‘역사 속의 모든 성인과 죄인이 태양 빛 속에 떠다니는 저 작은 먼지 위에서 살다 갔습니다. 지구는 코스모스라는 거대한 극장의 아주 작은 무대입니다. (…) 우리가 우주 속의 특별한 존재라는 착각에 대해 저 창백하게 빛나는 점은 이의를 제기합니다. 우리 행성은 사방을 뒤덮은 어두운 우주 속의 외로운 하나의 알갱이입니다. 이 거대함 속에 묻힌 우리를 우리 자신으로부터 구해줄 이들이 다른 곳에서 찾아올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 다른 세계를 방문할 순 있지만, 정착은 아직 불가능하죠. 좋든 싫든, 현재로선 우리가 머물 곳은 지구뿐입니다.’
좋든 싫든 우리는 지구의 어떤 곳에서 살아가야만 하는데, 제가 우주에서 머물러볼 수 있다면 남들이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이 쌓이지 않을까요? 그 경험을 바탕으로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 어디를 향해 가야 하는지를 생각하며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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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수 @jisulee.x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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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어디서 살아왔고, 지금은 어디서 머물고 있나요?
본가는 전주고, 대학에 입학하고 홍대 근처에서 살고 있어요. 서울에서는 학교 기숙사에도 있었고, 나라에서 운영하는 기숙사에도 있었다가, 작년 10월 말부터 성산동에서 자취하게 됐어요. 제가 살던 기숙사들이 다 성산동이라 주변을 잘 알고 있었고, 친언니도 그 주변에서 자취하고 있어서 성산동 쪽에 집을 구하게 됐죠. 서울에 있으면서 전주에는 자주 가지 못하게 되었어요. 가는 데도 4시간씩 걸리고, 또 돈이 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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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본가가 아닌 성산동에 살게 되었을 때 다르다고 느낀 점들이 있나요?
일단 좀 편해요. 교통이나 이것저것 편리한 것도 있지만, 서울에 온 뒤로 익명성이 생겨서 편해졌어요. 전주에서도 더 시골에서 살다 보니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이라서 편히 다니기가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서울에선 주변이 다 모르는 사람들이니까 마음에 들었어요. 시각디자인 전공자라 디자인 관련 분야를 접할 때 편한 것도 있어요. 전주에서는 전시를 보러 가려면 버스를 한참 탔어야 하는데, 여기는 바로 근처에도 디자인을 다루는 곳이 많다 보니 크게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그런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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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성산동에는 얼마나 머무실까요?
일단 집 계약이 2년이기 때문에, 스물넷까지는 여기 있겠네요. 졸업하고 나서 해보고 싶은 일도 출판, 편집 관련 일이라서 홍대 쪽에 계속 머물지 않을까 해요. 아무래도 홍대 근처에 디자인 관련 수요가 비교적 많다 보니까요. 계속 살아왔기 때문에 편하기도 하고, 인맥이 형성되어 있는 곳이어서 계속 맴돌게 될 것 같아요.
그래도 이쪽 관련 일을 성산동, 서울을 벗어나서도 지속할 수 있게 꾸려나가고 싶어요. 뭔가 저 자체가 중요한 콘텐츠가 되면 어디를 가도 일을 지속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욕심이 있거든요. 그래서 재택근무와 같이 공간의 제약이 덜한 일들이 많아졌으면, 그것에 대한 단점도 해결되었으면 해요. 직접 만나서 얘기하고 일하는 것과는 물론 다르겠지만, 다른 대안들을 찾아 공간에 속하지 않고 일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언어적인 부분이 해결된다면 해외에서도 일을 해보고 싶어요. 소위 말하는 북유럽 로망이 있어서, 그런 환경에서 교육을 받고 자란 사람들은 어떤 점이 다를지 직접 느껴보고 싶어요. 최근 진행했던 작업에서 가스라이팅에 대해 다루면서, 어렸을 때 배운 교육들이 무의식 속에 깊게 들어온다는 것을 느꼈어요. 인터뷰하면서 어릴 적 교육에서부터 잘못된 것들을 엄청 많이 발견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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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민 @sooomin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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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8. 졸업 후에 어떤 곳에서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시나요?
시각디자인 전공을 했으니 전공과 관련된 일터에서 여러 가지를 먼저 경험하고 차차 깨달아서 제 길을 가고 싶어요. 어디에 가도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다 보니, 졸업하자마자 특이하고 재밌는 일을 바로 해서 돈벌이로 이어지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힘들 것 같아요. 우선은 사회에 있는 직업에 맞춰서 일하다가 재밌는 생각이 떠오르면 그것에 따라서 직업 자체를 발명해서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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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9. 홍대에서 파주로 출퇴근하고 계시는데, 거리가 있는 곳을 오가는 삶은 어떤가요?
얼마 전 첫 출근을 하면서 가는 시간이 50분이나 있으니, 버스 타고 가면서 읽을 책이라도 하나 챙길까 고민을 했어요. 그런데 그것 자체가 마음의 압박을 주는 것 같기도 하고, 안 읽겠지 싶어서 안 들고 갔어요. 역시나 갈 때도 자고 올 때도 자고. 피곤한 삶인 것 같아요. 그럼에도 파주에 대한 약간의 로망은 있어요. 번잡한 홍대와는 달리 비교적 고즈넉한 느낌이 들거든요. 공간과 건물들도 멋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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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0. 지금 당장 원하는 곳에서 머물 기회가 있다면,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하와이요. 가본 적은 없는데 가족여행으로 갔던 캄보디아와 비슷한 느낌일 것 같아요. 활기차면서 여유롭기도 한 느낌이요. 그곳에서도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계속할 수 있다면, 일터로서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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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민 @sooomin3

no 9. Eye-eye, Capt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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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위에서 선장은 그간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배의 키를 잡고 모든 상황을 살피며 항해를 지시한다. 배 위에서는 선장의 말이 곧 법이기에 선원들은 대답한다. Aye-aye, Captain! (네-네, 선장님)
디자인/출판 작업에서 선장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은 ‘눈’이 아닐까. 각자의 눈으로 새로운 정보를 얻고 다수의 눈으로 작업의 상태를 확인해가면서, 결국 눈으로 볼 수 있는 중요한 무언가를 만드는 노동이기에 그렇다. 그래서 눈은 쉽사리 지치기 마련이다. 피곤하더라도 작업을 마치기 위해 잠을 무릅쓰고, 완벽한 항해를 위해 깜박임도 없이 선로를 지켜보기도 한다. 유일하게 온전히 쉬는, 수면 시간마저도 다음 작업을 위한 체력 비축의 시간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눈은 때론 작업하지 않을 때마저 선장의 역할을 해낸다. 작업 외적으로 본 것이 작업의 소스가 되기도 하고, 작업을 하다가 잠깐 쉬기 위해 눈을 붙였을 때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을 생각해보라. 디자인/출판계 노동자들의 눈은 무엇을 보고 담아내고 있으며, 어떤 상태일까?
파도치는 바다로 출항하기 전, 눈이 작업의 안녕을 묻는다면 대답해보라. Eye-eye, Capt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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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라, 팡팡팡그래픽실험실 @hwararararara @__pangpangpang
🗣다미안, 스페인책방ㆍ살리다 @contigo_de_salida @spainbookshop @salida_de_salida
🗣김미리내, 스튜디오 더블디 @kikirinaeru
🗣박성열, 도서출판 사이드웨이 @comic_park @sideways_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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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페이퍼프레스 @paper_press

[ -0.6, -0.6. 매일 렌즈 착용. ]

Q2. 작업을 시작하고 끝마칠 때까지 눈의 상태가 어떻게 변화하나요?
아무래도 온종일 렌즈를 착용하고 있어서 하루를 마감할 때엔 눈의 피로가 많이 느껴져요. 일의 특성상 모니터를 계속 보고 있어야 하는 게 원인일 것 같기도 하고, 눈에 무리가 많이 가는 것 같아요.

Q5. 그럴 땐 눈을 어떻게 쉬시나요?
렌즈를 오래 껴서 눈이 건조해지는 게 느껴질 때는 수건을 따뜻한 물에 적셔서 눈에 얹고 있어요. 눈의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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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라, 팡팡팡그래픽실험실 @hwararararara @__pangpangpang

[ -0.6, -0.6. 매일 렌즈 착용. ]

Q3. 어떨 때 시각적인 만족을 느끼시나요?
귀여운 동물을 볼 때요. 스트레스를 받을 때 귀여운 동물 영상을 찾아보곤 하는데 기분 전환도 되고 눈이 즐거워요. 특히 강아지를 무척 좋아해요. 지금 키우기도 하고요.

Q4. 일상에서는 눈이 어떨 때 가장 행복하고, 어떨 때 가장 불편한가요?
노래를 들으면서 눈을 감고 있을 때나 잘 때 눈이 가장 행복해요. 아무래도 일을 하지 않으니까요. 반대로 늦게까지 작업을 해야 할 때는 눈이 불편해요. 피치 못하게 눈을 24시간 이상 사용하면 뻑뻑해지고 건조한 게 느껴져요.

Q6. 눈에 특별한 능력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특별한 능력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상황 포착을 잘하는 것 같아요. 특이점이 있는 텍스트, 이미지, 배치 배열 등을 잘 발견하거든요. 주변을 관찰하다가 그런 상황이 포착될 때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종종 올리곤 해요. 그럼 사람들이 왜 네 눈에만 이런 게 보이냐며 신기해하고 웃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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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라, 팡팡팡그래픽실험실 @hwararararara @__pangpangpang

[ 0.9, 0.6. 4년 전부터 평상시 안경 착용. 특별한 경우 렌즈 착용. ]

Q10. 작업을 시작하고 끝마칠 때까지 눈을 어떻게 사용하시나요?
몇 번째 교정인가에 따라 달라요. 처음 볼 때는 모든 문장을 꼼꼼하게, 하나하나 순서대로 천천히 읽어요. 두 번째, 세 번째 볼 때는 문단 단위로 빠르게 훑게 돼요. 넓게 보면서 튀는 게 있는지, 페이지 번호나 이미지 박스는 온전한지 확인하죠. 대신 빠르게 읽으면 그만큼 얕게 읽게 되어서, 그러진 않으려고 노력해요. 툭툭 틀린 것만 찾아서 고칠 수도 있지만, 문장을 손 봐야 할 때는 자세히 보기 위해 속도를 조절하고요.
눈이 어지럽거나 교정을 많이 봐야 할 때는 종이에 뽑아서 보는 게 편할 때도 있어요. 모니터로 보는 것이 눈에 잘 안 들어온다 싶으면 지면에서 보는 게 훨씬 편하고 빠르거든요.

Q11. 모니터에서 볼 때와 지면에서 볼 때의 차이점을 느끼시나요?
네. 사실 모니터 화면에서 확대해서 보면 출력해서 볼 때보다 텍스트를 더 크게 볼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눈이 느끼는 피로도가 달라서 종종 종이에 출력해서 볼 때가 있어요. 그러면 집중도 더 잘 되고요. 모니터에서 볼 땐 괜찮았는데 출력해서 보면 틀린 게 하나씩 있기도 하더라고요. 꼭 뽑아서 봐야 해요.

Q13. 모니터를 많이 보다 보면 눈이 많이 피곤하진 않으신가요?
그렇더라고요. 제가 둔감한 편이라 피곤하면 그냥 몸이 피곤하다고 생각했지, 눈이 피곤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모니터를 자주 보다 보니 눈이 뻑뻑해지고, 작업을 많이 한 날에는 시야 한쪽이 조금 흐려지고, 노이즈가 낀 것처럼 초점이 잘 안 맞는 일이 가끔 생기더라고요.

Q14. 그럴 때 눈을 쉬게 해주는 방법이 있으신가요?
특별한 방법은 없어요. 그래도 가끔 눈이 아주 피곤하거나 충혈되면 안약을 빌려 넣어요. 그런데 저는 칠칠치 못해서 그것도 잘 못 넣어요. 넣으면 볼에 톡 떨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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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미안, 스페인책방ㆍ살리다 @contigo_de_salida @spainbookshop @salida_de_salida

[ 0.9, 0.6. 4년 전부터 평상시 안경 착용. 특별한 경우 렌즈 착용. ]

Q4. 눈에 특별한 능력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시각적인 지각에 있어서 텍스트를 정확하게 읽는 것 같아요. 하고 있는 모임에서 서로의 글을 바꿔 낭독하는 시간이 있는데, 다른 분들은 가끔 텍스트가 분명히 쓰여있음에도 본인의 관습대로 다르게 읽으시더라고요. 머릿속에서 먼저 ‘이 단어인가 봐’라고 성급하게 판단한 다음, 발음하기 전까지 수정을 못 하는 거죠. 그런데 저는 평균에 비해서는 좀 빠르고 정확하게 읽는 편인 것 같아요. 이게 일을 하면서 단련된 건지 기질인 건진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인지 일상에서도 텍스트를 자주 보게 돼요. 직업적으로 또는 기질적으로 텍스트가 있으면 읽고, 읽다가 이상한 게 감지되면 ‘이거 이상하다. 이거 틀렸어’ 하고 자꾸 생각하게 돼요. 아예 그런 걸 모아다가 교정해보면 재밌겠다 싶어서 지금 연재하고 있는 ‘일상의 교정’도 시작하게 되었죠.

Q6. 일상에서는 눈이 어떨 때 가장 행복하고, 어떨 때 가장 불편한가요?
공기가 좋을 때 눈도 행복한 것 같아요. 외국으로 여행을 갔는데 공기도 좋고 눈앞에 시원하게 트인 바다가 있을 때 행복해요. 그럴 때 눈이 호강한다는 느낌을 받거든요. 일상에서는 그걸 자주 느끼지 못하다 보니 화면과 소리가 큰 IMAX 영화관에서 대리만족하고 있죠.
반대로 좁은 공간에 해독해야 할 정보가 빼곡하게 있으면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것 같아요. 너무 많은 것들이 현란하게 펼쳐져 있으면 뭘 봐야할지 모르겠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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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미안, 스페인책방ㆍ살리다 @contigo_de_salida @spainbookshop @salida_de_salida

[ 0.9, 0.9. 도수 없는 서클렌즈 착용. ]

Q2. 작업을 시작하고 끝마칠 때까지 눈의 상태가 어떻게 변화하나요?
작업을 시작할 때는 흥분해서 눈의 움직임이 활발해요. 그래픽을 생산하느라 바쁘게 움직이는 손만큼 눈도 핑퐁핑퐁 움직이죠. 그러나 구체화하는 과정에서는 눈의 움직임이 느려지고 건조해지기 시작해요. 집중도가 높아질수록 눈의 깜박임이 적어져서 그런 것 같아요. 디테일을 보는 단계에서는 움직임이 거의 미미해지고 감을 생각조차 없이 정지하게 돼요. 때로는 무엇이라도 잡아내겠다는 의지의 실눈을 뜨기도 하며 무겁게 감았다가 떴다를 반복하죠. 이때부턴 살기 위해 깜박임을 하는 것 같아요. 작업이 마무리될 때는 눈앞이 뿌옇게 흐려지는데, 그 순간은 무서워요. 시력이 나빠졌다는 것을 짧게나마 느끼게 되거든요.

Q3. 눈에 특별한 능력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미용을 위한 목적도 있지만, 서클렌즈를 착용해서 시각적인 부분을 다르게 보고자 하는 욕망이 있어요. 새로운 눈을 장착해서 무언가를 바라볼 때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고 저만의 관점을 가지는 것으로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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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리내, 스튜디오 더블디 @kikirinaeru

[ 0.9, 0.9. 도수 없는 서클렌즈 착용. ]

Q4. 언제 시각적인 만족을 느끼시나요?
안정적으로 정리된 것에서 만족감을 느껴요. 대상은 늘 달라요. 책상 위, 바탕화면, ai 작업 보드 등 시선이 닿는 곳마다 안정감을 느끼고 싶어요. 바라보다가 갑자기 정리하는 일도 다반사죠.

Q5. 일상에서 눈이 어떨 때 가장 행복한가요?
고양이를 볼 때요. 관련 사진이든 실제 만남이든, 한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아요. 고양이의 눈빛이며 행동이며 모든 것을 보면 아이가즘(Eyegasm)을 느껴요. 키우지 않아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해요.

Q6. 눈을 어떻게 쉬고 해주고 있으신가요?
블루스크린 차단 안약을 매일 2~3번씩 넣어요. 회사 동료분이 블루스크린 차단 안경을 끼셨는데 추천해주셔서 처음 접하게 되었어요. 저는 안경을 끼지 않으니까 안약을 이용하게 되었죠. 원래는 매 시간 넣어야 하지만 색도 빨갛고 굉장히 자극적이어서 적게 넣고 있어요. 안약을 넣고 나서 피 흘리는 것 같은 눈을 보고 있으면 묘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확실히 눈이 시원해지면서 얇은 막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일주일에 하루 중 ‘아무것도 보지 않기’를 지키려 하고 있어요. 일주일 내내 모니터, 핸드폰, 그리고 일상의 모든 것을 보며 과부하 된 눈을 생각해서 하루 정도는 오랜 시간 눈을 감고 있으려고 해요. ‘아무것도 보지 않기’를 하는 동안에는 12시간 이상 잠을 자거나 눈 굴리기 운동을 해요. 집 천장의 모서리와 모서리를 눈으로 이어보거나, 벽에 붙어있는 사진을 좌, 우, 상, 하로 보면서 눈 운동을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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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리내, 스튜디오 더블디 @kikirinaeru

[ 0.1, 0.3. 평소 안경 착용. 격렬한 운동 시 렌즈 착용. ]
Q3. 작업하실 때는 주로 모니터를 자주 보시겠네요?
하루를 기준으로 못해도 한 8시간은 봐요. 요즘은 핸드폰도 많이 봐서 눈의 피로도나 건강에는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네요. 눈을 좀 쉬어줘야 하는데 쉴 때도 휴대폰을 보면서 쉬니까요.

Q5. 확실히 화면을 많이 보시다 보니 눈의 피로를 많이 느끼시겠어요.
불과 반년 전만 해도 눈에 대해서 전혀 걱정하지 않았어요. 출판 쪽 일을 하시는 분들이 눈이 피로하다는 얘기를 많이 하셨음에도 저는 그런 걸 잘 체감하지 못했거든요. 그때까지는 눈 때문에 힘들다는 생각은 안 했어요. 그런데 얼마 전부터 눈이 침침하고 피곤해지면서 ‘내 눈이 힘들구나’라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어요. 조금씩 심해지고 있어요. 내 눈도 이제 늙어가고 있나 싶어요.

Q10. 따로 눈을 쉬어주는 방법은 없으신가요?
안타깝지만 없어요. 1인 출판사로 독립한 지 1년 넘었고 책도 아직 1권 나왔다 보니, 삶이 팍팍해요. 지금이 제일 바쁠 때이기도 하고요. 눈을 쉬게 해주기 위해서 뭔가를 하지 못해서 슬퍼요.
생활 리듬과도 연관이 있는 것 같아요. 눈도 눈이지만, 몸의 전반적인 건강, 스트레스 정도, 그 외 여러 심리적 요인들이 결합해서 눈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않나 싶어요. 그래서 가끔 회사 다닐 때가 그립기도 해요. 혼자 일하다 보니까 생활 리듬이 깨지더라고요. 새벽에 일하고 아침에 자는 경우도 많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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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열, 도서출판 사이드웨이 @comic_park @sideways_pub

[ 0.1, 0.3. 평소 안경 착용. 격렬한 운동 시 렌즈 착용. ]
Q7. 눈에 특별한 능력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좀 뻔한 이야기지만,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했고 많이 읽었어요. 그래서인지 책을 통독해야 할 때 다른 분들보다는 빠르게 그 내용을 알아챌 수 있는 것 같아요. 텍스트를 읽고 거기서 뭔가를 끄집어내는 것이 평균보다 좀 더 빠른 것 같달까요?

Q8. 시각적인 만족을 느끼실 때가 있다면요?
어떤 사물에 고유의 시간이 담겨 있는 걸 볼 때 눈이 편안해요. 모니터 화면을 통해서는 실제 질감을 느끼기 힘들잖아요. 그런데 무언가가 사용되고 있거나 만든 사람과 같이 낡아가는 모습, 또는 시간이 흘러 쨍한 느낌이 사라지고 바랜 모습을 보면 시간의 깊이가 보이는 것 같아요. 미적인 것에서도 세련되면서도 한편으론 잘 낡아가는 느낌을 좋아해요. 그래서 결국 저에게 시각적인 만족은 단순히 눈에만 한정된 감각이 아니라, 다른 여러 감각과 결합한 하나의 감각이 아닐까 생각해요.

Q9. 일상에서는 어떨 때 눈이 가장 행복하고, 어떨 때 가장 불편한가요?
제일 불편할 때는 아무래도 과잉 노동에 시달렸을 때요. 눈이 뻑뻑해져요. 제일 행복할 때는 영화의 대형 스크린에 심취했을 때요. 영화에는 클로즈업 신들이 a많잖아요. 일상에서는 다른 사람의 표정이나 감정을 샅샅이 보면 실례인데, 영화에서는 그런 걸 잡아내서 보여주니까 고맙단 생각도 들고요. ‘이런 걸 보고 있는 건 되게 멋있는 일이구나’ 하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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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열, 도서출판 사이드웨이 @comic_park @sideways_pub

no.8 멘탈 푸드 한상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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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matters 8호에서는 인터뷰이 8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멘탈 푸드 한상차림’을 내어볼까 한다. 우리가 먹는 음식에 따라 몸의 상태가 바뀌듯이, 어떤 멘탈 푸드를 먹는지에 따라 생각과 마음이 달라지기도 한다. 멘탈 푸드, 마음의 양식이라고 하면 흔히 책을 많이 떠올리는데. 과연 책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책이 그들의 멘탈 푸드일까?
마음의 양식이라 불리는 책을 업으로 삼고 있는, 혹은 삼고 싶어하는 그들의 진짜 멘탈 푸드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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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훈 @this_cover
🗣박지용 @jiyong.4
🗣이정현 @Ja__yi.design
🗣임재훈(작가)
🗣민구홍, 민구홍 매뉴팩처링ㆍ워크룸 @suc42y
🗣최현호, 조세희, 책구멍 @thebookshowup @shinew @bookhole_talk
🗣김세린, 책구멍 @serinww @bookhole_talk
🗣오미령, 와우책문화예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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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페이퍼프레스 @paper_press

Q1. 당신의 멘탈 푸드는 무엇인가요?
레트로 게임이요. 여러 개의 업무를 동시에 해야 해서 정신이 없을 때, 일을 잠시 멈추고 게임을 하면 기분 전환이 되어서 일의 생산성이 많이 오르는 것 같아요.
Q3. 얼마나 자주 먹고, 어떨 때 먹나요?
하루에 한 번은 꼭 먹어요. 한 30분 가량, 수정 업무를 기다리거나 마감하고 나서 여유를 부리고 싶을 때 섭취하죠.
Q5. 여러 가지 레트로 게임 중 가장 좋아하는 게임은 무엇인가요?
옛 닌텐도인 패미콤(FC), 슈퍼패미콤(SFC), 최근에 출시된 닌텐도인 스위치(SWITCH) 내의 고전 레트로 게임을 즐겨요. 그중 젤다의 전설 시리즈, 스트리트 파이터2, 록맨을 가장 좋아해요.
Q6. 혹시 레트로 게임으로부터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을 때도 있나요?
하고 싶었던 레트로 게임이 출시되면 충동적인 결제로 이어져 지출이 꽤 크다는 것이 부정적인 영향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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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훈 @this_cover

Q1. 당신의 멘탈 푸드는 무엇인가요?
진부하지만 역시 책이에요. 대신 책을 읽는 것보다 사는 것이 저의 마음을 풍요롭게 해줘요.

Q2. 책을 사는 것을 멘탈 푸드로 고른 이유를 알려주세요.
좋은 글을 발견하는 것은 무척 기쁜 일이지만, 읽는다는 행위는 그 자체로 에너지가 소모돼요. 반면, 좋은 글을 찾기 위해 보물찾기하듯 마음에 드는 책을 고르고 집으로 데려오는 것은 황홀한 일인 것 같아요. 하여, 일상에 활력이 필요해지는 순간마다 저는 서점을 가거나 인터넷을 통해 책을 사는 것 같아요. 문제가 있다면 자주, 많이 사서 집에 아직 읽지 못한 책들이 한가득이라는 거죠. 하지만 그래서 더 행복한 것 같기도 해요.

Q3. 얼마나 자주 먹고, 어떨 때 먹나요?
평균적으로 한 달에 두 번. 한 번 먹을 때 아주 많은 양을 섭취해요. 과소비한다는 뜻이죠. 많이 지치는 날들엔 더 자주 먹기도 하는 것 같아요. 그것을 살 돈이 문제일 뿐,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으니까요. 먹고 싶어지는 순간은 딱히 규정할 수 없어요. 솔직하게 말하면 언제나 갈망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책을 사러 가는 날은 역시 좋은 글에 대한 갈망이 커질 때, 기운이 빠질 때, 불현듯 우울감에 사로잡힐 때. 대체로 기분 전환이 필요한 순간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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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용 @jiyong.4

Q1. 당신의 멘탈 푸드는 무엇인가요?
자전거를 타는 것이요. 따릉이로 한강 주변을 달리는 것이 아니라, 스포츠 경기에 가까운 사이클이요. 여러모로 저의 마음을 다잡아주는 것 같아요.

Q2. 사이클은 언제부터 탔고, 얼마나 자주 타나요?
제대로 탄 지는 6년 정도 됐어요. 대학교 때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면서 버스비를 아끼려고 타기 시작했는데, 그 회사에 마침 사이클을 타는 분이 계셨던 거예요. 그래서 같이 타면서 빠져들었어요. 지금은 아마추어 팀에서 매주 일요일 오전에 훈련하고 있어요. 짧게 타면 70km, 많이 타면 100~120km 정도 타요. 훈련 시간 외에 평일 저녁에도 타고, 가끔 지방이나 해외로 타러 나가기도 해요.

Q6. 혼자 타는 것보다 다른 분들과 함께 타는 것이 좋으세요?
사이클은 팀워크가 중요한 스포츠라서, 함께하는 팀원들과 서로 돕는 과정이 재밌어요. 이걸 ‘끌어준다’라고 표현해요. 보통 10명이 시속 30~35km로 4~5시간 동안 달리는데, 앞쪽은 공기저항이 세서 엄청나게 힘들어요. 앞사람과 뒷사람의 체력 소모 차이가 크니까 여러 명이서 돌아가면서 타요. 잘 타는 사람이 앞에서 리드하고 페이스 조절을 하는 것도 중요하죠. 서로 끌어주며 탈 수 있다는 점에서 혼자 타는 것보다 매력있어요.

Q10. 어떤 점에서 사이클에 매력을 느끼셨나요?
디자인은 정신적으로 노동해서 나오는 결과물이잖아요. 반면 사이클은 머리를 쓰기보다는 육체를 활용하는 거라서, 사이클을 탈 때는 디자인에 대한 생각과 걱정이 사라지더라고요. 그 순간만큼은 제 업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되어서 리프레시가 되니깐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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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Ja__yi.design

Q1. 당신의 멘탈 푸드는 무엇인가요?
프랑스 현대철학이요. 타인이 원하는 글을 쓰는 클라이언트 잡을 오래 하다 보니 어느 순간 나를 앞세우는 글쓰기는 지양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자연스럽게 내가 아닌 타인에 대해서 더 알고 싶어서 프랑스 현대철학책을 드문드문 읽기 시작했어요. 읽다 보니 타자에 관한 내용이 많이 와닿더라고요. 예를 들면, 제가 차를 타고 앞만 보고 운전하는 상황에서 옆자리 누군가가 ‘저기 노을이 아름답다’라고 말했어요. 그러면 저는 노을을 볼 순 없지만, 그 사람의 시선을 통해서 ‘노을이 아름다웠다’는 기억이 생기잖아요. 내가 매 순간 존재하고 움직이고 있는 세계를 타자를 통해 확장시켜 나갈 수 있다는 접근 방식이 마음에 들었어요.

Q4. 하루 중 언제 프랑스 현대철학을 접하세요?
오전에는 거의 책만 읽어요. 아침에 여유롭게 책을 읽는 걸 제일 하고 싶었거든요. 자기 전에도 봐요. 퇴사할 무렵부터 생긴 습관인데, 새벽에 야근하고 돌아와서 그냥 잠들기가 아깝더라고요. 그때부터 침대 위에 스탠드를 사놓고 책을 보다가 잠들게 되었어요. 그래서 침대 머리맡에 책이 늘 쌓여있어요. 뒤척이다 보면 책이 막 와르르 떨어지고 그래요.

Q6. 어떨 때 책을 읽으시나요?
마음이 제일 안정적일 때요. 마음이 불안정할 때에는 책을 읽을 생각이 안 나요. 그럴 땐 담배 피우고 절망하고 자기비하하고 그러는데, 이런 상황에 대비해서 마음이 안정적일 때 책을 한 페이지라도 더 읽어둬요. 마음이 엉망일 때 거기서 헤어나오는 시간이 좀 더 짧아지거든요.

Q10. 어떤 태도로 프랑스 현대철학을 섭취하고 계신가요?
처음 철학을 접할 때는 사실 아는 척을 하려고 봤어요. 유식해 보이려고요. 철학자 이름을 들먹이고 그들의 말을 인용하면서 괜히 있어 보이려고요. 그러다가 들뢰즈의 <천개의 고원>이라는 책에 얽힌 일화를 들었어요. 그 책이 쓰였을 당시 너무 어려워서 철학자들도 도무지 알아먹을 수 없다고 했었대요. 그랬더니 들뢰즈가 ‘당신들이 어려워하는 것은 당신들이 공부를 해서다. 내가 직접 눈으로 목격했는데 철학에는 문외한이고 책도 안 읽고 지성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 오히려 내가 제시한 철학적 개념들을 그냥 이해하더라’라며 ‘내 책을 턴테이블에 음반 올려놓고 음악 듣듯이 읽어달라’고 했대요. 그게 와닿아서 그렇게 읽으려고 하고 있어요. 제가 오독하는 것일지라도 제 삶에 피가 되고 살이 되면 좋은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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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훈(작가)

Q1. 당신의 멘탈 푸드는 무엇인가요?
멘탈 푸드가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지만, 요즘엔 옥수수수염차를 거의 매일 마셔요. 출근할 때 회사 근처 편의점에서 한 병 사서 퇴근할 때까지 조금씩이요.

Q2. 옥수수수염차가 최애 음료수인가요?
그렇게 물어보시면 요즘엔 최애죠.

Q3. 매일 옥수수수염차를 사서 출근하는 게 습관 같은 건가요?
원래 물을 자주 마셨는데, 그냥 물은 아무 맛도 없잖아요. 물론 물에서 맛을 느끼는 분들도 계시지만. 물 말고 다른 걸 마셔볼까 하다가 선택한 게 옥수수수염차예요. 고소한 데다가 성분표를 보면 당분은 없다고 하는데 은근히 달달하고요. 커피도 나쁘지는 않은데, 한창 자주 마실 때 한동안 밤에 잠을 못 자서 고생을 좀 했어요.

Q4. 한 브랜드만 고집하세요?
광동에서 출시한 V라인 옥수수수염차인데, 그냥 처음 눈에 띄어서 마신 게 나쁘지 않아서 계속 마시는 거죠.

Q5. 책을 멘탈 푸드로 꼽는 분들도 계신데, 이 말에 동의하시나요?
사람마다 다르겠죠. 멘탈 푸드가 정신에 도움이 되는 무엇이라면, 책을 만드는 입장에서는 동의하기 어려워요. 저한테 책을 읽고, 보고, 만지고 하는 건 아무래도 일의 범주 안에 있으니까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온갖 책과 씨름하다가 퇴근한 뒤에는 웬만하면 책은 더 이상 대하고 싶지 않아요. 책을 만드는 게 즐거운 일이긴 해도 늘 옥수수수염차만 마실 수는 없잖아요. 여덟 시간 동안 책을 만들면서 한쪽으로 기울어진 정신은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이나 스릴러 영화, 민구홍 매뉴팩처링 같은 것으로 바로잡죠.

Q6. 다른 음료수는 안 좋아하세요?
커피도 마시고, 우유도 마시고, 때로는 콜라나 사이다도 마시죠.

Q7. 혹시 음료수를 식사 대용으로도 많이 드시나요?
식사는 당연히 따로 해야죠.

Q8. 옥수수수염차는 하루 한 병이요?
하루에 최대 두 병이면 족해요.

Q9. 옥수수수염차가 긍정적인 영향만 주나요? 부정적인 영향도 있나요?
부족한 수분을 보충해주지만 아무래도 화장실을 자주 가게 돼요. 그 이상 부정적인 영향을 주면 마실 필요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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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구홍, 민구홍 매뉴팩처링ㆍ워크룸 @suc42y

Q1. 당신의 멘탈 푸드는 무엇인가요?
현호: 늦잠과 낮잠이요.
세희: 캬베츠롤이요.

Q2. 잠과 캬베츠롤을 멘탈 푸드로 고른 이유를 알려주세요.
현호: 스트레스를 받거나 머리가 복잡할 때, 해가 중천에 뜨고 다시 질 때까지 잠을 자고 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거든요.
세희: 시험, 팀플, 공모전 준비에 치여살던 초겨울 어느 날, 학교 가까이 사는 친구 집에 들렀어요. 그때 친구가 내줬던 음식이 캬베츠롤이에요. 지쳐있던 저에게 따뜻한 위로와 응원이 되었죠.

Q3. 얼마나 자주 먹고, 어떨 때 먹나요?
현호: 언제 마지막으로 먹었는지 가물가물해요. 연말에 한가해지면 1주일 동안 한적한 곳으로 가서 저의 멘탈 푸드만 한없이 먹을 계획이에요.
세희: 날이 싸늘해질 때면 매년 생각나요. 힘든 날에도 떠오르고요. 제가 만들면 그때 그 맛이 안 나서 매번 친구에게 연락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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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호, 조세희, 책구멍 @thebookshowup @shinew @bookhole_talk

Q1. 당신의 멘탈 푸드는 무엇인가요?
단호박 수프요. 마음의 양식이자 몸의 양식이죠.

Q2. 단호박 수프를 멘탈 푸드로 고른 이유를 알려주세요.
전 직장에서 야근할 때 길 건너 도시락 체인점의 단호박 수프를 자주 사다 먹었어요. 각종 편의점 음식으로 몸이 망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건 좀 괜찮지 않을까’하며 위로하는 마음으로 사 먹었죠. 물론 설탕이 엄청나게 들어간 레토르트 식품이었기에 다를 바 없었겠지만, 따뜻하게 데워진 느낌이 좋았어요. 퇴사하고 나서 문득 그 맛이 그리워져 직접 단호박을 사서 만들어봤는데 조리 방법도 간단하고 맛있더라고요. 물론 단호박을 손질하는 게 번거롭고 시간이 걸리기는 하지만, 머릿속이 복잡할 때 생각을 분산시킬 수 있어서 좋았어요.

Q3. 얼마나 자주 먹고, 어떨 때 먹나요?
요리를 잘 안 해서 자주 먹진 않지만, 스트레스를 받을 때나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먹고 싶어져요. 이번 연말에 친구들과 파티할 때도 만들 계획이에요. 이제는 제가 제일 잘하는 요리로 등극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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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린, 책구멍 @serinww @bookhole_talk

Q1. 당신의 멘탈 푸드는 무엇인가요?
동물 사진, 전자책, 퀸(Queen)의 음악이요. 늘어놓고 보니 사이버펑크 느낌이 나네요.

Q4. 얼마나 자주 먹고, 어떨 때 먹나요?
책과 관련된 업무가 정적이고 평화로울 것 같지만 실제로는 다이나믹한 일상이 펼쳐져요. 출퇴근길, 너덜너덜한 마음에 위로가 필요할 때는 동물 사진을 봐요. 전자책은 지식과 영감이 필요할 때 주로 찾아요. 종이책의 냄새와 질감을 사랑하지만, 출퇴근길, 점심시간, 화장실에서까지 스마트폰을 놓지 않는 일상에 전자책만 한 것도 없거든요. 가끔 분노의 부스트업과 전투적인 집중력이 필요할 때는 퀸의 음악을 듣구요.

Q5. 멘탈 푸드로부터 받는 영향을 알려주세요.
각성이 필요할 때 커피를, 당이 떨어졌을 때 사탕을 찾는 것처럼 마음의 양식도 그때그때의 결핍에 따라 선택하게 돼요. 동물 사진은 위로를, 전자책은 영감을, 퀸의 음악은 집중을···. 저에게 주는 영향은 다르지만 모두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게 돕는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저의 멘탈 헬스는 중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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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령, 와우책문화예술센터

no.7 n년 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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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생생하게 살아있는 생각을, 영감을, 경험을 전달하는 인터뷰에서 인터뷰이는 자신의 경험담 혹은 영웅담을 들려주고 돌아간다. 어느 매거진의 인터뷰에 실릴 정도라면, 그 사람은 매거진이 다루는 주제 안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을 것이다. 마음 한구석 어딘가 눈여겨보던 매거진에서 대단한 누군가로 소개되고 싶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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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는 4명의 인터뷰이가 바라는 나이에 하게 될, 원하는 매거진과의 가상 인터뷰 상황을 통해 그들이 어떤 앞날을 그리며 살아가고 있는지 들어보았다. 가까운 미래부터 조금 먼 미래까지, 행복하게 일하는 사람들을 다루는 매거진부터 듣도 보도 못한 가상의 매거진까지. 각기 다른 시간대에 다른 주제로 실릴 n년 뒤 인터뷰들을 미리 엿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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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중 @hiorbye.de
🗣이상엽, 와우산타이핑클럽 @sangyeopcci
🗣수수진, project158 @project158⠀⠀⠀
🗣김민성 @move_stead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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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페이퍼프레스 @paper_press

Q1. 말씀해주신 가상의 매거진 <아웃사이더>는 어떤 매거진일까요?
이름은 <아웃사이더>이지만 실은 되게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매거진이지 않을까 해요. 보통 우리가 접하는 인터뷰에서는 어떤 ‘테두리’ 안에서 성공한 사람을 다루는데, 그런 사람들을 보통 사람으로 볼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제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거기에 나오는 사람들은 너무나 괴리가 있거든요. 그래서 <아웃사이더>가 어떤 사회적인 통념과 다른 선택을 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다루는 매거진이었으면 하고, 그런 곳이라면 제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제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안녕, 디자이너’를 시작한 것도 테두리 안의 특별한 사람을 다루기보다는 테두리 밖 보통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어서이기도 하고요.

Q4. 테두리에 대해서 언급해주신 점이 인상깊어요. ‘안녕, 디자이너’를 진행하면서 생각하는 디자인 전공의 테두리, '이 정도면 우리 과 나와서 그 일 하는 거지'라는 생각의 마지노선이나 경계가 있다면요?
디자인의 범위나 테두리는 정하기 어려운 부분인 것 같아요. 그리고 사실 중요한지 잘 모르겠어요. 내가 어떤 일을 하는 것인지, 그것이 디자인하는 것인지 아닌지를 굳이 나눠야 하는가 하는 생각도 있고요. 얼마 전 ‘안녕, 디자이너’에서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는 분을 인터뷰했는데 본인을 "저는 싱어송라이터입니다"가 아니라 "저는 글을 쓰고 노래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라고 소개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그 후로 "저는 요즘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 이야기를 잘 전달하기 위해서 글을 어떻게 쓸지 고민하고 있는 사람입니다"라고 이야기를 해요. 굳이 직업이 아니더라도 자신을 표현할 방법은 많으니까 꼭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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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중 @hiorbye.de

Q5. 언제쯤 <아웃사이더>에 실리고 싶으신가요?
마흔다섯. 그때가 되어야 제가 좀 더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거고, 너무 어리지도 늙지도 않은 것 같아요.

Q6. 마흔다섯까지는 뭘 하며 살고 계실 것 같으세요?
저는 해외에 자리를 잡을 거예요. 동남아나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같은···. 마흔다섯에는 그곳에서 작은 식당을 하면서 살고 있을 것 같아요. 제 친구들 혹은 가족들이랑 함께 즐겁게, 소소한 일을 하면서요.

Q7. 디자인을 전공한 것에 대해 마흔다섯의 재중님은 어떻게 느낄 것 같나요?
지금도 정말 잘했다고 생각해요. 제가 디자인과에 오지 않았다면 주체적으로 삶을 살지 못했을 것 같아요. 예전의 저는 시키는 것을 잘하는, 항상 테두리 안에서 살았던 수동적인 사람이에요. 그런데 디자인과로 오면서 달라졌어요. 저는 디자인의 본질이 어떤 문제를 찾고 그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내는 것이라 생각하거든요. 결국에는 문제점을 찾는 훈련을 계속하다 보니 내 인생, 내 삶, 내 미래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된 것 같아요. 삶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주체적으로 살았느냐인 것 같아요. 내가 얼마나 중심이 되어서 어떤 일을 했고 거기에 얼마만큼의 정성을 쏟아서 좋은 결과를 냈는지… 이런 것이요. 마흔다섯의 저라면 그걸 되게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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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중 @hiorbye.de

Q5. ‘아름다움’을 다루는 가상 매거진을 어떻게 떠올리게 되셨나요?
어떤 매거진과 인터뷰하면 좋을지 생각했을 때 바로 떠오르는 건 없었어요. 그런데 제가 미술을 오래 해오면서 했던 고민에 대해 얻은 답이 하나 있었어요. ‘아름다움’이에요. 궁극적으로 내가 뭘 하고 싶은가를 생각했을 때 아름다운 것을 하고 싶고, 아름다운 것을 만들고 싶고, 아름다워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지속하고 싶은 게 있다면 그것이 지면이 됐건, 공간이 됐건, 전시가 됐건 아름다운 것이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아름다움을 다루는 매거진을 떠올렸어요. 그래서 “____ is beautiful”이라는 문장을 계속 생각하면서 무언가를 꾸리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이 문장을 확장 가능한 형태로 구현하고 싶고, 한정된 것을 넘어 ‘beautiful’을 찾고 싶고, 그러한 사람들, 순간들, 대상들을 만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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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엽, 와우산타이핑클럽 @sangyeopcci

Q7. 아름다움을 다루는 매거진에 소개가 될 때 몇 살이었으면 좋겠나요?
글쎄요, 한 3년 안이면 좋겠어요. 사실 기회가 되면 그게 꼭 크거나 완성도가 높지 않아도 되니까 가까운 시기에 바로 시작하고 싶어요.

Q10. 3년 뒤 매거진에 소개되는 상황에서,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다면 어떻게 답하고 싶으신가요?
앞으로도 제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에 한계를 두지 않고 넓혀가고 싶고, 그런 아름다운 것을 계속 찾아가는 게 저의 계획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어디 들어가서 뭘 하겠다기보다는, 내가 어딜 들어가든 들어가지 않든 그것을 선택하는 기준 자체가 ‘이게 나에게 있어서 아름다운 건가?’ 아니면 ‘아름다움의 가능성이 있는 일들인가?’라는 질문들이 될 것 같아요. 제가 하는 일들 자체가 저를 아름답게 하고 다른 사람들도 아름답게 하는 그런 일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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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엽, 와우산타이핑클럽 @sangyeopcci

Q5. ‘수수진’이라는 이름에도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사실 무겁게 생각하고 지은 이름은 아니에요. 나중에 의미를 부여하게 되긴 했지만요. 솔직히는 미국 교환학생 시절에 친구가 저를 ‘수수’라고 불러서 그것 때문에 ‘수수진’이라는 이름을 쓰게 된 거에요. 그런데 계속 이 이름을 쓰다 보니까 ‘수수’라는 단어 자체에 궁금증이 생기더라고요. 좋지도 않고 싫지도 않은 상태를 ‘수수하다’라고 해요. 제 성격이랑 잘 어울리고 삶의 방향과도 잘 맞는다고 생각해서 ‘수수’와 이름 ‘수진’을 붙여서 쓰게 되었어요.
Q8. ‘그림’을 주제로 <베어매거진>에 실리고 싶다고 하셨죠? 몇 년 뒤가 될까요?
제가 되게 겁이 없는 편이에요. 사실 베어매거진에 이미 메일을 보냈어요. 저는 좀 일렀으면 해서 내년쯤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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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진, project158 @project158⠀

Q10.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삶은 어떠세요?
아무래도 이전에는 직장인으로 살았으니까 해야 하는 일들을 하고, 뭘 했는지를 계속 보고해야 했는데 그런 게 없어지니까 너무 행복해요. 처음에는 ‘첫 번째로 좋아하는 일은 취미로 하고, 두 번째로 좋아하는 일을 일로 하라’는 말을 많이 들었던 터라 다시 직장으로 돌아갈까 고민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어쩔 수 없이 급하니까 그림으로 돈을 벌기 시작했는데 막상 직업이 전환되고 보니 정말 행복한 거예요.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진짜 해보지 않으면 겪기 전까지는 모르는 것 같아요.

Q11. 0.5년 뒤 <베어매거진>과 인터뷰를 하는 시점에서,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다면요?
지금까지의 제 삶을 흘러가는 것처럼 살아왔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그렇게 흘러가면서 살 것 같아요. 이렇게 흘러가는 대로 계속 수수진이라는 이름으로 작업을 하고 있지 않을까요? 저는 독립출판 유통이 예전보다 엄청나게 활발해졌고, 물론 책방이 문을 많이 닫기도 하지만 이 시장이 훨씬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젊은 사람들이 뭔가 새로운 것을 계속해서 원하는데 언젠가는 그 새로운 것이 지적인 어떤 것인 날이 오지 않을까 해요. 그걸 채워줄 수 있는 곳이 독립책방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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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진, project158 @project158⠀

Q1. 을 인터뷰하고 싶은 매거진으로 선정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은 정말 우리 근처에 널려있는, 혹은 내가 될 수도 있는 끔찍한 사람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매거진이에요. 근데 저는 이런 매거진을 볼 때마다 안도감을 느껴요. 나도 썩 좋은 사람이 아닌데 다른 사람들도 썩 좋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때···. 꿈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현실적으로 여러 가지 생각할 것이 많다 보니 '아, 내가 썩 좋은 사람도 아니고 능력이 출중한 사람도 아니구나'라는 걸 깨닫게 될 때가 많았어요. 그래서 혹시라도 제가 운이 좋아서 성공하더라도 나는 그렇게 괜찮은 사람도 아니고 썩 훌륭한 사람도 아니지만, 그냥 어쩌다 보니 운이 좋아서 성공하게 되었고 여전히 이상한 생각과 찌질한 생각을 하며 살고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어서 을 선정하게 된 것 같아요.

Q8. 에서 민성님은 어떤 면에서 제일 Terrible한 사람으로 소개되고 싶은지 궁금해요.
여러 방면에서 Terrible한데, 연애가 제일 Terrible한 것 같아요. 혼자서는 Terrible하게 하더라도 그건 저만 피해를 보면 되잖아요. 그런데 연애는 저의 찌질한 모습 때문에 항상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게 되는 것 같아요. (···) 또 제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게 되지 않을까요? 최근 페이스북 글을 올리면서 많은 ‘좋아요’를 받았는데, 그걸 보면서 ‘과연 이게 맞는 것인가? 나는 스스로 내가 지옥길로 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람들이 이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지?’라는 생각을 하게 돼요. 나는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모든 것이 잘 굴러가고 있는 것처럼 인터뷰 요청이 들어오고 응원 댓글이 엄청나게 달리고···. 제가 굉장히 포장되어 있는 것 같아요. 물론 다 감사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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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move_steadily

Q4. 그럼 에 소개되고 싶다고 하신 7년 뒤에는 뭘 하고 계실까요?
7년 뒤에는 바(bar)를 할 것 같아요. 저는 처음 만난 사람과 대화하는 것을 좋아해요. 깊은 관계가 되면 이 사람이 나를 걱정할까봐 정작 내 안에 있는 큰 고민을 많이 공유하지 못하게 되더라고요. 오히려 서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끼리는 그런 얘기를 쉽게 하고 해결책을 얻는 경험을 몇 번 했어요. 그럴 때는 또 술이 들어가면 더 좋으니까 바를 생각하게 되었죠.

Q6. 7년 후의 민성님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생각하고 살아온 것은 무엇일까요?
가치관인 것 같아요. 저는 저를 정의하는 것이 세 개 정도 있다고 생각해요. 페미니스트, 공간, 비관론자. 생각해보면 처음 퇴사했던 이유도 이걸 지키기 위해서였어요. 제가 다니던 회사에 파다하게 퍼져있는 여혐과 언어 성추행을 못 견뎌서 퇴사했거든요. 또 공간을 되게 좋아해서 ‘스페이스 컬렉터’라고들 하는데 이런 것은 그냥 제가 좋아하는 거고요. 비관론자로서는 늘 스스로가 실패할 것이라 믿어요. 사람은 결국 죽고 모든 환경이 바뀌니까요. 아무리 열심히 해도 실패하고 다 끝이 있기 마련이기에, 도리어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려 노력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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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move_steadily

no.6 Wonderful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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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know much about history. (역사는 많이 알지 못해요)
Don’t know much about biology. (생물학도 잘 모르죠)
…But I do know “one and one is two” (그래도 “1 더하기 1은 2”라는 건 알아요)
And if this one could be with you. (당신이 이 1과 함께 있다면)
What a wonderful world this would be. (얼마나 멋진 세상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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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 Cooke, 『Wonderful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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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 나오는 누군가는 ‘내 삶의 주인은 나 자신’이라고 말하기도 한다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을 때가 있다. 내 삶의 주인공이 바뀌어버린 기분이 드는 순간, 소환하고 싶은 가장 아끼는 캐릭터가 있다면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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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matters no.6 Wonderful World>에서는 홍대앞 디자인·출판계 사람들의 사적인 히로인/히어로를 만났다. 성격이 쪼잔해 보이기도 하고 단순한 영웅심으로 똘똘 무장한 캐릭터가 어느 순간 매력적으로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4명의 인터뷰이가 소개하는 각양각색 히로인/히어로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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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포스트스탠다즈 @poststandards ⠀⠀⠀⠀
🗣김선예, 아작 @vividmono ⠀⠀⠀⠀⠀⠀⠀⠀⠀⠀⠀
🗣정문기 @quicktimeevent ⠀⠀⠀⠀⠀⠀⠀⠀⠀⠀⠀⠀⠀
🗣홍세인, 포푸리 @seinandpopur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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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페이퍼프레스 @paper_press
일러스트. 백주홍 @white_tangerine

Q1. 특별히 좋아하는 히로인/히어로가 있나요?
저는 <스티븐 유니버스>에 나오는 주인공 스티븐 유니버스의 아빠 그렉 유니버스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Q2. 자신의 히로인/히어로만의 매력을 어필해 주세요.
일단 그렉은 보통 성장만화에 나올 법한 체형과 성격이 아니에요. 인생을 살면서 적당히 체념할 줄 모르고, 무턱대고 성실하게 봉사하듯이 일하는 스타일도 아니에요. 케세라세라(que sera sera) 식 무한 긍정의 성격인데 그렉이 그런 경지에 오르기까지의 과거가 있어요. 록 밴드를 했었는데 다 망해먹고 아무것도 안 되고… 그 외에도 스스로 성실하진 않지만 아들에게 성실하라고 절대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 모든 사람과 대화로 문제를 풀려고 노력한다는 점도 맘에 들고요. 요즘은 너무 둥글둥글한 성격이 세상 살기에 안 좋다고 하지만 오히려 이런 성격이 더 그렉 유니버스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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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포스트스탠다즈 @poststandards

Q3. 히로인/히어로의 조건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요즘에 영웅이 영화를 통해서 이슈화되잖아요. <아이언맨> 성공 이후에 계속 그런 영화가 나오고 있기도 하고요. 오히려 <다크나이트> 때까지만 해도 영웅이 현실적인 모습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극적인 히어로의 모습이 많이 보여요. 저도 2008년도까지만 해도 <아이언맨>을 엄청 좋아했는데, 지금은 아니에요. 편협한 시각일 수도 있겠지만, <아이언맨>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동경하는 남자들이 전형적인 한국 남자들의 모습처럼 보인다고 할까요? (웃음) <블랙 팬서> 감독(라이언 쿠글러)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2018년에 <아이언맨 2> 같은 영화가 나왔다면 아마 난리가 났을 거라고요. 극 중 아이언맨이 여자를 등한시하고 물건 취급하는 마초 캐릭터거든요.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지금 그 영화가 개봉했다면 과연 성공할 수 있었을까’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네요. 제가 생각하는 히로인/히어로의 조건은 사회 속에 너무 튀지 않게 잘 녹아들되, 남한테 민폐를 끼치지 않고, 협동할 때가 있다면 발벗고 나서는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영웅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사실 우리나라 현실 속에서 아이언맨이 나올 수가 없잖아요. 그건 전쟁이라는 상황에서 나온 영웅들이니까요. 서로 싸우는 상황에서 영웅이 탄생하는 것이라면 그 영광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Q4. 자신의 히로인/히어로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지금 그대로 살되, 살은 조금 뺐으면 좋겠다. 탈모가 더 진행되기 전에 프로페시아를 한 정씩 먹길 바란다.”
저도 먹고 있습니다. 요즘 불안한 증세가 나오고 있어서요. 그거 먹으면 직방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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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포스트스탠다즈 @poststandards

Q1. 특별히 좋아하는 히로인/히어로가 있나요?
영화 <헬프>에 나오는 미니 잭슨요!

Q2. 자신의 히로인/히어로만의 매력을 어필해 주세요.
‘똥이나 먹어라!’ 욕한 것을 정말 그대로 실천하는 화끈한 캐릭터예요. 빌런에게 엄청 통쾌하게 복수를 하거든요!
미니의 ‘강강약약’의 모습이 좋아요. 미니는 영화에서 ‘빌런’ 같은 존재에게 고용된 가정부인데, 비가 말도 안 되게 많이 오던 날 집안 화장실을 썼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해요. 그래도 미니는 기죽지 않고 복수를 해요. ‘💩특별한 재료💩’를 넣은 초콜릿 파이로요. 🥧
<헬프>를 보게 되면 미니에게 안 빠질 수가 없을 거예요. 사실 처음 <헬프>를 보게된 건 순전히 엠마 스톤이 출연했기 때문이었어요. 엠마 스톤의 필모그래피를 주욱 훑던 때였거든요. 그런데 <헬프>를 보다 보면 엠마 스톤(스키터)보다 자꾸 눈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있어요. 60년대 미국 배경에서 온갖 차별을 겪고 사는 흑인 가정부 에이블린과 미니예요. 흑인 가정부 손에 자란 스키터가 그들이 차별받고 도구처럼 소모되는 실상을 알게 되어 세상에 알릴 책을 만들 계획을 하고, 인터뷰할 흑인 가정부를 모으고 설득하지만, 모든 게 시작될 수 있었던 건 에이블린과 미니가 용기를 내 폭로하기로 했기 때문이에요. 부당한 대우를 받는 걸 이야기하는 것조차 그들에겐 생계와 생명을 위협받을 만한 일이었기 때문에 목숨을 건 용기를 낸 것이죠.
미니 잭슨 캐릭터를 연기한 옥타비아 스펜서는 영화 <히든 피겨스>에서도 비슷하게, 유리 천장을 부수려 애쓰는 매력적인 캐릭터로 나와요. 이 두 영화는 꼭 세트로 보셔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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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예, 아작 @vividmono

Q3. 히로인/히어로의 조건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조건이 있을까요? 토르처럼 전지전능하면 히어로질 하기는 좀 더 편해지겠지만…
누구나 히로인, 히어로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필요하다면 아주 조금의 용기?

Q4. 자신의 히로인/히어로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너무 궁금해요.. 초콜릿 파이의 비결이 뭔지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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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예, 아작 @vividmono

Q1. 특별히 좋아하는 히로인/히어로가 있나요?
특별히 애정을 가지고 보게 되는 캐릭터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시리즈 <보잭 홀스맨>의 배우 에이전트/매니저인 프린세스 캐롤린입니다.
Q2. 자신의 히로인/히어로만의 매력을 어필해 주세요.
프린세스 캐롤린은 불확실한 목적에 대한 고민보다는 매일 째깍거리며 현실 세계를 근면하게 살아내는 캐릭터입니다. 그녀는 삶과 커리어에 대한 투명한 욕망을 가지고 늘 실현을 위해 노력해요. 이런 성격이 젠체하며 인생을 가끔 놓아버리기도 하는 극중 등장인물들과 대비되면서 이 캐릭터를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해줘요. 이러한 매력들을 S4E9 ‘최악의 하루’에서 제일 잘 느낄 수 있는데, 스스로 힘든 하루였다는 생각이 들 때 불 끄고 자주 돌려보는 에피소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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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기 @quicktimeevent

Q3. 히로인/히어로의 조건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자기에게 주어진 역경과 외로움의 극복, 혹은 극복되지 않더라도 그것을 매일 버텨내는 능력이 빠질 수 없는 조건이 아닌가 합니다.⠀⠀⠀⠀⠀⠀⠀⠀⠀⠀⠀⠀⠀
-⠀⠀⠀⠀⠀⠀⠀⠀⠀⠀⠀⠀⠀⠀⠀⠀⠀⠀⠀⠀⠀⠀⠀⠀⠀⠀⠀⠀⠀⠀⠀⠀⠀⠀⠀정문기 @quicktimeevent

Q1. 특별히 좋아하는 히로인/히어로가 있나요?
영화 <안경>의 사쿠라입니다.

Q2. 자신의 히로인/히어로만의 매력을 어필해 주세요.
이번 해 3월, 15살 강아지 단비가 세상을 떠나고 많이 힘들었었는데 우연히 이 영화를 보게 되었어요. 등장인물의 대사가 괜히 마음에 와닿고 위로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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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세인, 포푸리 @seinandpopurri

Q3. 히로인/히어로의 조건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본받고 싶거나 공감가는 삶의 태도를 지닌 인물들. 저는 자기 삶에 무던한, 인생을 너무 멋지게 살기 위해 애쓰지 않고 적당히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사는 캐릭터에 흥미를 느끼거나 공감하는 것 같아요. 좋은 예일지는 모르겠지만 <브루클린 나인나인>이라는 미국 시트콤에 나오는 ‘지나’라는 캐릭터도 재밌었고요, 요즘 읽은 책 중에서는 <백의 그림자>의 ‘무재’라는 인물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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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세인, 포푸리 @seinandpopurri

no.5 Cooling “Quote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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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따위, 혜성처럼 나타나는 천재들 따위/신경 쓰지 않는다. 맥주나 더 마신다/ 점점 더 많이.”
위대한 작가가 되는 법(How to be a great writer), 찰스 부코스키(Charles Bukows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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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무더위가 계속된 8월, 몸과 마음의 온도를 내려줄 무언가가 간절히 필요하다. it matters 5호 Cooling “Quotes”(2)에서는 지난 호에 이어 누구나 마음속에 넣어두고 종종 꺼내 읽는 문구들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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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호 Cooing “Quotes”는 지난 6월 <2018 서울국제도서전>에서 8명의 출판인들을 만나 그들의 더운 머리를 식혀주는 문장을 수집한 결과물이다. 인터뷰이가 책에서 발췌한 문장과 각자의 머릿속에 상주하는 문구들을 함께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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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우·이윤규·정윤, 출판공동체 편않 @editors_dont_edit
🗣박보람, 사회평론 fb.com/sapyoungbook
🗣이지선, 은행나무 fb.com/ehbooks
🗣최해경, 마음산책 @maumsancha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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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페이퍼프레스 @paper_press

“이 우주에서 우리에겐 두 가지 선물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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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읽었던 책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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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화 <버닝>에 영향을 준 윌리엄 포크너의 단편을 다시 읽어보려고 하다가 발견한 『에밀리에게 바치는 한 송이 장미』라는 책입니다. “에밀리 그리어슨 양이 세상을 떠났을 때, 우리 마을 사람들 모두가 그녀의 장례식을 참석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단편을 다시 읽고는 처음 이 소설을 읽었을 때 느꼈던 감정이 떠올랐습니다. 이 기괴한 사랑 이야기에 동참케 했던 ‘우리’라는 인칭 대명사의 용법도 생생히 기억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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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특별히 좋아하는 책이나 문장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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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최근 다시 펼쳐보았던 미국의 퓰리처상 수상 시인 메리 올리버의 산문 『휘파람 부는 사람』에는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이 우주에서 우리에겐 두 가지 선물이 주어진다. 사랑하는 능력과 질문하는 능력. 그 두 가지 선물은 우리를 따뜻하게 해주는 불인 동시에 우리를 태우는 불이기도 하다.” 사랑하고 질문하는 능력, 그 말이 계속 생각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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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해경, 마음산책 @maumsanchaek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거나 걷거나 되도록 한 가지 감각만을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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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일에 과부하가 걸렸을 때 해소하는 방법이 따로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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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멈춤,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거나 걷거나 되도록 한 가지 감각만을 사용합니다. ⠀⠀⠀⠀⠀⠀⠀⠀⠀⠀⠀⠀⠀
Q2. 문제가 생겼을 때 본인만의 대처 방식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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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또한 일단 멈춤, 그 사람 혹은 그 문제와 약간의 거리를 두고 생각을 정리할 틈을 갖습니다. 일단 다른 공기와 시간이 유입되고 나면 똑같은 문제도 달리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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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해경, 마음산책 @maumsanchaek

“동료들은 그를 꿀로 가득 채운 석관에 재워놓고 봉인한 후, 겉에다 몇 년 몇 월에 봉인했는지를 표시한다. 100년이 지나면 봉인을 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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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특별히 좋아하는 책이나 문장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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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학을 즐겨 읽어요. 요즘엔 메리 로치(Mary Roach)의 책들을 시간 날 때마다 한 권씩 사서 읽고 있습니다. 얼마 전엔 소화기에 대한 이야기를 읽었지만 역시 『인체재활용(원제: STIFF)』이 제일 재밌어요. 내용도 흥미롭지만 어떤 번역자가 번역해도 비집고 나오는 메리 로치의 끊임없는 농담따먹기가 책을 놓을 수 없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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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아에서는 70~80세 되는 노인들이 다른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기꺼이 자기 몸을 바치기도 한다. 이들은 다른 음식은 먹지 않고, 목욕하고 꿀만 섭취한다. 한 달이 지나면 꿀만 배설하게 되고(대소변이 완전히 꿀이다) 그 뒤 사망한다. 동료들은 그를 꿀로 가득 채운 석관에 재워놓고 봉인한 후, 겉에다 몇 년 몇 월에 봉인했는지를 표시한다. 100년이 지나면 봉인을 뗀다. 그러면 밀과가 만들어져 있는데, 사지가 부러지거나 상처가 났을 때 치료약으로 이용한다. 소량을 내복하면 즉시 증상이 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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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은행나무 fb.com/ehbooks

"나아~는 기계가 되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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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일에 과부하가 걸렸을 때 해소하는 방법이 따로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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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는 기계가 되었다아~"하고 속으로 중얼거린 뒤, 희미한 미소를 짓고 한숨은 절대 쉬지 않고 불평도 하지 않고 하나씩 투 두 리스트(To Do List)를 지워나가며 일을 해요. 전체적인 상도 생각하지 않고 눈앞의 일만 없애버리자고 생각합니다. 전체는 미래의 내가 봐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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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은행나무 fb.com/.ehbooks

“엔리코의 환상은 평범하면서도 느렸다. 그도 우리들처럼 꿈을 꾸며 살았지만 그의 꿈은 현명하면서도 둔했다. 또 실현 가능했으며 현실에 근접해 있었고 낭만적이지도 우주적이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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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읽었던 책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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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모 레비의 『주기율표』를 좋아합니다. 작가는 주변 인물이나 사건을 주기율표의 원소 성질로 비유해서 묘사하는데, 비활성기체인 아르곤에서 자신만의 삶을 고집한 고향 사람들을 떠올리거나, 단단한 철에서 그보다 더 단단한 영혼의 소유자였던 친구를 떠올리는 식입니다. 전 이 책에서 작가가 사람들을 그려내는 것처럼 아름다운 묘사와 글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글만으로 대상에 대한 작가의 애정이 절절히 느껴지는 동시에 끔찍한 비극으로 그들 대부분이 사라졌다는 상실감도 함께 전해지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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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코의 환상은 평범하면서도 느렸다. 그도 우리들처럼 꿈을 꾸며 살았지만 그의 꿈은 현명하면서도 둔했다. 또 실현 가능했으며 현실에 근접해 있었고 낭만적이지도 우주적이지도 않았다. 그는 천국(공부나 스포츠에서의 성공, 새로운 친구와의 만남, 미숙하고 허무한 사랑)과 지옥(나쁜 성적, 후회, 가끔씩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듯 결정적으로 드러나는 열등감)을 오락가락하는 내 고통스러운 흔들림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의 목표는 항상 도달 가능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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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람, 사회평론 fb.com/sapyoungbook

“보통 돌이킬 수 없을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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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일에 과부하가 걸렸을 때 해소하는 방법이 따로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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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아무 생각 없이 <고독한 미식가> 같은 드라마를 보거나 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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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문제가 생겼을 때 본인만의 대처 방식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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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를 했는데 뒤늦게 오자를 발견하는 것처럼 업무에서나 사적인 부분에서나 문제를 인지했을 때는 보통 돌이킬 수 없을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또 경험상 돌이킬 수 없는 문제는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게 대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혼자 끙끙대기보다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주변 사람에게 알리거나 도움을 요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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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람, 사회평론 fb.com/.sapyoungbook

“물론 이 책은 인생의 의미에 대한 책이 아니다. 택시에 대한 책이다. 그리고 택시에 대한 책보다는 택시가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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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특별히 좋아하는 책이나 문장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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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얇은 책에 손이 갑니다. 금정연씨의 『아무튼, 택시』 같은 책이요. 아주 오랜만에 완독한 책이라 기억에 남네요. “물론 이 책은 인생의 의미에 대한 책이 아니다. 택시에 대한 책이다. 그리고 택시에 대한 책보다는 택시가 더 낫다.”라는 웃긴 문장도 있습니다. 특별히 좋아하는 문장을 꼽자면 “밀도가 충분히 높고 중력이 한곗값 이상으로 강해지면 블랙홀은 윙크 한 번 하고 우주에서 사라진다. 하지만 빛이 블랙홀 안에 갇혀 있으므로 블랙홀의 내부는 휘황하게 밝을 것이다.”라는 문장을 좋아합니다. 칼 세이건이 쓴 『코스모스』에 나옵니다. 물론 『코스모스』는 완독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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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트 보니것의 소설을 좋아합니다. 등골이 서늘한 냉소적 시선 속에서도 인간다운 유쾌함을 놓치지 않는 보니것의 이야기는 시원하고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합니다. 처음 읽었던 그의 소설 『신의 축복이 있기를, 로즈워터 씨』에는 이런 말이 등장합니다. “안녕 아가들아. 지구에 온 걸 환영한다. 여긴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단다. 그리고 둥글고 축축하고 붐비는 곳이지. 여기선 고작해야 백 년 정도 밖에 못 산단다. 아가들아, 내가 아는 단 하나의 규칙을 말해줄까? 제기랄, 착하게 살아야 한다.” 지금은 여름이라 덥습니다. 매일 출근 버스는 너무 붐빕니다. 그래도 착하게 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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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부터 김윤우·정윤, 출판공동체 편않 @editors_dont_edit

“일이 많을 때는 열심히 하고, 일이 너무 많을 때는 대충대충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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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일에 과부하가 걸렸을 때 해소하는 방법이 따로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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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하고 급할 때(주로 회사): 물을 마십니다. 물을 마시면서 ‘생각을 하자, 생각을’이라고 계속 생각합니다.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을 때(주로 인생..): 일단 스도쿠를 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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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쳤을 때 이를 해소하는 방법은 휴식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로 잠을 자고, 충분히 잤다면 편안하게 앉아서 밤거리 가로등이라든지 어디 먼 곳을 보며 멍을 때립니다. 휴식할 시간이 너무 짧다면 시원한 거라도 마시면서 노래를 듣습니다. 날이 시원하면 자전거를 타도 좋을 텐데 요즘 같은 폭염에는 어림도 없는 얘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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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문제가 생겼을 때 본인만의 대처 방식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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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많을 때는 열심히 하고, 일이 너무 많을 때는 대충대충 합니다. 일이 아니라 직장 상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주말까지 며칠 남았는지 세면서 마음을 다스립니다. 상사가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줘서 암이 생길 것 같을 때에는 퇴근까지 몇 시간 남았는지 세면서 마음을 다스립니다. 그런데 항상 둘을 다 세는 저를 발견하게 됩니다. 저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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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부터 김윤우·이윤규·정윤, 출판공동체 편않 @editors_dont_edit

no.4 Cooling “Quote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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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름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본다/ 여름이다/ 지난해 여름에 이어/ 또다시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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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아 올려 본 여름, 『세상의 모든 최대화』, 황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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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가 시작된 7월에는 몸과 마음의 온도를 내려줄 무언가가 필요하다. it matters 4호 Cooling “Quotes”(1)에서는 누구나 마음속에 넣어두고 종종 꺼내 읽는 문구들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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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018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은 출판인들을 만나 그들의 더워진 머리를 식혀주는 문장을 수집했다. 인터뷰이가 책에서 발췌한 문장과 각자의 머릿속에 상주하는 문구들을 함께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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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호 Cooling “Quotes”는 다음 호인 5호까지 연재됩니다. 더 많은 인터뷰이들의 Cooling Quotes를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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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성, OhBoy! @ohboymagazine -
🗣장유진, 핑거프린트 @fingerprint.kr-
🗣조지훈, 도서출판 이음 f.EumPublishing-
🗣조퇴계, 브로드컬리 @broadcally_m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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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페이퍼프레스 @paper_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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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걸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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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문제가 생겼을 때 본인만의 대처 방식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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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는 성격인 것 같습니다. 과부하를 해소하는 방법은 항상 거의 같습니다. 집에 있는 것,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걸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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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즐겨 읽는 책의 장르나 작가가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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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좋아합니다. 정신없는 일상을 잊고 읽는 동안 현실에서 빠져나와 다른 세상을 경험하기에는 소설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작가들은 많지만 한 명만 얘기하라면 폴 오스터입니다. 그의 이야기에는 항상 매혹될 수밖에 없는 매력이 있습니다. 그가 묘사하는 뉴욕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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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성, OhBoy! @ohboy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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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읽었던 책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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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 이야기』를 읽은 후의 뒷통수를 맞은 것 같은 느낌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돌아가신 삼촌이 생일 선물로 주셨던 책인데 별생각없이 읽기 시작했다가 그야말로 푹 빠져서 읽었던 책입니다. 원작이 있는 영화는 절대로 책을 먼저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파이 이야기』는 그 생각을 굳게 해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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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특별히 좋아하는 책이나 문장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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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엘 엔데의 『끝없는 이야기』입니다. 역시 삼촌에게 선물로 받은 책입니다. 81년에 받아 그후로 대학생이 될 때까지 매 년 한 번, 혹은 두 번씩 읽었습니다. 내 마음 속의 환상의 세계를 정의해 준 책으로 그 때문에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 포터』시리즈를 재미있게 읽지 못했습니다. 책 속에 나오는 모든 문장 하나하나를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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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성, OhBoy!@ohboy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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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서 생각하면 어떻게든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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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일에 과부하가 걸렸을 때 해소하는 방법이 따로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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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우선순위를 정한 후 미룰 수 있는 일은 미뤄요. 😀 전체 일의 양을 생각하지 않고 당장 눈앞에 놓인 일에 집중하려고 노력하고요. 일할 기운을 얻기 위해서는 아이돌 노래를 왕창 듣습니다. 음악에 관한 취향이 대중없어 노래 목록을 공유하기란 조금 부끄러운데요. GOT7의 '니가 하면', 레드벨벳의 '🍎 맛', 🏆의 'Really Really', f(x)의 '✈' 등을 즐겨 듣습니다. 하지만 저의 노동요를 헤아리자면 단연 샤이니 노래가 들어가야 할 거예요, 샤이니뿐만 아니라 종현이나 태민의 솔로 앨범도 좋아하는데 그중에서도 '방백'이란 곡은 꼭 언급하고 싶네요. 지칠 때 아일랜드 밴드 The Script의 앨범도 종종 찾아 들어요. 'If You See Kay' 등, 이 밴드의 1~2집 노래들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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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문제가 생겼을 때 본인의 대처 방식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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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생기면 '해결해야 한다'라는 마음이 가장 큰 터라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부터 고민하는 편이에요. 당장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면 '자고 일어나서 생각하면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여기며 일단은 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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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진, 핑거프린트 매거진 @fingerprin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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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읽었던 책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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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어떤 것'을 얘기하는 데에 매번 소심하여 무엇을 꼽아야 할지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아무래도 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책이 제일 기억에 남는 법 아닌가 싶네요. 가장 최근에는 『현남 오빠에게』를 독서모임에서 친한 지인들과 같이 읽었고 그중에서 표제작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현남 오빠라는 인물에게 전하는 서간체 소설인데요, 제가 서간체 형식을 좋아하거니와 대부분 한국 여성이 한두 번쯤 겪어보았을 일화들이 아주 촘촘하게 구성되어 있어 저 자신 또는 주변의 경험을 연상하며 읽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제가 지난날 말이나 글로 표현하기엔 사소하다고 생각하여 공유하지 못했던 꺼림한 감정을 작가가 분명히 지적하고 그것에 관해 논하고 있어 속 시원한 마음도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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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특별히 좋아하는 책이나 문장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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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오면 번번이 이 구절이 생각나요. "우리는 매번 끝을 보고서야 서로의 편을 들어주었고 끝물 과일들은 가난을 위로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 입술부터 팔꿈치까지 과즙을 뚝뚝 흘리며 물복숭아를 먹는 당신, 나는 그 축농(蓄膿) 같은 장면을 넘기면서 우리가 같이 보낸 절기들을 줄줄 외워보았다" 박준의 시집『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에 실린 시 〈환절기〉 내용 중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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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진, 핑거프린트 매거진 @fingerprin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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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나 영화를 직접 보기보다는 훑어가면서 머리를 환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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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일에 과부하가 걸렸을 때 해소하는 방법이 따로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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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일에 과부하가 걸렸을 때, 무작정 서점으로 나갑니다. 별다른 목적 없이 서점을 둘러보면서 책들을 가볍게 훑어보거나 화보 코너에 가서 이런저런 그림들을 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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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이 무작정 찾아가는 서점은 교보 광화문점과 강남점입니다. 가장 많은 종류의 책이 있다는 단순한 이유에서요. 신촌에 있는 홍익문고도 종종 들립니다. 요새 찾기 힘든 중형 규모의 서점이기도 하고 인문/예술 코너에 책이 많이 비치되어 있어 구경하기 좋거든요. 또 이 서점에서는 책을 일정 정도 사면 공연 티켓을 증정해주기도 해서 가능한 여기서 책을 구매하려고 합니다. 집에 있을 경우 영화 사이트에 가서 영화 리스트를 훑어봅니다. 책이나 영화를 직접 보기보다는 훑어가면서 머리를 환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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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훈, 도서출판 이음f.EumPublis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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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읽었던 책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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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롤랑 바르트의 『밝은 방』입니다. 롤랑 바르트의 책들은 해석의 엄밀함과 독창성,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삶이 비평안에 녹아들어 있습니다. 자기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하지 않아도 다른 텍스트에 대한 비평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는 지점이 바르트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말년에 쓰인 『밝은 방』은 이와 반대로 가장 개인적인 내밀한 이야기를 통해 사진이라는 일반적인 주제를 전개하는 독특한 책입니다. 바르트의 저서들 중에서 뿐만 아니라 비평과 미학 분야에서 이러한 스타일의 책은 본 적이 없습니다. 이처럼 개인적인 것과 미학적인 것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어떤 주제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느끼게 해준다는 점에서 바르트의 책, 특히 그가 말년에 쓴 『밝은 방』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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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특별히 좋아하는 책이나 문장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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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문자 그대로 대상의 발산이다. 거기 있었던 현실적 물체로부터, 여기 있는 나와 접촉하러 오는 복사광선들이 출발했다. 전달의 시간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죽은 사람의 사진은 하나의 별에서 출발하여, 그 별이 소멸된 다음에야 뒤늦게 지구에 들어오는 광선처럼 나와 접촉하러 온다.” (롤랑 바르트, 『밝은 방』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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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훈, 도서출판 이음 f.EumPublis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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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이렇게 살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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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일에 과부하가 걸렸을 때 해소하는 방법이 따로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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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과부하에 걸려 있는 듯합니다. 순발력도 좋지 못하고 총체적 수완이 모자라는 탓인지라 해소는 좀처럼 어려울 거 같습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살겠구나 받아들이는 게 방법인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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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문제가 생겼을 때 본인의 대처 방식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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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난 일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문제를 충분히 음미하고 반성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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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퇴계, 브로드컬리 매거진 @broadcally_m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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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즐겨 읽는 책의 장르나 작가가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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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관련 실용서에 매몰되어 있습니다. 어차피 공부해도 모르는 게 너무 많아 차라리 기존 이론과 거리를 두는 편이 그나마 제멋대로인 개성을 미약하나마 살리는 길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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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읽었던 책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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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리 플래닛 스토리』인데요, 표지 제목에 오타를 내고도 판매를 강행한 에피소드에서 묘한 희망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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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퇴계, 브로드컬리 매거진 @broadcally_mag

no.3 Noise 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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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ㆍ출판계 노동자(it matters no.2 참고)들의 사소한 일상에 귀 기울이는 it matters가 3호에서는 문자 그대로 그들의 일상을 ‘귀’ 기울여 들어보았다. 카페의 백색소음에 기대어 작업을 할 때나 잠이 오지 않을 때면 Youtube ASMR 라디오 소리에 빠져 잠에 들기도 하듯이 소리는 일상에서 사소하지만 중요한 부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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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matters no.3 Noise Diary>는 홍대앞 디자이너 D와 출판 편집자 P의 평범한 하루 중 ‘소리’를 수집한 소리 일기(the noise diary)이다. 출근부터 퇴근까지 혹은 작업의 시작부터 종료까지, D와 P의 금요일 업무시간에 총 네 번에 걸쳐 소리를 채집했다. 일주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업무시간에 D와 P는 각자 어떤 소리 환경 속에서 자기만의 리듬을 만드는지 함께 귀 기울여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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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정송원, 윤디자인그룹
P: 전은재, 도서출판 유유 @uu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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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페이퍼프레스 @paper_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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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35)“폰트랩 작업하면서 녹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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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안녕하세요, 본인이 어떤 일을 하는지 짧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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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저는 윤디자인그룹에서 서체 디자인을 하고 있고요. 제가 속한 팀은 OEM팀이라고 다국어 서체 관련해서 거의 하고 있어요. 한글은 시안 작업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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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15)“오전 작업하러 카페에 왔는데 다른 사람들 대화 소리만 들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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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안녕하세요, 본인이 어떤 일을 하시는지 짧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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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저는 유유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면서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어떤 책을 만들지 기획하고 저자 혹은 번역자를 섭외하고, 원고를 읽고 다듬는 일을 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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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21)“Youtube 왓섭 공포라디오와 쌈무이 공포라디오를 주로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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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세세한 업무 환경에 맞춰 소리도 설정하는 편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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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저는 유투브 라디오 중에 공포라디오 들으면서 일하거든요?(웃음) 너무 재미있어요. 그거 들으면서 일하면 업무시간에 잠이 안 와요. 무서워서 정말 잠이 안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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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27)“교정 보는 중이었어요. 교정지에 펜으로 체크했던 걸 수정테이프로 지우고, 연필로 메모 남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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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평소 근무시간에 소리에 민감하신 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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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유유출판사는 재택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대표님과 직원 모두 집에서 일하고 있어요. 저는 작업실을 따로 얻어서 일하고 있고요. (가끔 재택근무를 합니다.) 주변 생활 소음을 제외하면 비교적 조용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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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20)“Phum Viphurit의 <Long Gone>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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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평소 근무시간에 소리에 민감한 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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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소리를 크게 신경쓰지 않는 편이긴 해요. 회사에서 보통 작업할 때 각자 본인 이어폰을 끼고 작업해요. 그래서 그런지 방해가 되는 소음은 딱히 없어요. 저는 리서치 할 때, 예를 들어 논문 같은 글들을 읽어야 할 때는 한글 가사가 있는 노래는 듣지 않아요. 못 알아듣는 언어로 된 음악을 주로 들어요. 또 하나는 제가 며칠 전부터 회사에서 시작한 건데요. 오후 네 시에 되게 잠 오잖아요. 그때 신청곡 받아서 10분씩 노래를 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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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04)“오늘까지 읽고 의견 보내야 하는 원고가 있어서요. 이번주에 교정 보면서 틈틈이 읽고 의견 간단하게 메모해 두었는데, 그거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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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세세한 업무 환경에 맞춰 소리도 설정하는 편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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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 필요한 일은 대부분 메신저와 이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해결합니다. 업무용 메신저를 컴퓨터에 깔아 놓고 필요할 때마다 메시지를 주고 받아요. 그런데 메신저 알람 소리는 나지 않아요. 알람을 꺼둔 건 아니고, 컴퓨터를 무음으로 설정해 놨어요. 대신 메시지가 오면 화면에 뜨니까 컴퓨터 화면을 보고 있는 동안에는 필요한 이야기를 바로 바로 주고 받을 수 있고요. 전화 통화는 꼭 필요할 때 외에는 거의 하지 않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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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6:06)“오늘은 금요일이라 다들 칼퇴하시네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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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음악은 나라가 허락한 유일한 마약이라고도 하는데 지치고 힘들 때 어떤 노래/소리를 들으며 위로를 받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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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3층에서 야근하면서 어떤 노래 들었냐 하면, 신화의 <Brand New>를 틀었어요. 모두가 아는 그런 노래…(웃음) ‘둠칙 둠칙’ 하면서 들을 수 있는 신나는 노래 들었어요. 저희는 야근할 때는 아예 스피커를 켜놓고 하거든요. 제가 맨날 노래를 트는 편인데, 듣기 싫으신 분들은 이어폰 끼시고…(웃음) 매번 노래 신청도 해 주시고 그러면서 작업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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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53)“업무가 끝나서 오늘 본 교정지 가지런히 모아서 책상 구석에 올려두고, 펜 뚜껑, 수정 테이프 뚜껑도 닫아서 서랍에 넣어놓는 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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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음악은 나라가 허락한 유일한 마약이라고도 하는데 지치고 힘들 때 어떤 노래/소리를 들으며 위로를 받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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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한없이 가라앉을 때는 존 루이스가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를 재즈로 편곡한 앨범(<바흐: 평균율 클라비어 1권 전곡>)을 들어요. 핸드폰에도 이 앨범은 항상 들어 있어요. 그런데 요즘은 꼭 음악을 듣지 않더라도 집에 가면 고양이가 있어서요. 요즘 부쩍 말이 많아진 고양이 소리에 집중하고 있어요. 가장 큰 위안이 되고요.

✔️no.2 May day, Mayday May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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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 'venez m'aider' 또는 'm'aidez'에서 나온 긴급 조난 신호 ‘Mayday’와 근로자의 날 ‘May Day’가 동음어인 점은 살짝 의미심장하다. 달력이 5월로 넘어가자마자 이번 달 휴일이 언제인지부터 확인했다면, 누구는 5월 1일은 근로자의 날이라고 하루 쉬어간다는데 나에게는 해당사항이 없어 배 좀 아프다면. 사실 이 모든 게 다 먹고 사자고 하는 일인데 억울한 기분이 든다면 외쳐보자, Mayday-mayday-may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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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matters no.2 May Day, Mayday Mayday!>에서는 홍대앞 디자인·출판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의 작업공간과 위시리스트를 소개한다. 각자가 ‘이건 내 작업 필수 아이템’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 또 먹고 살 수 있는 조건이 충족된다면 정말 자신만을 위해 사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들여다본다. 우리는 각자 무엇으로, 또 무엇을 위해 노동하는 것일까. 각자의 이유는 다르겠지만, 결국 다 먹고 사자고 하는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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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페이퍼프레스 @paper_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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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본인만의 노동 필수템을 말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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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 저는 펀칭기계가 노동 필수템입니다. 저희 사무실에 분노조절장애를 가지고 있는 친구도 있고 펀칭기계가 있으면 일단 화가 날 때 상대방을 생각하면서 칠 수 있어요. 동료는 눈 앞에 있으니까 바로 칠 수 있는데 스튜디오 외부 사람들에게는 그럴 수 없으니까 펀칭기계를 이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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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윤: 제 필수템은 타바스코 소스에요. 굉장히 맵고, 혀가 마비되는 그 아픔을 느끼면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가끔 크래커에도 뿌려먹고, 그 어떤 것에 뿌려먹어도 맛있고 좋아요. 화가 풀려요. 디자이너는 늘 화가 나 있잖아요. (타바스코 한 통을 비우는 속도가 어느 정도 되는지?) 제일 최근에 산 게 열흘 전이에요. 곧 또 비울 거에요. 맛있으니까. 마트에서 타바스코를 사면 거치대를 준다고 해서 두 통을 한꺼번에 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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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공과사, @gonggu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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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지금 당장 100만 원이 생긴다면 가장 사고 싶거나 하고 싶은 일들을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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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 저는 도수치료 10회를 받겠습니다. 1회에 10만원 정도 해요. 실비로 받으면 무한의 굴레로 도수치료를 받을 수 있지 않나... 전 스튜디오 멤버 중에서도 제일 화가 많기 때문에 뭘 만진다거나 친다거나 해서는 화가 풀리지 않아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서 두 시간 정도 땀을 빼줘야 정신이 몽롱해지면서 모든 걸 잊을 수 있기 때문에 발레를 다니고 있어요. 근데 발레를 하다 보니까 몸이 상해요. 어제도 정형외과에 갔다 왔는데 항상 관절과 근육이 놀라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발레로 풀고 발레로 생긴 육체적 고통을 다시 도수치료로 푸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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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공과사, @gonggu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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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본인만의 노동 필수템을 말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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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커피밖에 없어요.
대학교 다닐 때 다니던 카페에서 로스팅 수업을 들었거든요. 그분과 친해지게 됐는데 저에게 계속 커피를 마셔보게 했어요. 이상하게 계속 훈련을 받았죠. 그 다음 이리카페에서 일을 하고, 지금은 관계가 10년이 넘었네요. (혹시 어떤 원두를 쓰세요?) 집에서는 캡슐커피를 마십니다. 도구는 다 있는데 귀찮아서요. (웃음) ‘네스프레소 이니시아’인데요, 짧은 버튼으로 에스프레소를 뽑고 긴 버튼으로 물을 뽑으면 네스프레소 캡슐 프로파일에 써있는 정확한 맛을 느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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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보, 월간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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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지금 당장 100만 원이 생긴다면 가장 사고 싶거나 하고 싶은 일들을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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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탑, 라이젠 1700x cpu와 16g 램이 들어간 데스크탑입니다. 그리고 vst 소프트 악기를 구입하고 싶어요. 음악 작업 할 때 즐겨 사용하는 음악 프로그램이 reason 10인데 최근 사양이 올라가면서 다양한 악기들을 부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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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6.돈으로 살 수 없는데 간절히 원하는 게 있나요? 있다면 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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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 제 소원 중 하나가 책 한 권을 써서 평생 먹고 사는 것이에요. 불가능하겠지만 제 소원은 그게 맞는 것 같아요. 제가 만든 책 한 권을 세계로 팔고 싶어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국내에 나오고 프랑스에 번역도 해서 내보고 싶어요. (혹시 출간이 된다면 그리고 또 수출까지 된다면 가장 가고 싶은 곳이 프랑스인가요?) 아뇨. 가장 가고 싶은 나라는 미국이요. 미국에 전세계에서 가장 큰 나무 열 그루가 다 있대요. 높이로. 가서 그냥 보는 거죠. ‘나무가 이렇게 클 수도 있구나’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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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보, 월간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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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본인만의 노동 필수템을 말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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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가사일을 제외하면, 제가 '문장 노동가'로서 하는 노동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을 듯합니다. 시, 산문, 번역. 글쟁이가 편한 건 작업할 때 필요한 게 극도로 적어요. 매우 소박한 형태의 예술이라 필수템이랄 게 딱히 있진 않지만, 하루 종일 앉아서 타자를 치는 단조로운 일을 하다 보니, 뭔가 기분을 전환하고 원기를 돋울 것들, 즉 'refreshment'에 해당하는 게 많이 필요해요. 일단 작업 전에 동생이 버리고 간 큐빅 박힌 머리띠를 합니다. 이게 중요하고요. 그리고 에스프레소 잔에 맥심 커피를 한 잔 마십니다. 서랍에는 각종 과자와 젤리, 차들이 즐비해요. 기분 전환이 주 목적이기 때문에, 오렌지, 레몬, 시트러스 같은 열대 과일이 들어간 차를 주로 마십니다. 과자는 손에 묻으면 기분이 별로라 자주 먹진 않지만, 그래도 불가피하게 먹을 때가 있네요. 옥수수를 좋아해서 꼬깔콘이나 콘칩 같은 걸 종종 먹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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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유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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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지금 당장 100만 원이 생긴다면 가장 사고 싶거나 하고싶은 일들을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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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순위는 단연코 와인잔인데요, 봐둔 브랜드가 있습니다… 얼마 전에 우연히 백화점을 돌아다니다가 '리델 레드타이'라는 걸 봤어요. 제가 와인잔은 잘 몰랐고 관심도 없었는데, 그걸 보고는 그만 반해버렸죠. 수십 만 원짜리 와인잔들 가운데 그게 눈에 확 들어오더라고요. 특히 그 가늘고 긴 다리… 감탄했습니다. 그런 물건은 처음 봤어요. 저기에 따라 마시면 어떤 와인도 맛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모두 다섯 종류가 한 세트를 구성하는데 가격을 물어보니 놀랍게도 거의 딱 백만 원이었어요. 제가 'sexy'라는 표현은 거의 쓴 적이 없는 것 같은데, 그 잔을 보고 섹시하다는 생각이 거의 처음으로 들었어요. 영어 단어 'lofty'가 떠올랐달까요? 뭔가 정신적인 섹시함과 고결함… lofty라는 단어 뜻에 가장 걸맞은 물건 같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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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순위로는 토리노 근처에 있는 브라, 알바에 꼭 가보고 싶어요. 물론 100만 원을 막 쓸 수 있다는 전제 하에서 말이지만… 특히 알바는 송로버섯이랑 바롤로 와인이 유명하다고 하더라고요. 일단 ‘송로버섯 찾기 행사’라는 걸 하는데 그게 참가비가 비싸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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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유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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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본인만의 노동 필수템을 말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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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있을까? 거창한 거 아니어도 되는 거죠? 자랑 스카치 테이프랑 컴퓨터 정도? 그리고 이런 음악. 80년대 일본음악 좋아해요. 친구랑 통화하는 것들. 작업하다가 잘 안 되면 친구한테 전화해서 잘 안 된다고 하소연하고 다시 작업해요. 같이 일하는 친구예요. (자와 테이프는 리소프린팅 할 때 쓰이나요?) 리소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는데, 리소는 한 번에 많이 뽑지 않아요. 저희는 처음이라 한 번에 600장, 700장씩 뽑았는데 뽑다 보니까 마스터에 문제가 생겼어요. 혹시 리소 어떻게 하는지 보셨어요? 보여드릴게요. 이 프린터에서 알아서 스텐실을 만들어 주는데 여기에 마스터지가 있고 저것들은 다 컬러 드럼이에요. 다들 이렇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이 프린터 안에 있는 종이가 3도로 인쇄하다 보면 쭈글쭈글해져요. 마스터도 금방 상하고. 그래서 실크스크린 할 때처럼 스카치 테이프로 다 붙여놔요. 그래서 테이프를 굉장히 많이 사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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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희, 애니몰프린트 @printanimalpr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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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지금 당장 100만 원이 생긴다면 가장 사고 싶거나 하고싶은 일들을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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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는 게 생각이 안 나는데...(웃음) 뭐가 좋을까? LP플레이어 사고 싶기도 하고 아니면 옛날 만화책들 사고 싶기도 하고...소파도 사고 싶네요! (이 소파는 뭐예요?) 아, 이건 사무실 소파고...(웃음) 제가 이사 중이에요. 연남동에 살다가 이제 상수동으로 이사가는데, 소파를 이케아에서 봐뒀는데... 두툼하고, 패브릭이고, 그냥 푹신푹신했으면 좋겠어요. 크기는 2인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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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다 먹고 사자고 하는 일’이라는 것에 동의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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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이 일을 시작하고 돈을 못 벌어서 가치 추구 쪽이 더 맞는 것 같아요. 위기감도 들어요. 가끔 잠도 못 자고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괜찮은 것 같아요. 친구한테 뭐 가끔 하소연하고. 이 일로 돈을 벌 것 같진 않은데 재미가 있어서 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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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6.돈으로 살 수 없는데 간절히 원하는 게 있나요? 있다면 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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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잠이 너무 많아서 잠이 좀 줄어들었으면 좋겠어요. 기본은 열 시간 자야 해요. 두 시간 자고 일할 수 있는 강한 체력? 그 정도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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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희, 애니몰프린트 @printanimalprint

✔️no.1 organizing mat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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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봄이 시작되는 4월은 당분간 입지 않을 두꺼운 옷을 옷장 깊숙한 곳으로 넣어버리기에도, 앞으로 입게 될 얇은 옷을 꺼내놓기에도 적당한 달. 어쩌면 디자인·출판계 사람들에게는 컴퓨터 안의 방을 정리하는 것이 물리적인 공간으로서의 방을 정리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할지도 모르겠다. 에서는 홍대앞 디자인·출판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섯 명의 모니터 속을 들여다본다.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변태적으로 깨끗하게 혹은 다소 지저분하고 들쑥날쑥하게, 혹은 일단 되는대로. 어쨌든 각자가 최선이라고 생각한 방식으로 정리한 모니터 속을 엿보며 정리 팁을 얻어도 좋을 것 같다. 이제 슬슬 방 정리를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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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페이퍼프레스 @paper_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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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바탕화면의 아이콘들이 되게 인상적이네요. 언제부터 이렇게 정리를 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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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맥을 산 지 2년 정도 됐어요. 원래 아이콘들이 다 기본 폴더 모양이었는데 그게 너무 안 예쁘고 구분도 안 되어서… 또 제가 만화를 좋아하기도 하고요. 보시면 이게 진화형 캐릭터들이에요. 기본 캐릭터에는 지금 하고 있는 작업을 넣고요. 얘가 진화한 애 폴더에는 포트폴리오 파일들을 넣는다든지… 이런 식으로 단위별 디테일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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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영, 보이어(BOWYER) @bowyer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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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8. 바탕화면 정리를 참 잘 하시는 것 같아요. 언제부터 이렇게 정리하기 시작한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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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방식을 고민했던 시기가 대학교 3학년이 끝나고 나서였는데, 그때 인턴으로 있었던 곳이 뭔가 체계가 잡힌 회사였어요. 들어가자마자 인턴에게 폴더 정리하는 법부터 가르쳐 주셔서 회사 디자이너들이 모두 같은 방식으로 정리를 했어요. 업무 효율 때문에 그랬던 것 같은데, 그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세분화하고 카테고리별로 정리하는 건 아마도 그때부터 들인 습관이에요. 제 바탕화면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말 잘 듣는 신입사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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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홍, h9pitch @kyeon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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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Q12. 정리하는 방식을 바꿔보고 싶다고 생각하신 적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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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채우는 걸 되게 좋아했어요. 물건도 그렇고, 사람도 더 만나야 하고… 그런데 어느 순간 그게 불필요하다는 걸 느껴서 여유물질도 여유롭게 운영하게 되었고요. 지금 바탕화면도 뭐가 너무 많아요. 최소한으로 줄인 건데도 더 줄이고 싶고요. 마지막에는 다섯 개 정도로 줄이고 싶은 마음이 항상 있어요. 그래서 계속 고민해요. 어떻게 하면 마음 편히 폴더 수를 줄이고, 일은 일대로 잘 할 수 있을까. 제 정리방식은 ‘비움’, ‘공백’ 이런 말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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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지, 여유물질 @bookshop01497

. Q12. 파일명에 작업할 당시의 심경이 반영된 것이 있나요? 의식의 흐름이 반영된 제목이 있는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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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제발(jebal)’ 이런 거 있어요. 근데 그걸 쓰다가 안 쓰는 이유가 나중에 파일명으로 검색했을 때 최대한 빨리 나오게… 최대한 공식적인 이름을 쓰려고 노력하게 됐어요. ‘제발’ 검색하면 나올 텐데… 여기 ‘jebal’ 있네요. 초대장 파일이네요… 제발 OK가 되길 기도하면서 저장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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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충근 @cg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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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9. 중요한 파일을 삭제해버리셨다니 안타깝네요. 앞으로는 체계적으로 정리를 해야겠다고 느끼셨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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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네네네. 그렇죠. 백업 꼭 해야 한다고 느꼈어요. 과거의 저를 귀감으로 삼고 맨날 고쳐야겠다고 생각을 하죠. 그리고 그런 일을 한 번씩 겪으면 바뀌어요, 확실히. 굉장히 노이로제, 트라우마에 걸린 사람처럼 저장할 때도 되게 신중을 기하게 되고요. 예전 같으면 그냥 Ctrl+Shift+S만 누르면 됐는데, 이제는 Ctrl+Shift+S 누르고 파일 위치 다 확인하고, 이게 맞는지 또 확인하고, '아, 아닌 것 같은데' 이러면 다시 뒤로 뺐다가 정보 다시 확인하고, '어, 맞지' 하면 다시 하고…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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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보, VERONICA EFFECT @veronicaeff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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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6. 백업 방식과 시기는 어떻게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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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한 달에 한 번씩 정산하고, 정산이 끝나면 중요한 엑셀 파일은 메일에 보내놓습니다. (메일이 아카이브하는 수단인 거네요?) 일단은 그렇죠. 용량이 큰 것도 아니고 어차피 엑셀 파일 한두 개씩이라서요. 내게 쓴 메일함을 보시면 ‘7월’, ‘8월’, ‘9월’… 이렇게 정산 파일이 정리되어 있어요. 금액이 많이 차이가 나면 지난달 메일에서 첨부파일을 불러와 비교해요. 종류가 많아도 오가는 돈 자체가 무지막지하게 크지 않아서 아직까지는 이런 방식으로 충분히 관리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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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명, gaga77page @gaga77page

<it matters no.1 organizing matters> 4월호 인터뷰이 중 다음과 같은 답변을 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DM으로 답변을 보내주시면 추첨을 통해 ‘뭔가’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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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2. 본인의 바탕화면 정리방식을 어떤 단어나 문장으로 요약해 주실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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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노년기는 아닌데… 최근에 했었던 제 전시 제목이 <시끄러운 군중 속의 이름 없는 노년기>였어요. 그러니까 계속해서 군중, 세상은 시끄럽고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나는 계속해서 뭔가 도태되는 느낌을 말하고 싶었거든요. 그런 것 같아요. 제 바탕화면을 한마디로 말해보자면 '시끄러운 군중 속의 이름 없는 노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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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 matters는 지금 여기, 홍대앞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탐색하고 그 과정을 공유하기 위한 wrm의 기록물이다. 홍대앞에서 실험정신을 가지고 작업 활동을 이어가는 주체들의 일상을 다각도로 관찰하고, 그 속에서 사소한 지점들을 당겨내 엮은 이야기를 전달한다. 개개인의 표면이 아닌 관심을 가지고 관찰해야만 볼 수 있는 숨겨진 단면을 꾸준히 수집한다.